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대한 군사정권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국제 사회의 제재가 더해지면서 미얀마 국민들이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절대 빈곤에 허덕이는 시골 주민들은 생계를 잇기 위해서 희귀 야생동물을 밀렵해 내다 팔거나, 마구잡이 벌목에 나서고 있는 데요. 생활고로 인한 이런 생태계, 환경 파괴의 책임도 결국 미얀마 군사 정권에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철민 특파원이 미얀마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미얀마와 중국 접경 도시 므앙라. 중국과의 야생동물 밀거래가 가장 성행하는 곳입니다. 야생동물 거래는 국제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외부와 고립된 미얀마는 국제법의 사각지댑니다.
평범해 보이는 재래시장 곳곳에서 야생동물들이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멧돼지 쓸개나 지네, 도마뱀, 거북이, 호랑이뼈 등 각종 야생동물 부산물들이 약재나 보신식품으로 중국인들에게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푸대자루에서 야생매 한 마리를 꺼내 보입니다. 철망 속엔 부엉이 세 마리가 겁에 질린 듯 움츠려 있습니다.
<녹취> 야생동물 상인 : "약초와 함께 끓여서 먹으면 머리가 맑아져요"
매나 부엉이는 침침해진 시력을 밝게 해 주는데 특효라며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보신식품입니다. 한쪽 구석엔 육중한 비단 구렁이 두 마리가 비좁은 철망 속에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생후 70 년쯤 됐다는 이 구렁이 한 마리 값은 약 18 만원 정도.. 미얀마 근로자들 1년 치 연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비단 구렁이 옆엔 코브라 3-40 여 마리가 얽혀 있습니다. 코브라는 중국인들에게 최고의 정력제로 꼽히는 보신식품입니다.
<녹취> 야생동물 상인 : "껍질을 벗은 지 얼마 안돼서 색깔이 좋습니다. 몸에 좋아요."
빨랫줄엔 살코기를 발라낸 원숭이 뼈가 앙상하게 걸려 있고 철창 속엔 일주일 전 붙잡힌 새끼 원숭이도 보입니다. 중국인들은 원숭이 골이나 고기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녹취> 야생동물 상인 : "원숭이는 8 백 위안, 즉 4천바트 (한화 12 만원) 입니다."
창고 안엔 산양 두개골과 살쾡이 가죽, 비단 구렁이뼈 등 팔고 남은 부산물들 천집니다.
생후 1년 된 이 원숭이는 10만원에 팔립니다. 미얀마 근로자들에게는 6개월치 월급에 맞먹습니다.
주변 중국인 상가엔 더 귀하고 비싼 것들이 많습니다. 호랑이 가죽과 표범 가죽 코끼리 어금니 등 거래가 금지된 품목들이 아주 비싸게 팔립니다. 무게가 20 kg 정도 되는 이 상아 한 쌍은 약 천 5백만 원.. 길이 3 m 가 넘는 이 호랑이 가죽은 약 6백만 원 정돕니다. 미얀마 근로자들에겐 말 그대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천문학적 액수입니다. 이 술은 호랑이뼈로 담근 술로 한 병에 15만원이지만 관절염과 신경통에 좋다며 중국인들이 즐겨 마십니다.
도심 중국인 식당에는 보신 식품을 맛보려는 중국인들이 언제나 넘쳐납니다.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허술하고, 가격이 싸기 때문에 하루 종일 문턱이 닳습니다.
식당 뒷산 후미진 곳에는 반달곰 사육장이 있습니다. 2 백 평이 넘는 가건물 안쪽엔 30 여 마리의 반달곰들이 철창속에 다닥다닥 갇혀 있습니다. 비좁은 철창 속에 꼼짝없이 갇혀있는 반달곰들은 날마다 한 차례씩 산 채로 쓸개즙을 뽑힙니다. 반달곰 복부에 날카로운 대롱을 꼽아 넣으면 검푸른 쓸개즙이 반 컵 정도 쏟아져 나옵니다. 중국인들에게 이 쓸개즙은 원기를 돋우는 최고의 약재로 꼽힙니다. 술이나 약재로 가공해서 약 십 만원 정도씩 팔고 있습니다.
<인터뷰> 스티븐 갈스터(야생동물 보호협회 방콕 지국장) : "버마(미얀마)의 야생동물이나 자연환경이 약탈당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더욱 황폐화되기 전에 즉각 중단돼야 합니다."
