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없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입력 2007.04.3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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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외에서는 인정받는 기술이 국내에서는 푸 대접을 받는경우가 있는데요 다름아닌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누누히 되풀이 되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란 다짐이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되고 있는 현실을 박유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이른바 지능형 경계 로봇 시스템, 한밤에도 2킬로 미터 이내의 침입자를 감지해 필요할 경우 총격으로 격퇴하는 시스템입니다.

중동 지역에서 열린 국제 무기 전시회, 이 중소기업의 제품은 잦은 분쟁을 겪고 있는 중동지역 국가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미국 기업들을 제치고 1억달러 수출계약을 맺었고 지난해엔 중동국가 핵심 공군기지에 로봇시스템을 실전배치했습니다.

<인터뷰> 박종관(도담시스템스 상무) : "저희가 작년에 처녀수출을 한 이후에 저희 회사의 지명도가 높아지고 기술을 인정 받아서 최근에 또 다른 수주들이 많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해외에서 인정받는 기술력도 국내에선 찬밥신세였습니다.

지난 2003년 산업자원부는 지능형 경계 로봇 개발을 국책 과제로 정하고 사업자 선정에 나섰습니다.

2002년 관련특허까지 따낸 도담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업자원부는 당시 로봇 개발을 막 시작하는 단계였던 대기업 삼성테크윈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중소기업인 도담의 기술은 처음부터 관심 밖에 있었습니다.

<인터뷰> 심학봉(산업자원부 로봇팀장) : "(그런 종류의 제품이 수출이 되고 있는 사실 아십니까?) 감시 경계용 로봇으로는 제가 알고 있는 바는 없고요. (도담의 기술력을 제대로 한 번 파악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저희들은 도담하고 접촉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나랏돈 75억원을 연구비로 지원받는 대기업 삼성테크윈은 내년 말을 목표로 3년째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노무현(대통령/2005.5.16) : "중소기업도 세계적인 경쟁의 마당에서 당당하게 앞서가고..."

<녹취> 한명숙(당시 국무총리/2006.10.18)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은 지금 우리 경제의 중요한 화두가 되어 있습니다."

<녹취> 오영호(산업자원부 차관/2005.5.16) :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하지 않으면 동반 쇠퇴를 하게 된다."

기회있을 때마다 되풀이해온 정부의 다짐은 정작 현장의 많은 중소기업들에겐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만 들릴 뿐입니다.

<인터뷰> 채덕상(도담시스템스 상무) : "저희 제품은 중동 국가의 핵심 공군기지에 실전 배치돼서 운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인정받는 제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에서는 삼성테크윈이 개발을 끝낼 때까지 기다리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대기업 위주의 산업정책과, 불공정 거래 속에 국내 중소기업들이 창업 후 10년을 버티는 비율은 고작 13%, 일자리 10개 가운데 무려 9개 가량을 만들어내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들의 현실입니다.

KBS뉴스 박유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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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아리 없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 입력 2007-04-30 21: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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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외에서는 인정받는 기술이 국내에서는 푸 대접을 받는경우가 있는데요 다름아닌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누누히 되풀이 되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란 다짐이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되고 있는 현실을 박유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이른바 지능형 경계 로봇 시스템, 한밤에도 2킬로 미터 이내의 침입자를 감지해 필요할 경우 총격으로 격퇴하는 시스템입니다. 중동 지역에서 열린 국제 무기 전시회, 이 중소기업의 제품은 잦은 분쟁을 겪고 있는 중동지역 국가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미국 기업들을 제치고 1억달러 수출계약을 맺었고 지난해엔 중동국가 핵심 공군기지에 로봇시스템을 실전배치했습니다. <인터뷰> 박종관(도담시스템스 상무) : "저희가 작년에 처녀수출을 한 이후에 저희 회사의 지명도가 높아지고 기술을 인정 받아서 최근에 또 다른 수주들이 많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해외에서 인정받는 기술력도 국내에선 찬밥신세였습니다. 지난 2003년 산업자원부는 지능형 경계 로봇 개발을 국책 과제로 정하고 사업자 선정에 나섰습니다. 2002년 관련특허까지 따낸 도담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업자원부는 당시 로봇 개발을 막 시작하는 단계였던 대기업 삼성테크윈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중소기업인 도담의 기술은 처음부터 관심 밖에 있었습니다. <인터뷰> 심학봉(산업자원부 로봇팀장) : "(그런 종류의 제품이 수출이 되고 있는 사실 아십니까?) 감시 경계용 로봇으로는 제가 알고 있는 바는 없고요. (도담의 기술력을 제대로 한 번 파악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저희들은 도담하고 접촉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나랏돈 75억원을 연구비로 지원받는 대기업 삼성테크윈은 내년 말을 목표로 3년째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노무현(대통령/2005.5.16) : "중소기업도 세계적인 경쟁의 마당에서 당당하게 앞서가고..." <녹취> 한명숙(당시 국무총리/2006.10.18)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은 지금 우리 경제의 중요한 화두가 되어 있습니다." <녹취> 오영호(산업자원부 차관/2005.5.16) :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하지 않으면 동반 쇠퇴를 하게 된다." 기회있을 때마다 되풀이해온 정부의 다짐은 정작 현장의 많은 중소기업들에겐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만 들릴 뿐입니다. <인터뷰> 채덕상(도담시스템스 상무) : "저희 제품은 중동 국가의 핵심 공군기지에 실전 배치돼서 운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인정받는 제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에서는 삼성테크윈이 개발을 끝낼 때까지 기다리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대기업 위주의 산업정책과, 불공정 거래 속에 국내 중소기업들이 창업 후 10년을 버티는 비율은 고작 13%, 일자리 10개 가운데 무려 9개 가량을 만들어내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들의 현실입니다. KBS뉴스 박유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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