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얼어 붙은 소비심리

입력 2000.12.19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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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생필품의 소비까지 위축되는 등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비심리 위축은 경기 불황을 악순환시키기 때문에 소비를 되살리기 위한 적절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권재민, 이영석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 할인점의 우유매장, 각종 우유가 판매되고 있지만 유독 잘 팔리는 것은 고급 우유에 비해 절반 정도로 값이 싼 우유입니다.
⊙손순애(주부): 그 전에는 질 위주로 했는데요, 요새는 가정경제 때문에 가격 싼 것으로 골라요.
⊙기자: 그나마 물건이 팔리는 대형 할인점은 나은 편.
동네 수퍼마켓에서는 아기 이유식마저 매출이 줄었습니다.
⊙서진섭(슈퍼마켓 주인): 이유식 같은 것에서는 일일 매출로 따져서도 하루에 한 2, 30% 정도 덜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반찬값까지 줄인 주부들로 재래시장의 사정은 더욱 심해 썰렁하기만 합니다.
⊙김영옥(주부): 그 전에는 부식비로 한 1만원 이상을 썼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1만원 안에서 쓰려고 그래요.
⊙기자: 부담없이 사먹을 수 있는 라면도 전체 매출신장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습니다.
이 같은 씀씀이 줄이기는 경기를 가장 안 탄다는 신세대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김진영(고등학생): 크리스마스 때 카드도 준비 많이 하는데, 카드 준비 못 한 애들도 많고, 군것질도 줄이는 애들이 많아요.
⊙기자: 어느 곳에서도 연말연시 대목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비심리가 추운 겨울 날씨처럼 꽁꽁 얼어붙고 있습니다.
KBS뉴스 권재민입니다.
⊙기자: 좀처럼 경기 불황을 타지 않는다는 이곳 과자공장도 요즘은 활기가 예전만 못 합니다.
IMF 체제에서도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지만 올해는 매출신장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습니다.
⊙정용민(롯데제과 생산과장): 작년은 재작년에 비해서 3, 4% 매출신장을 보였습니다마는 금년은 작년 대비해서 약 1% 정도 판매가 성장한 것으로...
⊙기자: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따른 내수부진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 1분기 11%가 넘던 민간소비 지출률은 2분기에는 8.9%, 3분기에는 5.7%로 뚝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갑작스런 소비 위축이 경기 불황의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근태(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소비가 이렇게 급격하게 위축이 되게 되면 결국 기업매출이 줄어들고, 그것은 기업 수익성의 악화와 생산 둔화를 가져오게 되고, 그것이 또 다시 소비를 위축시키는...
⊙기자: 지나친 소비심리 위축은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세금감면이나 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와 함께 각 경제주체에 신뢰를 줌으로써 적절한 소비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을 서둘러 마무리해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정책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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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얼어 붙은 소비심리
    • 입력 2000-12-19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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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생필품의 소비까지 위축되는 등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비심리 위축은 경기 불황을 악순환시키기 때문에 소비를 되살리기 위한 적절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권재민, 이영석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 할인점의 우유매장, 각종 우유가 판매되고 있지만 유독 잘 팔리는 것은 고급 우유에 비해 절반 정도로 값이 싼 우유입니다. ⊙손순애(주부): 그 전에는 질 위주로 했는데요, 요새는 가정경제 때문에 가격 싼 것으로 골라요. ⊙기자: 그나마 물건이 팔리는 대형 할인점은 나은 편. 동네 수퍼마켓에서는 아기 이유식마저 매출이 줄었습니다. ⊙서진섭(슈퍼마켓 주인): 이유식 같은 것에서는 일일 매출로 따져서도 하루에 한 2, 30% 정도 덜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반찬값까지 줄인 주부들로 재래시장의 사정은 더욱 심해 썰렁하기만 합니다. ⊙김영옥(주부): 그 전에는 부식비로 한 1만원 이상을 썼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1만원 안에서 쓰려고 그래요. ⊙기자: 부담없이 사먹을 수 있는 라면도 전체 매출신장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습니다. 이 같은 씀씀이 줄이기는 경기를 가장 안 탄다는 신세대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김진영(고등학생): 크리스마스 때 카드도 준비 많이 하는데, 카드 준비 못 한 애들도 많고, 군것질도 줄이는 애들이 많아요. ⊙기자: 어느 곳에서도 연말연시 대목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비심리가 추운 겨울 날씨처럼 꽁꽁 얼어붙고 있습니다. KBS뉴스 권재민입니다. ⊙기자: 좀처럼 경기 불황을 타지 않는다는 이곳 과자공장도 요즘은 활기가 예전만 못 합니다. IMF 체제에서도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지만 올해는 매출신장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습니다. ⊙정용민(롯데제과 생산과장): 작년은 재작년에 비해서 3, 4% 매출신장을 보였습니다마는 금년은 작년 대비해서 약 1% 정도 판매가 성장한 것으로... ⊙기자: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따른 내수부진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 1분기 11%가 넘던 민간소비 지출률은 2분기에는 8.9%, 3분기에는 5.7%로 뚝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갑작스런 소비 위축이 경기 불황의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근태(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소비가 이렇게 급격하게 위축이 되게 되면 결국 기업매출이 줄어들고, 그것은 기업 수익성의 악화와 생산 둔화를 가져오게 되고, 그것이 또 다시 소비를 위축시키는... ⊙기자: 지나친 소비심리 위축은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세금감면이나 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와 함께 각 경제주체에 신뢰를 줌으로써 적절한 소비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을 서둘러 마무리해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정책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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