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천막 수업 “우리도 배우고 싶어요”

입력 2008.01.04 (22:09) 수정 2008.01.0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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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배움의 꿈을 갖고 장애인 야학에서 공부해오던 학생 수십여명이 추운 겨울에 길거리에서 천막을 치고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왜 거리로 내몰리게 된건지 김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애인 야학에서 6년 동안 공부해 온 이영애 씨.

오늘은 교실이 아닌 야외공원의 비닐천막으로 등교합니다.

한 장애인복지시설이 공간이 부족하다며 그동안 무료로 빌려주던 교실을 비워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영애(노들장애인야학 학생/43): "한글을 못 배웠었거든요. 조용필 콘서트를 보는데 그 자막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장애 학생들에게는 배움 그 이상의 의미 큰 장소였던 교실을 잃어버린 겁니다.

<인터뷰> 송보울(노들장애인야학 졸업생): "집에만 있어야 하는 중증 장애인에게 유일하게 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는 곳입니다."

장애인 가운데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자는 전체의 절반 가량인 45.2%.

그만큼 교실이 아쉬운 실정입니다.

이들은 지난해 통과된 '장애인 등에 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에 교육공간 무상 제공 등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명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경석(노들장애인야학 교장): "이번 법에도 (장애인도 똑같이 교육받아야 한다는) 정신이 담겨 있지만, 강제적인 규정이 없다면 그 법도 무용지물이 되고 말겁니다."

천막에서라도 공부를 멈출 수 없다는 이들.

장애인들은 그러나 공원 측으로부터도 천막을 철거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민(노들장애인야학 학생/43): "우리는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그냥 공부하고 싶을 뿐이에요.그게 큰 욕심을 아니잖아요."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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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울 천막 수업 “우리도 배우고 싶어요”
    • 입력 2008-01-04 21:32:16
    • 수정2008-01-04 22: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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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배움의 꿈을 갖고 장애인 야학에서 공부해오던 학생 수십여명이 추운 겨울에 길거리에서 천막을 치고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왜 거리로 내몰리게 된건지 김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애인 야학에서 6년 동안 공부해 온 이영애 씨. 오늘은 교실이 아닌 야외공원의 비닐천막으로 등교합니다. 한 장애인복지시설이 공간이 부족하다며 그동안 무료로 빌려주던 교실을 비워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영애(노들장애인야학 학생/43): "한글을 못 배웠었거든요. 조용필 콘서트를 보는데 그 자막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장애 학생들에게는 배움 그 이상의 의미 큰 장소였던 교실을 잃어버린 겁니다. <인터뷰> 송보울(노들장애인야학 졸업생): "집에만 있어야 하는 중증 장애인에게 유일하게 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는 곳입니다." 장애인 가운데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자는 전체의 절반 가량인 45.2%. 그만큼 교실이 아쉬운 실정입니다. 이들은 지난해 통과된 '장애인 등에 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에 교육공간 무상 제공 등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명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경석(노들장애인야학 교장): "이번 법에도 (장애인도 똑같이 교육받아야 한다는) 정신이 담겨 있지만, 강제적인 규정이 없다면 그 법도 무용지물이 되고 말겁니다." 천막에서라도 공부를 멈출 수 없다는 이들. 장애인들은 그러나 공원 측으로부터도 천막을 철거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민(노들장애인야학 학생/43): "우리는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그냥 공부하고 싶을 뿐이에요.그게 큰 욕심을 아니잖아요."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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