별다른 일거리가 없는 미얀마 주민들은 중국인들에게 밀렵한 야생동물들을 내다 팔아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운 좋게 멧돼지나 사슴, 원숭이라도 한 마리 잡으면 6 개월 치 생활비를 너끈히 벌 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날마다 사냥을 나가고 , 허름한 산촌 마을엔 아녀자와 아이들만 남아 있습니다.
야생동물 밀렵뿐만 아니라 마구잡이 벌목도 큰 문젭니다. 미얀마 북부 접경지역 고산지대엔 그 많던 아름드리 거목들이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쓸만한 나무들은 모두 중국이나 태국 등지에 목재로 팔려 나갑니다. 울창한 밀림 숲속에서 날마다 아름드리 거목들이 이렇게 마구잡이로 베어 나갑니다. 수 년간 계속된 마구잡이 벌목과 개간으로 미얀마 북부 고산준령은 이렇게 잡풀만 무성한 민둥산이 됐습니다.
나무가 사라진 산등성이 곳곳엔 비만 오면 산사태가 나고 길이 끊깁니다. 제대로 된 복구 작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시골 주민들에게 밀렵과 벌목은 유일한 생계 수단인 셈입니다.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경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미얀마 군부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인터뷰> 스티븐 갈스터 : "이런 자연파괴 행위가 계속되는 것은 미얀마 정부가 이를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얀마 군부가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억압하며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를 자초하고 있는 사이, 서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 가면서 애꿎은 희귀동물을 비롯한 미얀마의 자연 생태계가 또 다른 제물이 되고 있습니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대한 군사정권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국제 사회의 제재가 더해지면서 미얀마 국민들이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절대 빈곤에 허덕이는 시골 주민들은 생계를 잇기 위해서 희귀 야생동물을 밀렵해 내다 팔거나, 마구잡이 벌목에 나서고 있는 데요. 생활고로 인한 이런 생태계, 환경 파괴의 책임도 결국 미얀마 군사 정권에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철민 특파원이 미얀마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미얀마와 중국 접경 도시 므앙라. 중국과의 야생동물 밀거래가 가장 성행하는 곳입니다. 야생동물 거래는 국제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외부와 고립된 미얀마는 국제법의 사각지댑니다.
평범해 보이는 재래시장 곳곳에서 야생동물들이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멧돼지 쓸개나 지네, 도마뱀, 거북이, 호랑이뼈 등 각종 야생동물 부산물들이 약재나 보신식품으로 중국인들에게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푸대자루에서 야생매 한 마리를 꺼내 보입니다. 철망 속엔 부엉이 세 마리가 겁에 질린 듯 움츠려 있습니다.
<녹취> 야생동물 상인 : "약초와 함께 끓여서 먹으면 머리가 맑아져요"
매나 부엉이는 침침해진 시력을 밝게 해 주는데 특효라며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보신식품입니다. 한쪽 구석엔 육중한 비단 구렁이 두 마리가 비좁은 철망 속에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생후 70 년쯤 됐다는 이 구렁이 한 마리 값은 약 18 만원 정도.. 미얀마 근로자들 1년 치 연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비단 구렁이 옆엔 코브라 3-40 여 마리가 얽혀 있습니다. 코브라는 중국인들에게 최고의 정력제로 꼽히는 보신식품입니다.
<녹취> 야생동물 상인 : "껍질을 벗은 지 얼마 안돼서 색깔이 좋습니다. 몸에 좋아요."
빨랫줄엔 살코기를 발라낸 원숭이 뼈가 앙상하게 걸려 있고 철창 속엔 일주일 전 붙잡힌 새끼 원숭이도 보입니다. 중국인들은 원숭이 골이나 고기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녹취> 야생동물 상인 : "원숭이는 8 백 위안, 즉 4천바트 (한화 12 만원) 입니다."
창고 안엔 산양 두개골과 살쾡이 가죽, 비단 구렁이뼈 등 팔고 남은 부산물들 천집니다.
생후 1년 된 이 원숭이는 10만원에 팔립니다. 미얀마 근로자들에게는 6개월치 월급에 맞먹습니다.
주변 중국인 상가엔 더 귀하고 비싼 것들이 많습니다. 호랑이 가죽과 표범 가죽 코끼리 어금니 등 거래가 금지된 품목들이 아주 비싸게 팔립니다. 무게가 20 kg 정도 되는 이 상아 한 쌍은 약 천 5백만 원.. 길이 3 m 가 넘는 이 호랑이 가죽은 약 6백만 원 정돕니다. 미얀마 근로자들에겐 말 그대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천문학적 액수입니다. 이 술은 호랑이뼈로 담근 술로 한 병에 15만원이지만 관절염과 신경통에 좋다며 중국인들이 즐겨 마십니다.
