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 머리 뽑는 버릇 있다면…‘발모광’ 탈모 주의

입력 2007.05.03 (09:45) 수정 2007.05.0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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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주한 앵커, 혹시 발모광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발모광이요? 탈모...같은 건 들어봤어도,

발모광은 좀 생소한데요.

많은 분들이 그러실 꺼예요.

아마 발모광은 특이하게도 자기 머리카락을 뽑으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인데요.

결국 탈모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김학재 기자와 알아봅니다.

탈모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한테도 발모광이 있을 수 있겠네요?

<리포트>

네. 발모광은 불안과 같은 정서 장애가 있거나 평소에 스트레스를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쉽게 발견되는데요.

발모광은 발견도 어렵지만 발견 후에도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완치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방치할 경우 전체 탈모증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한데요.

그렇다면 발모광의 원인은 무엇이며 예방법은 없는지 취재했습니다.

충동 조절 장애로 생기는 발모광!

이 병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머리카락, 눈썹 등이 없어져 맨살이 드러날 때까지 습관적으로 한가닥씩 머리카락을 뽑는 증상인데요.

성인 중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9배 정도 많습니다.

올해 27살의 회사원인 윤 모씨는 5살 때부터 무의식 적으로 머리카락을 꼬거나 강제로 뽑는 버릇이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윤모 씨(발모광 환자): "엉키면 뽑고, 너무 많은 양이 엉키거나 짜증이 날 때는 잘라 버릴 때도 있어요 소량인 경우는 뽑고! 안되겠다 싶어서 엄마가 손을 묶어 봤었어요."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부쩍 증상이 심해졌는데요.

주변의 안 좋은 시선 또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었습니다.

<녹취>윤모 씨(발모광 환자): "남들이 굉장히 거슬리나 봐요. 이런 걸 보면 굉장히 산만해 보이고, 불안해 보이고, 내가 이렇게 머리를 뽑았을 때 옆에서 어우~ 이런 반응이 오니까 남들 때문에 더 신경이 쓰여요."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이제는 외출할 때 머리띠나 두건으로 가리고 다닌다는 윤모씨.

하지만 더 큰 고민은 이제 더 이상 뽑았던 자리에 머리카락이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녹취>윤모 씨(발모광 환자): "머리가 안 나는 것 같아요. 제가 계속 하다 보니까...안 하면 머리가 났을텐데, 계속 하니까 머리가 날 틈도 없이..."

머리카락이 더 이상 나지 않자 윤 모씨는 탈모전문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원형 탈모의 일종일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는데요.

그러나 진단결과는 발모광 이었습니다.

<인터뷰>윤동호(탈모전문 한의원 원장): "발모광에 의해서 탈모가 되시는 분들은 머리를 잡아 뽑아서 그 부위가 탈모가 됐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원형탈모하고 비슷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자세히 정밀검사를 하게 되는 경우를 보면 구분이 가게 되어있습니다."

단순히 탈모의 일종이라고 넘기기 쉬운 발모광.

하지만 지금 보시는 4개의 증상이 보인다면 발모광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충동적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으면서 쾌감과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멈출 수 없는 발모광은 정신적 고민이나 갈등, 애정결핍이 주원인입니다.

그러나 흔히 많은 환자들이 피부과나 탈모전문 병원을 찾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탈모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인터뷰>윤동호 (탈모전문 병원 원장): "발모광이라고 한다면 억압된 감정이라던지, 스트레스를 어떤 행동 쪽으로 풀어내는 습관이기 때문에 정신과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인터뷰>심진현(정신과 전문의):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사회생활에 문제라던지, 개인적으로 외모에 대한 열등감, 이런 정서적인 문제까지도 생기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23살인 박모씨의 경우, 대학진학 후 갑작스럽게 발모광 증세가 나타났지만 가족의 도움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 현재는 상당히 호전된 상태인데요.

그러나 박 모씨도 초기에는 탈모의 일종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인터뷰>박모 씨(발모광 환자): "맨 처음에는 사소한 습관인 줄 알았는데, 머리가 비고 하니까 처음에는 탈모치료를 받으러 갔거든요? 탈모치료를 받았는데, 탈모로 치료가 되는 게 아니고 발모광이라고 병이 있다 그래가지고 그때 알았어요."

꾸준한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로 이제는 증상이 좀 나아 지자 예전에 했던 자신의 행동을 떠올리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터뷰>박모 씨(발모광 환자): "머리를 다 뽑아서 머리숱이 없으니까 예쁜 머리도 못하고, 그리고 여자는 얼굴도 중요하지만, 머리스타일도 외모적으로 중요하잖아요? 그런 것도 많이 못하니까 속상하고 스트레스도 더 받고 그랬죠."

발모광은 자신의 행동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또 실제로 자신의 행동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탈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내부로 숨으려는 속성이 발모광의 진행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인터뷰>심진현(정신과 전문의): "정서적인 스트레스와 많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도 개인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을 때 주변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상황을 찾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마음의 병으로 개인생활 장애는 물론 대인관계까지 해칠 수 있는 발모광.

최근에는 초등학생 등 어린이에서까지 병이 생겨날 정도로 심각한데요.

