타 지역 쓰레기 반입 반대…초등생 등교 거부

입력 2007.02.0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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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른 지역의 쓰레기 반입을 막기 위해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는 서울 양천구 일부 주민들이 이번에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교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영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목동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27명이 앉아 있어야 할 교실에 학생은 달랑 3명뿐입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이 교실도 전체 학생 36명 가운데 13명만이 출석했습니다.

목동 쓰레기 소각장 공동 이용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벌써 이틀째입니다.

<인터뷰> 4학년 학생들 : "소각장 때문에요. 다이옥신 나와서. 부모님들이 나가지 말라고 해요. 병 걸린다고. 다른 구 쓰레기 막 막아버려요. 친구들 엄마가 나오지 말라고 전화왔는데……."

주민 백여 명은 개학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긴급 토론회를 벌여 아이들의 무기한 등교 거부를 결의했습니다.

아파트 출입문에는 등교 거부를 종용하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인터뷰> 최영란(등교 거부 학부모) : "아이들에게도 깨끗하고 좋은 공기 좋은 환경 안에서 공부할 수 있는 그러한 기본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문제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결석자가 너무 많아 오늘 학교에 나온 학생들마저도 종이접기나 합동수업으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속되는 등교 거부.

지난해 12월에는 충남 서천군 주민들이 장항 국가 산업단지를 조속히 착공해 달라며, 또 지난해 2월에는 서울 반포의 한 중학교 학부모들이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석면을 유발한다며,, 등교 거부 투쟁을 벌였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정신적으로 영글지 않은 아이들이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립과 반목을 먼저 배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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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 지역 쓰레기 반입 반대…초등생 등교 거부
    • 입력 2007-02-02 21:30:24
    뉴스 9
<앵커 멘트> 다른 지역의 쓰레기 반입을 막기 위해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는 서울 양천구 일부 주민들이 이번에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교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영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목동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27명이 앉아 있어야 할 교실에 학생은 달랑 3명뿐입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이 교실도 전체 학생 36명 가운데 13명만이 출석했습니다. 목동 쓰레기 소각장 공동 이용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벌써 이틀째입니다. <인터뷰> 4학년 학생들 : "소각장 때문에요. 다이옥신 나와서. 부모님들이 나가지 말라고 해요. 병 걸린다고. 다른 구 쓰레기 막 막아버려요. 친구들 엄마가 나오지 말라고 전화왔는데……." 주민 백여 명은 개학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긴급 토론회를 벌여 아이들의 무기한 등교 거부를 결의했습니다. 아파트 출입문에는 등교 거부를 종용하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인터뷰> 최영란(등교 거부 학부모) : "아이들에게도 깨끗하고 좋은 공기 좋은 환경 안에서 공부할 수 있는 그러한 기본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문제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결석자가 너무 많아 오늘 학교에 나온 학생들마저도 종이접기나 합동수업으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속되는 등교 거부. 지난해 12월에는 충남 서천군 주민들이 장항 국가 산업단지를 조속히 착공해 달라며, 또 지난해 2월에는 서울 반포의 한 중학교 학부모들이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석면을 유발한다며,, 등교 거부 투쟁을 벌였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정신적으로 영글지 않은 아이들이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립과 반목을 먼저 배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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