도심 중국인 식당에는 보신 식품을 맛보려는 중국인들이 언제나 넘쳐납니다.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허술하고, 가격이 싸기 때문에 하루 종일 문턱이 닳습니다.
식당 뒷산 후미진 곳에는 반달곰 사육장이 있습니다. 2 백 평이 넘는 가건물 안쪽엔 30 여 마리의 반달곰들이 철창속에 다닥다닥 갇혀 있습니다. 비좁은 철창 속에 꼼짝없이 갇혀있는 반달곰들은 날마다 한 차례씩 산 채로 쓸개즙을 뽑힙니다. 반달곰 복부에 날카로운 대롱을 꼽아 넣으면 검푸른 쓸개즙이 반 컵 정도 쏟아져 나옵니다. 중국인들에게 이 쓸개즙은 원기를 돋우는 최고의 약재로 꼽힙니다. 술이나 약재로 가공해서 약 십 만원 정도씩 팔고 있습니다.
<인터뷰> 스티븐 갈스터(야생동물 보호협회 방콕 지국장) : "버마(미얀마)의 야생동물이나 자연환경이 약탈당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더욱 황폐화되기 전에 즉각 중단돼야 합니다."
별다른 일거리가 없는 미얀마 주민들은 중국인들에게 밀렵한 야생동물들을 내다 팔아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운 좋게 멧돼지나 사슴, 원숭이라도 한 마리 잡으면 6 개월 치 생활비를 너끈히 벌 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날마다 사냥을 나가고 , 허름한 산촌 마을엔 아녀자와 아이들만 남아 있습니다.
야생동물 밀렵뿐만 아니라 마구잡이 벌목도 큰 문젭니다. 미얀마 북부 접경지역 고산지대엔 그 많던 아름드리 거목들이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쓸만한 나무들은 모두 중국이나 태국 등지에 목재로 팔려 나갑니다. 울창한 밀림 숲속에서 날마다 아름드리 거목들이 이렇게 마구잡이로 베어 나갑니다. 수 년간 계속된 마구잡이 벌목과 개간으로 미얀마 북부 고산준령은 이렇게 잡풀만 무성한 민둥산이 됐습니다.
나무가 사라진 산등성이 곳곳엔 비만 오면 산사태가 나고 길이 끊깁니다. 제대로 된 복구 작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시골 주민들에게 밀렵과 벌목은 유일한 생계 수단인 셈입니다.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경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미얀마 군부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인터뷰> 스티븐 갈스터 : "이런 자연파괴 행위가 계속되는 것은 미얀마 정부가 이를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얀마 군부가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억압하며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를 자초하고 있는 사이, 서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 가면서 애꿎은 희귀동물을 비롯한 미얀마의 자연 생태계가 또 다른 제물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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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야생동물 밀거래
-
- 입력 2007-12-02 08:16:25
<앵커 멘트>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대한 군사정권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국제 사회의 제재가 더해지면서 미얀마 국민들이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절대 빈곤에 허덕이는 시골 주민들은 생계를 잇기 위해서 희귀 야생동물을 밀렵해 내다 팔거나, 마구잡이 벌목에 나서고 있는 데요. 생활고로 인한 이런 생태계, 환경 파괴의 책임도 결국 미얀마 군사 정권에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철민 특파원이 미얀마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미얀마와 중국 접경 도시 므앙라. 중국과의 야생동물 밀거래가 가장 성행하는 곳입니다. 야생동물 거래는 국제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외부와 고립된 미얀마는 국제법의 사각지댑니다.
평범해 보이는 재래시장 곳곳에서 야생동물들이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멧돼지 쓸개나 지네, 도마뱀, 거북이, 호랑이뼈 등 각종 야생동물 부산물들이 약재나 보신식품으로 중국인들에게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푸대자루에서 야생매 한 마리를 꺼내 보입니다. 철망 속엔 부엉이 세 마리가 겁에 질린 듯 움츠려 있습니다.
<녹취> 야생동물 상인 : "약초와 함께 끓여서 먹으면 머리가 맑아져요"
매나 부엉이는 침침해진 시력을 밝게 해 주는데 특효라며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보신식품입니다. 한쪽 구석엔 육중한 비단 구렁이 두 마리가 비좁은 철망 속에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생후 70 년쯤 됐다는 이 구렁이 한 마리 값은 약 18 만원 정도.. 미얀마 근로자들 1년 치 연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비단 구렁이 옆엔 코브라 3-40 여 마리가 얽혀 있습니다. 코브라는 중국인들에게 최고의 정력제로 꼽히는 보신식품입니다.
