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은 ‘학위 남발 공장’

입력 2007.08.26 (22:24) 수정 2007.08.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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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학 입학생 가운데 석박사의 비율,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라고 합니다.

국내에서 석박사 학위를 따기가 그만큼 쉽다는 얘긴데요.

왜 이렇게 된 건지, 유원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수나 연구원이 꿈인 이계형씨.

국내에서 석사를 끝내고 박사 학위는 미국에서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계형(고려대 교육학석사과정) : "깊이 있는 학문을 하려면 여기보다는 외국에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교수님도 그렇게 권유를 하고 있습니다."

신규 교수로 임용되는 국내 석박사는 해외파의 1/3 수준.

이처럼 국내 석박사가 홀대받는 것은 국내 학위가 그만큼 흔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30여년새 대학원생은 44배나 늘어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원생수는 인구 천 명당 6.1명, 미국보단 1.6배 많고 일본보다는 3.6배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처럼 대학원생 숫자가 늘어난 이유는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특수대학원 설립과 입학 붐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성인 직장인의 재교육을 목적으로 한 특수 대학원들이 난립하며 경쟁적으로 학위를 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대학원 관계자 : "아무래도 직장인 중심이다 보니 학사관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게다가 특수대학원과 일반대학원의 학위 구분이 없다보니 박사 과정 입문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조사 결과 수도권의 한 대학원은 22%, 지방의 모 대학원은 거의 절반이 특수대학원 졸업자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부권(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 "학위를 간판으로 보는 사회 인식과 학생을 수입원으로만 생각하는 대학의 입장이 맞아떨어져..."

우수 인재는 해외로 내보내고 해외 미인증 대학 졸업자에게는 석박사 학위를 너무 쉽게 내주는 국내 대학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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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원은 ‘학위 남발 공장’
    • 입력 2007-08-26 21:07:23
    • 수정2007-08-27 10: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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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학 입학생 가운데 석박사의 비율,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라고 합니다. 국내에서 석박사 학위를 따기가 그만큼 쉽다는 얘긴데요. 왜 이렇게 된 건지, 유원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수나 연구원이 꿈인 이계형씨. 국내에서 석사를 끝내고 박사 학위는 미국에서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계형(고려대 교육학석사과정) : "깊이 있는 학문을 하려면 여기보다는 외국에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교수님도 그렇게 권유를 하고 있습니다." 신규 교수로 임용되는 국내 석박사는 해외파의 1/3 수준. 이처럼 국내 석박사가 홀대받는 것은 국내 학위가 그만큼 흔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30여년새 대학원생은 44배나 늘어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원생수는 인구 천 명당 6.1명, 미국보단 1.6배 많고 일본보다는 3.6배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처럼 대학원생 숫자가 늘어난 이유는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특수대학원 설립과 입학 붐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성인 직장인의 재교육을 목적으로 한 특수 대학원들이 난립하며 경쟁적으로 학위를 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대학원 관계자 : "아무래도 직장인 중심이다 보니 학사관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게다가 특수대학원과 일반대학원의 학위 구분이 없다보니 박사 과정 입문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조사 결과 수도권의 한 대학원은 22%, 지방의 모 대학원은 거의 절반이 특수대학원 졸업자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부권(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 "학위를 간판으로 보는 사회 인식과 학생을 수입원으로만 생각하는 대학의 입장이 맞아떨어져..." 우수 인재는 해외로 내보내고 해외 미인증 대학 졸업자에게는 석박사 학위를 너무 쉽게 내주는 국내 대학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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