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유대인, ‘2류 시민’ 설움

입력 2007.11.12 (08:10) 수정 2007.11.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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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대인들의 국가인 이스라엘에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출신 흑인 유대인 11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유대인의 혈통으로 인정받으면서 지난 1980년대부터 대규모 군사 작전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스라엘에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희망과 약속의 땅이었던 조상의 나라 이스라엘에서 이들은 다시 가난과 차별에 시달리며 2류 시민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영석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예루살렘 외곽의 한 이주민 정착지.

아비쉬타조 씨 가족은 가난과 전쟁의 땅 에티오피아에서 방금 전 이스라엘에 도착했습니다.

같은 유대인의 나라, 새 보금자리를 둘러보는 가족들의 얼굴엔 기쁨과 희망이 넘칩니다.

<인터뷰>아타키지르즈(에티오피아계 이주민): "정말 기분 좋습니다. 더 이상 기쁠 수 없습니다. 이제 행복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녹취>구인자: "예루살렘에 있는 식물원에서 일할 이주민을 (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오셔서..."
언어 장벽에 부딪혀 이주민 대부분은 청소와 경비 등 육체 노동에 종사합니다.

그래서 에티오피아 계 유대인의 60%는 빈곤층으로 분류됩니다.

<인터뷰>브라니(에티오피아계 이주민): "조금 있으면 임시 거주지에서 나가야 되는데 걱정이 많이 됩니다. 힘이 듭니다."

가난 못지 않게 이들을 괴롭히는 건 멸시와 차별입니다.

토니 씨는 최근 직장에서 한 달 만에 해고된 이유가 인종 차별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토니(에티오피아 유대인): "인종차별 같은 거겠죠. (에티오피아 출신은)좋은 일자리를 못 얻어요.육체 노동만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가난과 차별이 2세들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그만두는 에티오피아 유대인 학생들의 비율은 백인 학생들에 비해 50%이상 높습니다. 이렇게 교육 기회가 줄어들수록 이런 빈민촌 에서 벗어나기도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내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은 11만 명.

약속과 희망의 땅이라 믿었던 이스라엘에서 이들은 다시 2류 시민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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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인 유대인, ‘2류 시민’ 설움
    • 입력 2007-11-12 07:14:12
    • 수정2007-11-12 08: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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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대인들의 국가인 이스라엘에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출신 흑인 유대인 11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유대인의 혈통으로 인정받으면서 지난 1980년대부터 대규모 군사 작전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스라엘에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희망과 약속의 땅이었던 조상의 나라 이스라엘에서 이들은 다시 가난과 차별에 시달리며 2류 시민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영석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예루살렘 외곽의 한 이주민 정착지. 아비쉬타조 씨 가족은 가난과 전쟁의 땅 에티오피아에서 방금 전 이스라엘에 도착했습니다. 같은 유대인의 나라, 새 보금자리를 둘러보는 가족들의 얼굴엔 기쁨과 희망이 넘칩니다. <인터뷰>아타키지르즈(에티오피아계 이주민): "정말 기분 좋습니다. 더 이상 기쁠 수 없습니다. 이제 행복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녹취>구인자: "예루살렘에 있는 식물원에서 일할 이주민을 (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오셔서..." 언어 장벽에 부딪혀 이주민 대부분은 청소와 경비 등 육체 노동에 종사합니다. 그래서 에티오피아 계 유대인의 60%는 빈곤층으로 분류됩니다. <인터뷰>브라니(에티오피아계 이주민): "조금 있으면 임시 거주지에서 나가야 되는데 걱정이 많이 됩니다. 힘이 듭니다." 가난 못지 않게 이들을 괴롭히는 건 멸시와 차별입니다. 토니 씨는 최근 직장에서 한 달 만에 해고된 이유가 인종 차별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토니(에티오피아 유대인): "인종차별 같은 거겠죠. (에티오피아 출신은)좋은 일자리를 못 얻어요.육체 노동만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가난과 차별이 2세들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그만두는 에티오피아 유대인 학생들의 비율은 백인 학생들에 비해 50%이상 높습니다. 이렇게 교육 기회가 줄어들수록 이런 빈민촌 에서 벗어나기도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내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은 11만 명. 약속과 희망의 땅이라 믿었던 이스라엘에서 이들은 다시 2류 시민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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