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피해 망상이 부른 참극”

입력 2007.04.19 (21:58) 수정 2007.04.20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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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섬뜩한 내용입니다.

또 조씨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냉소와 증오감이 가득차 있는데요.

바로 극심한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조씨의 내면세계를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조 씨가 1차 범행 직후 자신의 방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도발적인 눈매와 화가 난 표정, 그리고 확신에 찬 모습이 이미 다가올 참극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평소 선글라스를 끼고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다니는 등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내면에 억눌린 분노를 품고 있는 또 다른 조 씨입니다.

<인터뷰> 조승희(버지니아 총격 용의자) : "넌 날 궁지로 밀어넣었고, 단 하나의 선택만을 하도록 했어. 이 선택은 네가 한 것이야."

이쯤 되면 피해망상이나 환각에 시달리는 정신분열병 같은 심각한 정신질환은 아닐까?

미리 총기를 구입하는 등 치밀한 범행 준비와 비디오에서 드러난 차분한 모습을 볼 때 조 씨의 논리적인 사고능력은 살아 있어 정신분열병일 가능성은 떨어집니다.

망상 속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특정 사람에 대한 복수가 아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점도 정신분열병이 아닐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회와 단절되다 보니 현실감이 떨어지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손가락질하거나 모욕을 준다는 피해망상에 몹시 시달렸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인터뷰> 조승희(버지니아 총격 용의자) : "누가 네 얼굴에 침을 뱉고, 목구멍에 쓰레기를 쑤셔 넣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알아?"

소심하고 민감한 성격 탓에 쉽게 상처를 받고, 스스로 사회와 벽을 쌓다가 피해망상 등이 심해져 돌발적인 행동이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타인에 대한 배려나 공감능력이 마비된 것도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김세주(세브란스병원 정신과) : "그 당시엔 공감능력이 전혀 없었다고 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아픔을 생각하는 능력이 상실되고, 오직 자신의 복수심만을 표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자를 증오하는 등 사회적 문제를 부각시켜 스스로를 영웅시하려 했지만, 이 역시 극심한 피해망상에 시달렸던 정황을 보여주는 반증인 셈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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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심한 피해 망상이 부른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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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7-04-20 07: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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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섬뜩한 내용입니다. 또 조씨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냉소와 증오감이 가득차 있는데요. 바로 극심한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조씨의 내면세계를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조 씨가 1차 범행 직후 자신의 방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도발적인 눈매와 화가 난 표정, 그리고 확신에 찬 모습이 이미 다가올 참극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평소 선글라스를 끼고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다니는 등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내면에 억눌린 분노를 품고 있는 또 다른 조 씨입니다. <인터뷰> 조승희(버지니아 총격 용의자) : "넌 날 궁지로 밀어넣었고, 단 하나의 선택만을 하도록 했어. 이 선택은 네가 한 것이야." 이쯤 되면 피해망상이나 환각에 시달리는 정신분열병 같은 심각한 정신질환은 아닐까? 미리 총기를 구입하는 등 치밀한 범행 준비와 비디오에서 드러난 차분한 모습을 볼 때 조 씨의 논리적인 사고능력은 살아 있어 정신분열병일 가능성은 떨어집니다. 망상 속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특정 사람에 대한 복수가 아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점도 정신분열병이 아닐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회와 단절되다 보니 현실감이 떨어지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손가락질하거나 모욕을 준다는 피해망상에 몹시 시달렸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인터뷰> 조승희(버지니아 총격 용의자) : "누가 네 얼굴에 침을 뱉고, 목구멍에 쓰레기를 쑤셔 넣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알아?" 소심하고 민감한 성격 탓에 쉽게 상처를 받고, 스스로 사회와 벽을 쌓다가 피해망상 등이 심해져 돌발적인 행동이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타인에 대한 배려나 공감능력이 마비된 것도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김세주(세브란스병원 정신과) : "그 당시엔 공감능력이 전혀 없었다고 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아픔을 생각하는 능력이 상실되고, 오직 자신의 복수심만을 표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자를 증오하는 등 사회적 문제를 부각시켜 스스로를 영웅시하려 했지만, 이 역시 극심한 피해망상에 시달렸던 정황을 보여주는 반증인 셈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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