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자폐 어린이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07.05.0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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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살짜리 자폐 어린이가 실종된 지 나흘만에 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등산객에 발견되고도 도움을 청하지 못해 이런 변을 당했습니다.

최세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폐증을 앓고있는 10살 김모 군이 숨진 채 발견된 해발 600미터 무학산 중턱입니다.

김군은 지난 27일 집을 나가 실종된 뒤 나흘 동안 산 속을 헤매면서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다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습니다.

숨지기 하루 전 한 등산객이 김 군을 발견했지만, 김 군은 제대로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해 도움을 청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정춘식(경위/마산동부경찰서): "제보자는 김 군에게 보호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위치 추적 장치나 연락처와 김 군의 상태가 적힌 표식만 지니고 있었어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군과 같이 자폐증이나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장애인은 전국적으로 20만 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7천 명이 1년에 한번쯤 실종을 경험했고 40%는 4번 이상 실종됐습니다.

해마다 100명은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장애인은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종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아에 대한 실종 대책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부터 장애아의 위치를 알려주는 전자 목걸이를 도입했지만, 현재 22명만 시범 운영될 뿐입니다.

<인터뷰> 김남숙(교수/창신대학 사회복지과): "벨기에나 캐나다, 미국의 경우에는 지자체, 또는 정부 차원의 실종을 예방할 수 있는 단일화된 정보망을 국가가 가지고 있죠."

실종됐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장애 어린이의 비율은 일반 어린이의 3배, 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최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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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종 자폐 어린이 ‘안타까운 죽음’
    • 입력 2007-05-02 21:18:29
    뉴스 9
<앵커 멘트> 10살짜리 자폐 어린이가 실종된 지 나흘만에 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등산객에 발견되고도 도움을 청하지 못해 이런 변을 당했습니다. 최세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폐증을 앓고있는 10살 김모 군이 숨진 채 발견된 해발 600미터 무학산 중턱입니다. 김군은 지난 27일 집을 나가 실종된 뒤 나흘 동안 산 속을 헤매면서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다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습니다. 숨지기 하루 전 한 등산객이 김 군을 발견했지만, 김 군은 제대로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해 도움을 청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정춘식(경위/마산동부경찰서): "제보자는 김 군에게 보호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위치 추적 장치나 연락처와 김 군의 상태가 적힌 표식만 지니고 있었어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군과 같이 자폐증이나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장애인은 전국적으로 20만 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7천 명이 1년에 한번쯤 실종을 경험했고 40%는 4번 이상 실종됐습니다. 해마다 100명은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장애인은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종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아에 대한 실종 대책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부터 장애아의 위치를 알려주는 전자 목걸이를 도입했지만, 현재 22명만 시범 운영될 뿐입니다. <인터뷰> 김남숙(교수/창신대학 사회복지과): "벨기에나 캐나다, 미국의 경우에는 지자체, 또는 정부 차원의 실종을 예방할 수 있는 단일화된 정보망을 국가가 가지고 있죠." 실종됐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장애 어린이의 비율은 일반 어린이의 3배, 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최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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