<녹취> 야생동물 상인 : "껍질을 벗은 지 얼마 안돼서 색깔이 좋습니다. 몸에 좋아요."
빨랫줄엔 살코기를 발라낸 원숭이 뼈가 앙상하게 걸려 있고 철창 속엔 일주일 전 붙잡힌 새끼 원숭이도 보입니다. 중국인들은 원숭이 골이나 고기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녹취> 야생동물 상인 : "원숭이는 8 백 위안, 즉 4천바트 (한화 12 만원) 입니다."
창고 안엔 산양 두개골과 살쾡이 가죽, 비단 구렁이뼈 등 팔고 남은 부산물들 천집니다.
생후 1년 된 이 원숭이는 10만원에 팔립니다. 미얀마 근로자들에게는 6개월치 월급에 맞먹습니다.
주변 중국인 상가엔 더 귀하고 비싼 것들이 많습니다. 호랑이 가죽과 표범 가죽 코끼리 어금니 등 거래가 금지된 품목들이 아주 비싸게 팔립니다. 무게가 20 kg 정도 되는 이 상아 한 쌍은 약 천 5백만 원.. 길이 3 m 가 넘는 이 호랑이 가죽은 약 6백만 원 정돕니다. 미얀마 근로자들에겐 말 그대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천문학적 액수입니다. 이 술은 호랑이뼈로 담근 술로 한 병에 15만원이지만 관절염과 신경통에 좋다며 중국인들이 즐겨 마십니다.
도심 중국인 식당에는 보신 식품을 맛보려는 중국인들이 언제나 넘쳐납니다.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허술하고, 가격이 싸기 때문에 하루 종일 문턱이 닳습니다.
식당 뒷산 후미진 곳에는 반달곰 사육장이 있습니다. 2 백 평이 넘는 가건물 안쪽엔 30 여 마리의 반달곰들이 철창속에 다닥다닥 갇혀 있습니다. 비좁은 철창 속에 꼼짝없이 갇혀있는 반달곰들은 날마다 한 차례씩 산 채로 쓸개즙을 뽑힙니다. 반달곰 복부에 날카로운 대롱을 꼽아 넣으면 검푸른 쓸개즙이 반 컵 정도 쏟아져 나옵니다. 중국인들에게 이 쓸개즙은 원기를 돋우는 최고의 약재로 꼽힙니다. 술이나 약재로 가공해서 약 십 만원 정도씩 팔고 있습니다.
<인터뷰> 스티븐 갈스터(야생동물 보호협회 방콕 지국장) : "버마(미얀마)의 야생동물이나 자연환경이 약탈당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더욱 황폐화되기 전에 즉각 중단돼야 합니다."
별다른 일거리가 없는 미얀마 주민들은 중국인들에게 밀렵한 야생동물들을 내다 팔아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운 좋게 멧돼지나 사슴, 원숭이라도 한 마리 잡으면 6 개월 치 생활비를 너끈히 벌 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날마다 사냥을 나가고 , 허름한 산촌 마을엔 아녀자와 아이들만 남아 있습니다.
야생동물 밀렵뿐만 아니라 마구잡이 벌목도 큰 문젭니다. 미얀마 북부 접경지역 고산지대엔 그 많던 아름드리 거목들이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쓸만한 나무들은 모두 중국이나 태국 등지에 목재로 팔려 나갑니다. 울창한 밀림 숲속에서 날마다 아름드리 거목들이 이렇게 마구잡이로 베어 나갑니다. 수 년간 계속된 마구잡이 벌목과 개간으로 미얀마 북부 고산준령은 이렇게 잡풀만 무성한 민둥산이 됐습니다.
나무가 사라진 산등성이 곳곳엔 비만 오면 산사태가 나고 길이 끊깁니다. 제대로 된 복구 작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시골 주민들에게 밀렵과 벌목은 유일한 생계 수단인 셈입니다.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경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미얀마 군부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인터뷰> 스티븐 갈스터 : "이런 자연파괴 행위가 계속되는 것은 미얀마 정부가 이를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얀마 군부가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억압하며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를 자초하고 있는 사이, 서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 가면서 애꿎은 희귀동물을 비롯한 미얀마의 자연 생태계가 또 다른 제물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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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기자 kim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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