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평’과의 전쟁

입력 2007.06.2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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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터법 강제시행을 앞두고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평과의 전쟁이 한창인 건설업계 동향을 살펴봅니다.

김승조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약이 한창인 한 모델하우스.

분양업체는 '평'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자 수치는 그대로 두고 '형'으로 용어만 바꿨습니다.

<녹취>분양업체 직원: "103동에는 75형, 67형, 그리고 49형, 45B형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법도 다음달부터는 쓸 수 없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제곱미터 강제 사용을 앞두고 고객들이나 분양업체나 난감하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이윤정(경기도 고양시): "제곱미터를 쓰면 평으로 쓸 때보다 계산을 일단 한 번 해봐야 되니까, 상당히 불편할 것 같아요."

<인터뷰>장광신(분양업체 관계자): "이게 지금 몇 제곱미터니까, 대략 평으로 어떻게 된다 라고 앞으로는 구두로 말씀드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부동산 중개업소 역시 광고지와 계약서 내용을 모두 제곱미터로 바꿔야 합니다.

하지만 한 평에 3.3 제곱미터, 자신들도 감이 오지 않는 단위를 고객들에게 이해시키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전현주(공인중개사): "아무래도 나이 드신 분들이 주로 사무실에 많이 오시기 때문에 제곱미터에 대한 기준을 잘 모르십니다. 그래서 당분간 혼란이 갈 것 같습니다."

특히 부동산 시세를 말할 때 흔히 쓰던 이른바 '평당 가격'이란 말도 쓸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시세를 비교하는데도 혼란이 예상됩니다.

당국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시세를 비교할 때 평 단위를 써오던 관행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서종대(건교부 주거복지 본부장): "지금 동탄1지구에 입주한 아파트들이 평당 1200에서 1300만 원대를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더욱 비상입니다.

가격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만들어놓았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모두 바꿔야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김은경(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 "손을 못 댈 정도로 엄청난 양을 변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고요,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작업도 굉장히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제시대부터 백여 년 동안이나 익숙하게 써오던 '평'

도량형 통일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이 '평'과의 지루한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김승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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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도 ‘평’과의 전쟁
    • 입력 2007-06-26 21:21:16
    뉴스 9
<앵커 멘트> 미터법 강제시행을 앞두고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평과의 전쟁이 한창인 건설업계 동향을 살펴봅니다. 김승조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약이 한창인 한 모델하우스. 분양업체는 '평'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자 수치는 그대로 두고 '형'으로 용어만 바꿨습니다. <녹취>분양업체 직원: "103동에는 75형, 67형, 그리고 49형, 45B형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법도 다음달부터는 쓸 수 없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제곱미터 강제 사용을 앞두고 고객들이나 분양업체나 난감하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이윤정(경기도 고양시): "제곱미터를 쓰면 평으로 쓸 때보다 계산을 일단 한 번 해봐야 되니까, 상당히 불편할 것 같아요." <인터뷰>장광신(분양업체 관계자): "이게 지금 몇 제곱미터니까, 대략 평으로 어떻게 된다 라고 앞으로는 구두로 말씀드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부동산 중개업소 역시 광고지와 계약서 내용을 모두 제곱미터로 바꿔야 합니다. 하지만 한 평에 3.3 제곱미터, 자신들도 감이 오지 않는 단위를 고객들에게 이해시키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전현주(공인중개사): "아무래도 나이 드신 분들이 주로 사무실에 많이 오시기 때문에 제곱미터에 대한 기준을 잘 모르십니다. 그래서 당분간 혼란이 갈 것 같습니다." 특히 부동산 시세를 말할 때 흔히 쓰던 이른바 '평당 가격'이란 말도 쓸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시세를 비교하는데도 혼란이 예상됩니다. 당국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시세를 비교할 때 평 단위를 써오던 관행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서종대(건교부 주거복지 본부장): "지금 동탄1지구에 입주한 아파트들이 평당 1200에서 1300만 원대를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더욱 비상입니다. 가격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만들어놓았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모두 바꿔야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김은경(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 "손을 못 댈 정도로 엄청난 양을 변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고요,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작업도 굉장히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제시대부터 백여 년 동안이나 익숙하게 써오던 '평' 도량형 통일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이 '평'과의 지루한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김승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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