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중동지역의 성형수술 천국

<앵커 멘트>
끊임없는 교전과 테러 속에서도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욕망은 식지 않는 모양입니다.

중동지역의 성형수술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레바논에서 기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병원, 젊은 여성이 코 성형 수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펠레플레(성형수술 환자) : "(당신 코도 예쁜 데 왜 수술을 하나요?) 더 예뻐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아랍 여성들은 콧대가 높긴 하지만 매부리 코인 경우가 많아 3명 중 한 명은 코 수술을 받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 레바논 여성이 수술받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주로 코를 높이는 수술을 받지만 코가 높은 레바논 여성들은 오히려 코는 깍아내는 수술을 받습니다.

코 수술 다음으로는 지방 제거수술이 선호되고 있습니다.

유난히 엉덩이가 큰 아랍 특유의 체형이기 때문에 배꼽 티와 청바지를 입기 위해서 뱃살과 엉덩이 살을 빼려는 여성이 많습니다.

성형 열풍이 거세다 보니 심지어 성형수술비용 마련을 위한 은행 대출 상품까지 나왔습니다.

500달러에서 5000달러까지 대출을 해주는 이 상품은 6개월에서 24개월까지 분할 납부가 가능합니다.

29살 회사원 폴린 카와비 씨는 이미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지만 성형수술 비용을 대출받을 수 있단 소식에 또다시 수술을 결심했습니다.

<인터뷰>폴린 카와비(성형 수술 대출 고객) : "이번엔 정말 예쁘게 할거에요. 대출받아 일단 수술하고 돈은 천천히 갚을 생각입니다."

레바논의 성형수술은 인근 중동국가에도 널리 알려져 여름휴가 기간이나 연휴 철에는 외국 환자의 비율이 절반을 차지합니다.

<인터뷰>성형 관광객 : "의사가 너무 잘한다고 소문난 사람이라 저도 코에 튀어나온 뼈가 있어서 그걸 깎아냈습니다."

이처럼 레바논이 중동지역에서 성형수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데는 우수한 의료진과 저렴한 비용에, 특히 다른 이슬람 국가들에 비해 자유분방한 문화 때문입니다.

<인터뷰>나빌 호킴 박사 : "레바논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며 특수성 존중됩니다."

수도 베이루트 한복판에서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차량 폭탄 테러가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고...

북부 지역에서는 무장단체와 정부군 교전으로 하루에도 수십 명이 숨지는 레바논...

그러나 예뻐지고 싶은 여성들의 욕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