단순 탈모로 착각해 방치하지 말고 세심한 주의와 주위사람들의 관심이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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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5-03 08:40:45
    • 수정2007-05-03 1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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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주한 앵커, 혹시 발모광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발모광이요? 탈모...같은 건 들어봤어도, 발모광은 좀 생소한데요. 많은 분들이 그러실 꺼예요. 아마 발모광은 특이하게도 자기 머리카락을 뽑으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인데요. 결국 탈모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김학재 기자와 알아봅니다. 탈모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한테도 발모광이 있을 수 있겠네요? <리포트> 네. 발모광은 불안과 같은 정서 장애가 있거나 평소에 스트레스를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쉽게 발견되는데요. 발모광은 발견도 어렵지만 발견 후에도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완치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방치할 경우 전체 탈모증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한데요. 그렇다면 발모광의 원인은 무엇이며 예방법은 없는지 취재했습니다. 충동 조절 장애로 생기는 발모광! 이 병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머리카락, 눈썹 등이 없어져 맨살이 드러날 때까지 습관적으로 한가닥씩 머리카락을 뽑는 증상인데요. 성인 중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9배 정도 많습니다. 올해 27살의 회사원인 윤 모씨는 5살 때부터 무의식 적으로 머리카락을 꼬거나 강제로 뽑는 버릇이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윤모 씨(발모광 환자): "엉키면 뽑고, 너무 많은 양이 엉키거나 짜증이 날 때는 잘라 버릴 때도 있어요 소량인 경우는 뽑고! 안되겠다 싶어서 엄마가 손을 묶어 봤었어요."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부쩍 증상이 심해졌는데요. 주변의 안 좋은 시선 또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었습니다. <녹취>윤모 씨(발모광 환자): "남들이 굉장히 거슬리나 봐요. 이런 걸 보면 굉장히 산만해 보이고, 불안해 보이고, 내가 이렇게 머리를 뽑았을 때 옆에서 어우~ 이런 반응이 오니까 남들 때문에 더 신경이 쓰여요."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이제는 외출할 때 머리띠나 두건으로 가리고 다닌다는 윤모씨. 하지만 더 큰 고민은 이제 더 이상 뽑았던 자리에 머리카락이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녹취>윤모 씨(발모광 환자): "머리가 안 나는 것 같아요. 제가 계속 하다 보니까...안 하면 머리가 났을텐데, 계속 하니까 머리가 날 틈도 없이..." 머리카락이 더 이상 나지 않자 윤 모씨는 탈모전문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원형 탈모의 일종일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는데요. 그러나 진단결과는 발모광 이었습니다. <인터뷰>윤동호(탈모전문 한의원 원장): "발모광에 의해서 탈모가 되시는 분들은 머리를 잡아 뽑아서 그 부위가 탈모가 됐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원형탈모하고 비슷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자세히 정밀검사를 하게 되는 경우를 보면 구분이 가게 되어있습니다." 단순히 탈모의 일종이라고 넘기기 쉬운 발모광. 하지만 지금 보시는 4개의 증상이 보인다면 발모광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충동적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으면서 쾌감과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멈출 수 없는 발모광은 정신적 고민이나 갈등, 애정결핍이 주원인입니다. 그러나 흔히 많은 환자들이 피부과나 탈모전문 병원을 찾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탈모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인터뷰>윤동호 (탈모전문 병원 원장): "발모광이라고 한다면 억압된 감정이라던지, 스트레스를 어떤 행동 쪽으로 풀어내는 습관이기 때문에 정신과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인터뷰>심진현(정신과 전문의):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사회생활에 문제라던지, 개인적으로 외모에 대한 열등감, 이런 정서적인 문제까지도 생기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23살인 박모씨의 경우, 대학진학 후 갑작스럽게 발모광 증세가 나타났지만 가족의 도움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 현재는 상당히 호전된 상태인데요. 그러나 박 모씨도 초기에는 탈모의 일종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인터뷰>박모 씨(발모광 환자): "맨 처음에는 사소한 습관인 줄 알았는데, 머리가 비고 하니까 처음에는 탈모치료를 받으러 갔거든요? 탈모치료를 받았는데, 탈모로 치료가 되는 게 아니고 발모광이라고 병이 있다 그래가지고 그때 알았어요." 꾸준한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로 이제는 증상이 좀 나아 지자 예전에 했던 자신의 행동을 떠올리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터뷰>박모 씨(발모광 환자): "머리를 다 뽑아서 머리숱이 없으니까 예쁜 머리도 못하고, 그리고 여자는 얼굴도 중요하지만, 머리스타일도 외모적으로 중요하잖아요? 그런 것도 많이 못하니까 속상하고 스트레스도 더 받고 그랬죠." 발모광은 자신의 행동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또 실제로 자신의 행동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탈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내부로 숨으려는 속성이 발모광의 진행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인터뷰>심진현(정신과 전문의): "정서적인 스트레스와 많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도 개인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을 때 주변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상황을 찾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마음의 병으로 개인생활 장애는 물론 대인관계까지 해칠 수 있는 발모광. 최근에는 초등학생 등 어린이에서까지 병이 생겨날 정도로 심각한데요. 단순 탈모로 착각해 방치하지 말고 세심한 주의와 주위사람들의 관심이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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