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설 자리 잃은 재래시장…특성화가 살 길

입력 2008.02.06 (22: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재래시장은 이제 명절에나 반짝 경기를 기대할만큼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살려야 할까요?
외국의 재래시장을 돌아본 최현서 기자는 특성화가 살 길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강릉 도심에 위치한 25년 전통의 서부시장, 지난해말, 14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했지만 여전히 찾는 손님이 없습니다.

문을 연 점포는 180개 가운데 50여 곳 뿐입니다.

<인터뷰> 함영랑(서부시장 입주 상인) : "옛날 구시장 있을 때는 잘됐는 데 이거 지어놓은 다음부터는 안돼요.안돼요"

국내 대부분의 재래시장이 이렇게 인근 대형마트에 손님을 빼앗기다 못해 이제는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파리 시내에만 백여 개, 전국에 7천 여 개의 재래시장이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인 무푸타르 시장은 식품 전문시장으로, 생투앙 벼룩시장은 골동품과 소품시장으로 특화하는 등 각 시장 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습니다.

<인터뷰> 에르발(파리 주민) : "20년 전에 이 구역으로 이사왔는 데, 시장의 상품의 질에 만족해서 자주 오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 템즈강 인근에 위치한 코벤트 가든은 수공예품만을 파는 전문 시장으로 차별화했습니다.

게다가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연간 4천 5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됐습니다.

<인터뷰> 알렉스 카발린 : "우리는 독특한 제품을 고집합니다.손으로 만든 제품이어야하고 다른 가게에서는 살 수 없는 제품이어야 합니다."

국내에서도 성공한 시장은 특성화 전략이 돋보입니다.

전통 재래시장에 관광을 접목시킨 강원도의 정선 5일장, 한 해 13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80억 원의 소득 창출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수원 지동시장은 순대 특화시장으로, 서울 방학동 도깨비 시장은 반짝 세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해, 대형 유통업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극렬(수원시 상인 연합회장) : "대형매장이 갖지 않은 틈새시장을 재래시장이 가져야지만 경쟁력도 있고 손색이 없다"

수산물 전문 시장으로 특화한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은 상인들이 직접 신상품을 개발하고 야간 상인대학도 열어 스스로 변화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판섭(주문진수산시장 상인회장) : "상인대학 통해 마케팅을 어떻게 하는 것이 소득을 낼 수 있느냐 연구하고 바뀌어 가고 있다"

재래시장 육성 특별법을 통해 지난 2004년부터 전국 630개 시장에 투입된 현대화 시설 예산은 7천 350억 원, 하지만 시장의 절반 이상은 계속 매출액이 줄고 있습니다.

대부분 겉모습을 고치는 데 돈을 쓰고 재래시장 고유의 특색을 살리는 일은 등한시 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종국(중소기업청) :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변해야만 합니다. 서비스도 개선하고 품질도 높이고."

전국의 재래시장은 천 660 여 개, 시장 고유의 특성을 살린 생존 전략과 상인 스스로의 변화 노력이 앞으로 재래시장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현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설 자리 잃은 재래시장…특성화가 살 길
    • 입력 2008-02-06 21:08:58
    뉴스 9
<앵커 멘트> 재래시장은 이제 명절에나 반짝 경기를 기대할만큼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살려야 할까요? 외국의 재래시장을 돌아본 최현서 기자는 특성화가 살 길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강릉 도심에 위치한 25년 전통의 서부시장, 지난해말, 14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했지만 여전히 찾는 손님이 없습니다. 문을 연 점포는 180개 가운데 50여 곳 뿐입니다. <인터뷰> 함영랑(서부시장 입주 상인) : "옛날 구시장 있을 때는 잘됐는 데 이거 지어놓은 다음부터는 안돼요.안돼요" 국내 대부분의 재래시장이 이렇게 인근 대형마트에 손님을 빼앗기다 못해 이제는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파리 시내에만 백여 개, 전국에 7천 여 개의 재래시장이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인 무푸타르 시장은 식품 전문시장으로, 생투앙 벼룩시장은 골동품과 소품시장으로 특화하는 등 각 시장 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습니다. <인터뷰> 에르발(파리 주민) : "20년 전에 이 구역으로 이사왔는 데, 시장의 상품의 질에 만족해서 자주 오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 템즈강 인근에 위치한 코벤트 가든은 수공예품만을 파는 전문 시장으로 차별화했습니다. 게다가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연간 4천 5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됐습니다. <인터뷰> 알렉스 카발린 : "우리는 독특한 제품을 고집합니다.손으로 만든 제품이어야하고 다른 가게에서는 살 수 없는 제품이어야 합니다." 국내에서도 성공한 시장은 특성화 전략이 돋보입니다. 전통 재래시장에 관광을 접목시킨 강원도의 정선 5일장, 한 해 13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80억 원의 소득 창출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수원 지동시장은 순대 특화시장으로, 서울 방학동 도깨비 시장은 반짝 세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해, 대형 유통업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극렬(수원시 상인 연합회장) : "대형매장이 갖지 않은 틈새시장을 재래시장이 가져야지만 경쟁력도 있고 손색이 없다" 수산물 전문 시장으로 특화한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은 상인들이 직접 신상품을 개발하고 야간 상인대학도 열어 스스로 변화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판섭(주문진수산시장 상인회장) : "상인대학 통해 마케팅을 어떻게 하는 것이 소득을 낼 수 있느냐 연구하고 바뀌어 가고 있다" 재래시장 육성 특별법을 통해 지난 2004년부터 전국 630개 시장에 투입된 현대화 시설 예산은 7천 350억 원, 하지만 시장의 절반 이상은 계속 매출액이 줄고 있습니다. 대부분 겉모습을 고치는 데 돈을 쓰고 재래시장 고유의 특색을 살리는 일은 등한시 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종국(중소기업청) :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변해야만 합니다. 서비스도 개선하고 품질도 높이고." 전국의 재래시장은 천 660 여 개, 시장 고유의 특성을 살린 생존 전략과 상인 스스로의 변화 노력이 앞으로 재래시장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현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