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뉴스] 여인구단 안향미 ‘야구는 내 운명’

입력 2007.03.28 (09:31) 수정 2007.03.2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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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프로야구 시즌 개막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야구팬들은 벌써부터 설레시죠.

요즘은 남성들 뿐 아니라 여성들도 야구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구요.

이달 초에는 한국여자야구연맹도 출범했습니다.

네, 그런데 이렇게 되기까지 남다른 노력을 한 야구광 여성이 있습니다.

이정민 아나운서, 어떤 분인지 만나보죠.

<리포트>

네, 고교 졸업 후 합숙훈련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학팀으로부터 거절 당하고 프로야구 입단마저 뜻을 이루지 못한 국내 1호 여성 야구선수인 안향미 감독이 그 주인공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안향미 감독의 남다른 열정,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서울의 한 야구장에 다양한 연령층을 자랑하는 여자 야구단 선수들이 모였습니다.

사회인 여자야구팀 ‘선라이즈’ 소속 선수들 인데요. 오늘 경기의 상대팀은 아마추어 직장인 야구 연합회 선수들.오늘 경기는 남녀 차별 없이 똑같은 야구 룰을 적용하겠습니다.

상대편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여자 선수들을 얕보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힘껏 방망이를 휘둘러 공을 치고, 멋지게 다이빙 캐치를 하며 즐거움에 빠진 선수들.

이들을 이끄는 사람이 바로 국내 1호 여자 야구선수 안향미 감독입니다.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던 안향미 감독은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야구선수인데요.

안감독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중고등학교 시절 1루수와 투수로 활약했고, 지난 99년 대통령배대회 준결승에서는 덕수 정보고 팀의 선발투수로 등판했습니다.

그러나 벽은 높았습니다. 고교 졸업 후에는 합숙 훈련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학팀으로부터 거절당하고, 미국 여자리그에도 문을 두드려 봤지만 비자문제로 계약 성사 직전 무산 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안향미(선라이즈 감독): "남자들보다 신체적인 조건이나 힘에서 밀리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도 많았겠지만, 그 전에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았던 점, 그게 가장 힘들었죠."

안 감독은 2002년 일본으로 건너가 여자야구팀에서 뛰다 2004년 귀국해 국내 최초 여자야구팀 ‘비밀리에’를 창단했습니다.

비밀리에는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의 ‘선라이즈’로 재 탄생합니다. 선라이즈의 선수는 총 26명. 그 중 절반 가량이 주말훈련에 참가합니다. 출신 성분도 다양해 대학생과 직장인, 주부는 물론 일본인과 중국인, 그리고 최근에는 트렌스젠더 까지 가세했습니다.

<인터뷰> 신은경(트랜스젠더): "처음 뵈었을 때는 어려웠었거든요? 잘 챙겨주시고 마음도 많이 써주시고 그래서 굉장히 편하게 야구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셔서 멋진 분이에요."

부상 선수라도 있으면 선수구성조차 힘들 정도고, 초등학교 운동장을 빌려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안 감독은 선수시절 못지 않은 열정을 쏟으며 여자 야구의 활성화를 꿈꾸는데요.

<인터뷰> 류이슬(외야수): "잘못할 때는 호랑이 선생님처럼 되게 무서우신데요, 경기 끝나고 나면은 친언니처럼 잘 챙겨주세요. 저희 언니랑 같은 나이에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선수들의 자세를 잡아주는 안향미 감독! 선수들은 살짝 쳤을뿐 인데 쭉 뻗어 나가는 안 감독의 볼을 보면 저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인터뷰> 안향미(선라이즈 감독): "아무래도 책임감이 크죠. 선수들을 다 봐줘야 되고, 제가 선수 입장이 아니라 감독 입장에 있다 보니까 어깨가 많이 무겁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경기 전 얕보던 남성들은 생각보다 뛰어난 여자선수들의 실력에 언제 그랬냐 싶게 할 말을 잃어버리는데요.

결과는 14대 15로 여성야구팀의 승리입니다.

