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대형마트 말로만 ‘자정 노력’

입력 2007.03.21 (22:38) 수정 2007.03.2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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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공정 거래관행을 고치겠다는 대형마트의 자정선언, 도대체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납품업체 직원을 동원해 밤샘작업을 시키는 모습이 자정선언 하루도 안되서 또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현장추적 심인보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정이 넘은 시각, 불을 환하게 밝힌 대형 마트 매장 안에서 분주하게 작업이 계속됩니다.

대부분이 이 매장에 물건을 납품하는 업체 직원들입니다.

판매대를 옮기고 상품을 재배치한다고 모였지만 칸막이 설치와 조명 공사까지 모두 이들이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녹취>납품업체 직원: "오늘 작업하는 데가 의류하고 가구하고 DIY, 조명. 전체적으로 다 해요. (원래는 마트 직원들이 하는 것 아니에요?) 이치로 따지면 그게 맞는 거겠죠. (근데 왜 오셨어요?) 납품을 하고 있으니까. 00마트랑 똑같죠."

영세 업체 입장에서 목줄을 쥐고 있는 대형 마트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납품업체 직원: "알아서 기는 거겠죠. 차라리 그게 맞겠죠. 힘없는 업체들은 똑같겠죠, 뭐. 큰 브랜드는 잘 안 오죠."

보낼 만한 사람이 없을 땐 아예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보내기도 합니다.

4대 대형 마트들은 바로 어제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관행을 시인하고 자정 노력을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겠다는 대형 유통업체의 약속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공수표가 돼버렸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었던 납품업체 직원들은 아예 체념 단계입니다.

<녹취> 납품업체 직원: "뉴스 나가고 난 뒤에, 야, 리뉴얼 없어지겠다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게 됩니까. 안되죠. 계약서상에 명시돼 있는 것도 아닌데."

잘못을 깨닫고 반성도 했지만 그냥 몇 년째 계속돼 온 관행을 깨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입니다.

<인터뷰>남창희(00마트 마케팅 부문장): "시정할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 앞으로 더욱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강자와 약자 사이의 불공정 관행, 선언만 있었지 현실은 그대로입니다.

현장 추적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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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대형마트 말로만 ‘자정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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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7-03-21 22: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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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공정 거래관행을 고치겠다는 대형마트의 자정선언, 도대체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납품업체 직원을 동원해 밤샘작업을 시키는 모습이 자정선언 하루도 안되서 또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현장추적 심인보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정이 넘은 시각, 불을 환하게 밝힌 대형 마트 매장 안에서 분주하게 작업이 계속됩니다. 대부분이 이 매장에 물건을 납품하는 업체 직원들입니다. 판매대를 옮기고 상품을 재배치한다고 모였지만 칸막이 설치와 조명 공사까지 모두 이들이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녹취>납품업체 직원: "오늘 작업하는 데가 의류하고 가구하고 DIY, 조명. 전체적으로 다 해요. (원래는 마트 직원들이 하는 것 아니에요?) 이치로 따지면 그게 맞는 거겠죠. (근데 왜 오셨어요?) 납품을 하고 있으니까. 00마트랑 똑같죠." 영세 업체 입장에서 목줄을 쥐고 있는 대형 마트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납품업체 직원: "알아서 기는 거겠죠. 차라리 그게 맞겠죠. 힘없는 업체들은 똑같겠죠, 뭐. 큰 브랜드는 잘 안 오죠." 보낼 만한 사람이 없을 땐 아예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보내기도 합니다. 4대 대형 마트들은 바로 어제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관행을 시인하고 자정 노력을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겠다는 대형 유통업체의 약속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공수표가 돼버렸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었던 납품업체 직원들은 아예 체념 단계입니다. <녹취> 납품업체 직원: "뉴스 나가고 난 뒤에, 야, 리뉴얼 없어지겠다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게 됩니까. 안되죠. 계약서상에 명시돼 있는 것도 아닌데." 잘못을 깨닫고 반성도 했지만 그냥 몇 년째 계속돼 온 관행을 깨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입니다. <인터뷰>남창희(00마트 마케팅 부문장): "시정할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 앞으로 더욱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강자와 약자 사이의 불공정 관행, 선언만 있었지 현실은 그대로입니다. 현장 추적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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