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하기’ 치밀한 짜맞추기

입력 2007.11.1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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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삼성그룹이 과거 공정위의 e 삼성 조사를 앞두고 이건희 회장의 아들, 재용씨를 보호하기 위해 증거를 짜맞췄음을 보여주는 내부 문건이 나왔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0년 이재용 씨의 회사인 e삼성에 대한 공정위 조사를 앞두고 만들어진 삼성 내부 문건입니다.

구조본의 명함과 전화번호, 조직도, 그리고 관련 서류를 폐기하고, '사람 이름도 모른다'고 대답하라. 시나리오와 맞지 않는 부분은 개인용PC와 홈페이지에서 지우거나 보완하라.

그리고 관련자 전체를 대상으로 시나리오대로 통일된 답이 나오도록 사전에 교육하라는 지침이 나옵니다.

삼성 주요 계열사 직원들이 이 씨의 회사에 파견돼 일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인사자료를 조정하라는 대목도 있습니다.

<녹취> 전 e삼성 직원 : "(여름휴가에서) 복귀하고 나니까 '문제가 있다. 소속을 변경하자'. 그래서 저는 결과만 받았거든요. 그 전까지 TF(태스크포스)로 운영하다가 변경했거든요."

최근 삼성 비자금 조성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도 이 문건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실제 이 문건에 김 변호사 자신의 이름도 등장합니다.

이런 치밀한 짜맞추기가 주효해 실제 공정위는 두달 간의 조사에서 계열사 지원 행위의 일부만 밝혀냈을 뿐 구조본의 개입은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최한수 팀장(경제개혁연대) : "e삼성 뿐만 아니라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등 이재용 씨의 재산형성 과정에 구조본이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문건입니다."

그러나 삼성 측은 해당 문건을 작성한 일이 없다고 부인합니다.

<인터뷰> 김정석 차장(삼성그룹 홍보팀) : "당시 문건은 구조본이 아니라 계열사인 e삼성 직원들이 공정위 조사에 대비해 만든 문건입니다."

하지만 삼성 측은 곳곳에 이 씨와 구조본을 언급한 이 문건의 출처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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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구하기’ 치밀한 짜맞추기
    • 입력 2007-11-19 20:59:09
    뉴스 9
<앵커 멘트> 삼성그룹이 과거 공정위의 e 삼성 조사를 앞두고 이건희 회장의 아들, 재용씨를 보호하기 위해 증거를 짜맞췄음을 보여주는 내부 문건이 나왔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0년 이재용 씨의 회사인 e삼성에 대한 공정위 조사를 앞두고 만들어진 삼성 내부 문건입니다. 구조본의 명함과 전화번호, 조직도, 그리고 관련 서류를 폐기하고, '사람 이름도 모른다'고 대답하라. 시나리오와 맞지 않는 부분은 개인용PC와 홈페이지에서 지우거나 보완하라. 그리고 관련자 전체를 대상으로 시나리오대로 통일된 답이 나오도록 사전에 교육하라는 지침이 나옵니다. 삼성 주요 계열사 직원들이 이 씨의 회사에 파견돼 일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인사자료를 조정하라는 대목도 있습니다. <녹취> 전 e삼성 직원 : "(여름휴가에서) 복귀하고 나니까 '문제가 있다. 소속을 변경하자'. 그래서 저는 결과만 받았거든요. 그 전까지 TF(태스크포스)로 운영하다가 변경했거든요." 최근 삼성 비자금 조성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도 이 문건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실제 이 문건에 김 변호사 자신의 이름도 등장합니다. 이런 치밀한 짜맞추기가 주효해 실제 공정위는 두달 간의 조사에서 계열사 지원 행위의 일부만 밝혀냈을 뿐 구조본의 개입은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최한수 팀장(경제개혁연대) : "e삼성 뿐만 아니라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등 이재용 씨의 재산형성 과정에 구조본이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문건입니다." 그러나 삼성 측은 해당 문건을 작성한 일이 없다고 부인합니다. <인터뷰> 김정석 차장(삼성그룹 홍보팀) : "당시 문건은 구조본이 아니라 계열사인 e삼성 직원들이 공정위 조사에 대비해 만든 문건입니다." 하지만 삼성 측은 곳곳에 이 씨와 구조본을 언급한 이 문건의 출처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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