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현장] 그루지야, 험난한 민주화

입력 2008.01.16 (07:18) 수정 2008.01.1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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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구촌 현장! 오늘은 모스크바로 갑니다.

이춘구 특파원!

그루지야 야당이 지난 5일 치른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어 그루지야의 앞날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어떤 상황입니까?

<리포트>

그루지야 야당이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불복하며 진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13일에는 만 5천여명이 수도 트빌리시의 '장미혁명광장'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선거가 각종 부정으로 얼룩졌으며, 정부통제하의 TV 방송이 야당 후보를 공격하는 등 편파적으로 방송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야권 인사들과 지지자들은 결선 투표 실시를 정부측에 요구하면서 선거소송을 제기하고, 18일까지 집회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스에 망명을 신청한 오크루아시빌리 전 국방부장관도 수감된 프랑스 교도소에서 결선투표를 요구하며, 13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루지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종 개표결과,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이 53.47%로 재선이 확정됐고, 야당의 가체칠라드제 후보는 25.69%를 얻었다고 공식발표했습니다.

7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사카시빌리 전 대통령이 과반수를 어렵게 넘기며 당선된 것입니다.

장미혁명으로 부패정권을 축출한 뒤 2004년에 실시한 선거에서 96%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그루지야의 민주화가 진전됐다는 평가와 함께 사카시빌리 전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카시빌리 당선인은 20일 취임할 예정입니다.

사카시빌리 당선인과 가체칠라드제 후보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사카시빌리(그루지야 대통령 당선인) : “새 정부는 개혁정책을 계속할 것입니다. 지난 4년간 이룩한 것처럼 그루지야를 발전시켜나갈 것입니다”

<인터뷰> 가체칠라드제(야당 대선후보) : “야당은 저항운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정부의 압제에 대항해 야당 모두가 다른 방식으로 저항할 것입니다”

<질문 2> “야당의 반대 속에서 사카시빌리 당선인이 취임하게 될 경우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 어떻습니까?”

지지와 반대가 팽팽히 맞서는 만큼 당분간 그루지야의 정정이 불안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 정부의 대처 상황에 따라서는 이번 대선을 촉발시킨 지난해 11월 반정부 시위 사태와 같은 위기가 재현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사카시빌리 당선인은 일단 국민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판단해 민주적인 개혁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선 정치면에서 야당에 장관직을 제의하고, 유럽형 민주주의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옛 소련권 국가에서 한동안 민주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가 독재로 흐른다는 비판을 의식한 입장입니다.

경제면에서는 성장과 분배 정책을 함께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사카시빌리 당선인은 1차 임기 4년동안 10% 안팎의 고도성장을 이룩하고, 연평균 10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경험을 그대로 살리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하루에 백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한편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으로 연결되는 철도를 건설하는 등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의 중개역할을 치중할 방침입니다.

외교면에서는 이같은 지정학적 이점을 살려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실리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이번 투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받은 만큼 유럽연합 가입 등 친서방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옛 소련권 국가로서 아직도 러시아로 편중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노력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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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현장] 그루지야, 험난한 민주화
    • 입력 2008-01-16 06:37:02
    • 수정2008-01-16 07: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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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구촌 현장! 오늘은 모스크바로 갑니다. 이춘구 특파원! 그루지야 야당이 지난 5일 치른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어 그루지야의 앞날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어떤 상황입니까? <리포트> 그루지야 야당이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불복하며 진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13일에는 만 5천여명이 수도 트빌리시의 '장미혁명광장'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선거가 각종 부정으로 얼룩졌으며, 정부통제하의 TV 방송이 야당 후보를 공격하는 등 편파적으로 방송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야권 인사들과 지지자들은 결선 투표 실시를 정부측에 요구하면서 선거소송을 제기하고, 18일까지 집회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스에 망명을 신청한 오크루아시빌리 전 국방부장관도 수감된 프랑스 교도소에서 결선투표를 요구하며, 13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루지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종 개표결과,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이 53.47%로 재선이 확정됐고, 야당의 가체칠라드제 후보는 25.69%를 얻었다고 공식발표했습니다. 7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사카시빌리 전 대통령이 과반수를 어렵게 넘기며 당선된 것입니다. 장미혁명으로 부패정권을 축출한 뒤 2004년에 실시한 선거에서 96%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그루지야의 민주화가 진전됐다는 평가와 함께 사카시빌리 전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카시빌리 당선인은 20일 취임할 예정입니다. 사카시빌리 당선인과 가체칠라드제 후보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사카시빌리(그루지야 대통령 당선인) : “새 정부는 개혁정책을 계속할 것입니다. 지난 4년간 이룩한 것처럼 그루지야를 발전시켜나갈 것입니다” <인터뷰> 가체칠라드제(야당 대선후보) : “야당은 저항운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정부의 압제에 대항해 야당 모두가 다른 방식으로 저항할 것입니다” <질문 2> “야당의 반대 속에서 사카시빌리 당선인이 취임하게 될 경우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 어떻습니까?” 지지와 반대가 팽팽히 맞서는 만큼 당분간 그루지야의 정정이 불안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 정부의 대처 상황에 따라서는 이번 대선을 촉발시킨 지난해 11월 반정부 시위 사태와 같은 위기가 재현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사카시빌리 당선인은 일단 국민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판단해 민주적인 개혁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선 정치면에서 야당에 장관직을 제의하고, 유럽형 민주주의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옛 소련권 국가에서 한동안 민주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가 독재로 흐른다는 비판을 의식한 입장입니다. 경제면에서는 성장과 분배 정책을 함께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사카시빌리 당선인은 1차 임기 4년동안 10% 안팎의 고도성장을 이룩하고, 연평균 10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경험을 그대로 살리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하루에 백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한편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으로 연결되는 철도를 건설하는 등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의 중개역할을 치중할 방침입니다. 외교면에서는 이같은 지정학적 이점을 살려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실리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이번 투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받은 만큼 유럽연합 가입 등 친서방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옛 소련권 국가로서 아직도 러시아로 편중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노력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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