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송이 대량 반입…주산지까지 잠식하나?

<앵커 멘트>

일본의 대북 경제 재제로 일본 수출길이 막힌 북한산 송이가 국내로 다량 반입되고 있습니다.

송이 주산지인 강원도 양양까지도 북한산 송이가 서서히 잠식해 생산농가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엄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송이의 대표적 주산지인 양양군. 하지만 양양시장 좌판에는 북한산 송이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상인들은 아예 북한산 송이를 홍보하고 나섭니다.

<녹취> 상인 : "서울에 택배 보내는 건, 다 북한산이라고 말하고 북한산으로 보내. 품질이 북한산이나 국내산이나 마찬가지야."

북한산 송이가 최근 대거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이유는 일본의 대북 경제제재 조치로, 일본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벌써 북한산 송이 300톤의 국내 수출 계약이 끝났습니다. 이 정도라면 양양송이의 유통마저도 위협할만한 수량입니다.

1등급 북한산 송이 가격은 1kg에 12~3만 원 선. 양양 송이의 3분의 1입니다.

나란히 진열된 양양산, 북한산 송이를 살펴보던 소비자들은 자연히 북한산에 손이 갑니다.

<인터뷰> 이정섭(북한산 송이 구매자) : "그냥 별 차이 없는 거 같아요. 양양산이랑요. 저는 남자니까 그냥 구워 먹을 거니까, 향 같은 거 다른 거 잘 못 느끼겠더라구요."

추석 명절까지 끼면서 오랜만에 송이 특수를 기대하던 농민들도 표정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인터뷰> 황병진(송이 채취 농민) : "우리 진짜 애써서 산에 다니는데 수입산이 들어오니까 가격도 떨어지고, 그게 걱정입니다."

양양군은 북한산 송이의 유통 실태를 철저히 파악하는 한편, 양양송이 지리적 표시제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