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쉰들러’ 대 이은 한국 사랑

입력 2007.08.15 (22:23) 수정 2007.08.1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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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평양 전쟁 패전으로 일본인들이 모두 철수할 때 한 일본인 여성이 한국에 남아 고아 수천명을 돌본 이야기, 들어보셨는지요.

이 여성의 자손들도 지금까지 어머니의 뜻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전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닷가.. 유달산 자락... 보육원 공생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70여 년 전, 총독부 관리의 딸이었던 일본 여성 다우치 지즈코는 이 곳에서 고아들을 돌보던 한국인 전도사와 결혼해 일본 패망 후에도 한국에 남았습니다.

일본인이라는 따가운 시선 속에 남편마저 6.25전쟁 와중에 실종됐지만 밀려드는 전쟁고아들을 홀몸으로 거뒀습니다.

<임태유> 6.25전쟁당시 공생원 출신 변호사: "그때 5백명이 훨씬 넘었죠. 굉장했어요.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래도 끼니를 굶은 기억은 안나요."

지난 68년, 다우치 여사가 숨진 뒤 공생원은 아들과 딸을 거쳐 현재는 외손녀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시민과 기업의 기부로 지어진 이런 건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은 한일간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다우치 여사 얘기가 일본에 알려지면서 일본인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일본인 자원봉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사이토 스즈요(일본인 자원봉사자): "다우치씨의 희생과 봉사 때문에 여기서는 저희가 편안하고 자랑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일본인 어머니의 한국 사랑은 일본에 사는 큰아들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윤기(다우치씨 큰아들/오사카 양로원 운영): "일본 안에 재일동포들의 고향을 만들어드려야 되겠다. 이게 어머니가 남기신 평생의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 고아 3천여 명을 길러낸 일본인 어머니 '다우치 지즈코'. 한일 두 나라의 진정한 사랑의 가교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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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판 쉰들러’ 대 이은 한국 사랑
    • 입력 2007-08-15 21:38:34
    • 수정2007-08-15 22: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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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평양 전쟁 패전으로 일본인들이 모두 철수할 때 한 일본인 여성이 한국에 남아 고아 수천명을 돌본 이야기, 들어보셨는지요. 이 여성의 자손들도 지금까지 어머니의 뜻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전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닷가.. 유달산 자락... 보육원 공생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70여 년 전, 총독부 관리의 딸이었던 일본 여성 다우치 지즈코는 이 곳에서 고아들을 돌보던 한국인 전도사와 결혼해 일본 패망 후에도 한국에 남았습니다. 일본인이라는 따가운 시선 속에 남편마저 6.25전쟁 와중에 실종됐지만 밀려드는 전쟁고아들을 홀몸으로 거뒀습니다. <임태유> 6.25전쟁당시 공생원 출신 변호사: "그때 5백명이 훨씬 넘었죠. 굉장했어요.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래도 끼니를 굶은 기억은 안나요." 지난 68년, 다우치 여사가 숨진 뒤 공생원은 아들과 딸을 거쳐 현재는 외손녀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시민과 기업의 기부로 지어진 이런 건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은 한일간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다우치 여사 얘기가 일본에 알려지면서 일본인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일본인 자원봉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사이토 스즈요(일본인 자원봉사자): "다우치씨의 희생과 봉사 때문에 여기서는 저희가 편안하고 자랑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일본인 어머니의 한국 사랑은 일본에 사는 큰아들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윤기(다우치씨 큰아들/오사카 양로원 운영): "일본 안에 재일동포들의 고향을 만들어드려야 되겠다. 이게 어머니가 남기신 평생의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 고아 3천여 명을 길러낸 일본인 어머니 '다우치 지즈코'. 한일 두 나라의 진정한 사랑의 가교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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