<인터뷰> 이형광(직장인 야구연합회 소속):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여자 야구단이 굉장히 잘 하고요, 방심했던 게 패배의 요인 인 것 같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해서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야구에 빠져 주위에 만류에도 아무도 가지않은 길을 걸어온 안향미 감독. 야구가 인생이었고, 인생이 야구였던 그녀에게 이제는 제2, 제3의 안향미들이 곁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효선: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원들끼리 서로 팀웍이 단단한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팀웍이 단단한 팀일수록 다 이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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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3-28 08: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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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프로야구 시즌 개막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야구팬들은 벌써부터 설레시죠. 요즘은 남성들 뿐 아니라 여성들도 야구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구요. 이달 초에는 한국여자야구연맹도 출범했습니다. 네, 그런데 이렇게 되기까지 남다른 노력을 한 야구광 여성이 있습니다. 이정민 아나운서, 어떤 분인지 만나보죠. <리포트> 네, 고교 졸업 후 합숙훈련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학팀으로부터 거절 당하고 프로야구 입단마저 뜻을 이루지 못한 국내 1호 여성 야구선수인 안향미 감독이 그 주인공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안향미 감독의 남다른 열정,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서울의 한 야구장에 다양한 연령층을 자랑하는 여자 야구단 선수들이 모였습니다. 사회인 여자야구팀 ‘선라이즈’ 소속 선수들 인데요. 오늘 경기의 상대팀은 아마추어 직장인 야구 연합회 선수들.오늘 경기는 남녀 차별 없이 똑같은 야구 룰을 적용하겠습니다. 상대편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여자 선수들을 얕보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힘껏 방망이를 휘둘러 공을 치고, 멋지게 다이빙 캐치를 하며 즐거움에 빠진 선수들. 이들을 이끄는 사람이 바로 국내 1호 여자 야구선수 안향미 감독입니다.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던 안향미 감독은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야구선수인데요. 안감독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중고등학교 시절 1루수와 투수로 활약했고, 지난 99년 대통령배대회 준결승에서는 덕수 정보고 팀의 선발투수로 등판했습니다. 그러나 벽은 높았습니다. 고교 졸업 후에는 합숙 훈련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학팀으로부터 거절당하고, 미국 여자리그에도 문을 두드려 봤지만 비자문제로 계약 성사 직전 무산 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안향미(선라이즈 감독): "남자들보다 신체적인 조건이나 힘에서 밀리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도 많았겠지만, 그 전에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았던 점, 그게 가장 힘들었죠." 안 감독은 2002년 일본으로 건너가 여자야구팀에서 뛰다 2004년 귀국해 국내 최초 여자야구팀 ‘비밀리에’를 창단했습니다. 비밀리에는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의 ‘선라이즈’로 재 탄생합니다. 선라이즈의 선수는 총 26명. 그 중 절반 가량이 주말훈련에 참가합니다. 출신 성분도 다양해 대학생과 직장인, 주부는 물론 일본인과 중국인, 그리고 최근에는 트렌스젠더 까지 가세했습니다. <인터뷰> 신은경(트랜스젠더): "처음 뵈었을 때는 어려웠었거든요? 잘 챙겨주시고 마음도 많이 써주시고 그래서 굉장히 편하게 야구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셔서 멋진 분이에요." 부상 선수라도 있으면 선수구성조차 힘들 정도고, 초등학교 운동장을 빌려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안 감독은 선수시절 못지 않은 열정을 쏟으며 여자 야구의 활성화를 꿈꾸는데요. <인터뷰> 류이슬(외야수): "잘못할 때는 호랑이 선생님처럼 되게 무서우신데요, 경기 끝나고 나면은 친언니처럼 잘 챙겨주세요. 저희 언니랑 같은 나이에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선수들의 자세를 잡아주는 안향미 감독! 선수들은 살짝 쳤을뿐 인데 쭉 뻗어 나가는 안 감독의 볼을 보면 저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인터뷰> 안향미(선라이즈 감독): "아무래도 책임감이 크죠. 선수들을 다 봐줘야 되고, 제가 선수 입장이 아니라 감독 입장에 있다 보니까 어깨가 많이 무겁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경기 전 얕보던 남성들은 생각보다 뛰어난 여자선수들의 실력에 언제 그랬냐 싶게 할 말을 잃어버리는데요. 결과는 14대 15로 여성야구팀의 승리입니다. <인터뷰> 이형광(직장인 야구연합회 소속):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여자 야구단이 굉장히 잘 하고요, 방심했던 게 패배의 요인 인 것 같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해서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야구에 빠져 주위에 만류에도 아무도 가지않은 길을 걸어온 안향미 감독. 야구가 인생이었고, 인생이 야구였던 그녀에게 이제는 제2, 제3의 안향미들이 곁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효선: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원들끼리 서로 팀웍이 단단한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팀웍이 단단한 팀일수록 다 이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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