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벼락치기 아닌 꾸준함 필요’

입력 2007.08.23 (19:41) 수정 2007.08.2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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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이 주종목인 자유형 1,500m 금메달 사냥에 또 실패하면서 ‘벼락치기’ 훈련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지난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1,500m 예선에서 9위에 그치며 결승 문턱에서 탈락했던 박태환은 23일(한국시간) 프레올림픽인 '2007 일본국제수영대회' 1,500m에서도 3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400m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지만 자신이 줄곧 자신있게 밝혀온 '올림픽 2관왕'의 꿈은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자유형 1,500m는 육상에서 마라톤과 같은 종목. 꾸준한 훈련만이 성공의 유일한 열쇠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박태환의 훈련 과정을 보면 철저하게 준비를 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박태환은 4월 한 달은 거의 훈련을 하지 못했다. 발바닥 티눈 치료를 위해 한 주 정도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퇴원 후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행사에 불려다녔다.
5월에야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는데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훈련장인 잠실학생수영장에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취재진은 박태환을 가만 놔두지 않았고, 전담코치인 박석기 전 경영대표 감독이 훈련장을 아예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경기도 성남의 국군체육부대로 옮기는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고독 그 자체인 수영 훈련의 동반자인 훈련 파트너도 말썽이었다. 6월에 기존 훈련파트너 강용환의 훈련 결석이 잦아지면서 집중하지 못했고 결국 교체했다.
물론 박태환은 세계선수권대회 때 실패를 교훈 삼아 1,500m에 힘을 쏟았다.
박석기 감독은 훈련의 초점을 지구력 가다듬기에 맞췄다. 일주일에 한 번씩 2,000m를 쉬지 않고 헤엄치게 하는 테스트를 실시하며 거리 감각을 유지하도록 했다.
김기홍 웨이트트레이너도 기존에 갖췄던 근력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근지구력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처럼 노력을 기울인 결과 박태환은 1,200m 지점까지 라이벌과 비슷하게 나아갔지만 이후부터 체력이 떨어지면서 뒤처지고 말았다.
지구력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춘다고 했지만 절대적인 훈련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태환에게는 이번 대회에서 맛 본 실패가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급조된 훈련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깨달았기 때문이다.
시간은 박태환에게 유리하다. 라이벌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릴 뿐만 아니라 베이징까지 아직 1년이나 남았다.
부력과 폐활량, 유연성 등 수영에 있어 자질을 타고난 데다 전담팀이 가져다주는 최상의 훈련 조건이 있다.
이제는 수영 이외에는 곁눈질을 하지 않고 매일매일 일정한 강도의 훈련을 통해 꾸준히 훈련에 집중한다면 베이징 2관왕의 꿈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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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태환 ‘벼락치기 아닌 꾸준함 필요’
    • 입력 2007-08-23 19:41:40
    • 수정2007-08-23 19:41:50
    연합뉴스
‘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이 주종목인 자유형 1,500m 금메달 사냥에 또 실패하면서 ‘벼락치기’ 훈련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지난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1,500m 예선에서 9위에 그치며 결승 문턱에서 탈락했던 박태환은 23일(한국시간) 프레올림픽인 '2007 일본국제수영대회' 1,500m에서도 3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400m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지만 자신이 줄곧 자신있게 밝혀온 '올림픽 2관왕'의 꿈은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자유형 1,500m는 육상에서 마라톤과 같은 종목. 꾸준한 훈련만이 성공의 유일한 열쇠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박태환의 훈련 과정을 보면 철저하게 준비를 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박태환은 4월 한 달은 거의 훈련을 하지 못했다. 발바닥 티눈 치료를 위해 한 주 정도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퇴원 후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행사에 불려다녔다. 5월에야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는데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훈련장인 잠실학생수영장에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취재진은 박태환을 가만 놔두지 않았고, 전담코치인 박석기 전 경영대표 감독이 훈련장을 아예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경기도 성남의 국군체육부대로 옮기는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고독 그 자체인 수영 훈련의 동반자인 훈련 파트너도 말썽이었다. 6월에 기존 훈련파트너 강용환의 훈련 결석이 잦아지면서 집중하지 못했고 결국 교체했다. 물론 박태환은 세계선수권대회 때 실패를 교훈 삼아 1,500m에 힘을 쏟았다. 박석기 감독은 훈련의 초점을 지구력 가다듬기에 맞췄다. 일주일에 한 번씩 2,000m를 쉬지 않고 헤엄치게 하는 테스트를 실시하며 거리 감각을 유지하도록 했다. 김기홍 웨이트트레이너도 기존에 갖췄던 근력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근지구력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처럼 노력을 기울인 결과 박태환은 1,200m 지점까지 라이벌과 비슷하게 나아갔지만 이후부터 체력이 떨어지면서 뒤처지고 말았다. 지구력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춘다고 했지만 절대적인 훈련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태환에게는 이번 대회에서 맛 본 실패가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급조된 훈련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깨달았기 때문이다. 시간은 박태환에게 유리하다. 라이벌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릴 뿐만 아니라 베이징까지 아직 1년이나 남았다. 부력과 폐활량, 유연성 등 수영에 있어 자질을 타고난 데다 전담팀이 가져다주는 최상의 훈련 조건이 있다. 이제는 수영 이외에는 곁눈질을 하지 않고 매일매일 일정한 강도의 훈련을 통해 꾸준히 훈련에 집중한다면 베이징 2관왕의 꿈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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