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메모] 라면·과자 값 잇따라 인상

입력 2008.02.1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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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제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라면과 과자값이 또 오릅니다.

우유와 주스 등 식음료 값도 잇따라 오르고 있어 '농산물 발(發) 물가급등' 이른바 '애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경제과학팀 임승창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요즘 장보기 두렵다는 말이 실감나는데요, 라면값은 언제부터 오르죠?

<답변>

네, 농심이 내일부터 라면과 과자류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씩 올리기로 했습니다.

지난 연말에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어느 정도 예고됐던 일이긴 한데, 최근 물가 오름세 때문에 시기를 저울질한 끝에 어제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라면은 650원에서 750원으로 15.4%, 새우깡은 700원에서 800원으로 14.3%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롯데칠성음료도 내일부터 탄산음료와 주스 등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7% 정도 인상할 예정이고, 해태음료도 다음달까지 주스 값을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그동안 우유값도 올랐고, 가공유 제품도 가격 인상이 예고돼 있는 상황이어서 서민들의 부담 더 커지게 됐습니다.

<질문>

업체들이 이렇게 가격을 올리는 이유, 원가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올랐습니까?

<답변>

오르긴 좀 많이 올랐습니다.

먼저 국제 밀 가격은 지난 1년 새 250%나 뛰었습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일단 물량 확보고 쉽지 않은 게 더 큰 문젭니다.

밀가루 업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박양진(밀가루업체 차장) : "공급업체조차도 현지에서 물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 수가 제한적이다 보니까, 상당히 많은 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웃돈을 줘야만 그나마도 부족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긴데요, 사료 원료로 쓰이는 옥수수는 사정이 더 좋지 않습니다.

지난 7년 새 가격이 4배로 급등했는데요, 옥수수를 확보하지 못한 일부 민간 업체들은 사료 공급을 제한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사료값이 지난해 40%가량 오르면서 축산농가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럼 이렇게 국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 뭔가요?

<답변>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대체 연료인 바이오 연료 개발 붐입니다.

그동안 식용이나 사료용으로만 쓰이던 옥수수와 콩 등이 바이오 연료 재료로 쓰이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고요.

또 밀은 옥수수 등에 밀려 경작 면적이 준데다 호주의 경우 기상 이변이 겹쳐 작황이 평년의 3분의 2에 그치는 등 국제적으로 곡물 재고량이 크게 줄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공급은 그다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는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국제 전망 기관들 역시 앞으로 10년 동안 이미 오른 곡물 가격이 더 올랐으면 올랐지 내릴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질문>

앞으로도 그렇다면 우리도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답변>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8% 정도로 낮은데, 그나마도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이 5%에 미치지 못하거든요, 그만큼 해외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고, 국제 곡물가격 변동에 휘둘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이 국내 사료가격 등에 직결되지 않도록 안정 기금 등을 조성하고 조기 경보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병률 : "가격이 폭등하거나 수급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국가에서 완충 비축제라고 해서 물량을 국제적으로 확보해서 민간한테 제공해주는 그런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이른바 애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석유에 이어 곡물 자원이 무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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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메모] 라면·과자 값 잇따라 인상
    • 입력 2008-02-19 06:15:08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국제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라면과 과자값이 또 오릅니다. 우유와 주스 등 식음료 값도 잇따라 오르고 있어 '농산물 발(發) 물가급등' 이른바 '애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경제과학팀 임승창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요즘 장보기 두렵다는 말이 실감나는데요, 라면값은 언제부터 오르죠? <답변> 네, 농심이 내일부터 라면과 과자류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씩 올리기로 했습니다. 지난 연말에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어느 정도 예고됐던 일이긴 한데, 최근 물가 오름세 때문에 시기를 저울질한 끝에 어제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라면은 650원에서 750원으로 15.4%, 새우깡은 700원에서 800원으로 14.3%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롯데칠성음료도 내일부터 탄산음료와 주스 등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7% 정도 인상할 예정이고, 해태음료도 다음달까지 주스 값을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그동안 우유값도 올랐고, 가공유 제품도 가격 인상이 예고돼 있는 상황이어서 서민들의 부담 더 커지게 됐습니다. <질문> 업체들이 이렇게 가격을 올리는 이유, 원가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올랐습니까? <답변> 오르긴 좀 많이 올랐습니다. 먼저 국제 밀 가격은 지난 1년 새 250%나 뛰었습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일단 물량 확보고 쉽지 않은 게 더 큰 문젭니다. 밀가루 업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박양진(밀가루업체 차장) : "공급업체조차도 현지에서 물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 수가 제한적이다 보니까, 상당히 많은 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웃돈을 줘야만 그나마도 부족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긴데요, 사료 원료로 쓰이는 옥수수는 사정이 더 좋지 않습니다. 지난 7년 새 가격이 4배로 급등했는데요, 옥수수를 확보하지 못한 일부 민간 업체들은 사료 공급을 제한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사료값이 지난해 40%가량 오르면서 축산농가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럼 이렇게 국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 뭔가요? <답변>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대체 연료인 바이오 연료 개발 붐입니다. 그동안 식용이나 사료용으로만 쓰이던 옥수수와 콩 등이 바이오 연료 재료로 쓰이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고요. 또 밀은 옥수수 등에 밀려 경작 면적이 준데다 호주의 경우 기상 이변이 겹쳐 작황이 평년의 3분의 2에 그치는 등 국제적으로 곡물 재고량이 크게 줄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공급은 그다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는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국제 전망 기관들 역시 앞으로 10년 동안 이미 오른 곡물 가격이 더 올랐으면 올랐지 내릴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질문> 앞으로도 그렇다면 우리도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답변>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8% 정도로 낮은데, 그나마도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이 5%에 미치지 못하거든요, 그만큼 해외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고, 국제 곡물가격 변동에 휘둘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이 국내 사료가격 등에 직결되지 않도록 안정 기금 등을 조성하고 조기 경보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병률 : "가격이 폭등하거나 수급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국가에서 완충 비축제라고 해서 물량을 국제적으로 확보해서 민간한테 제공해주는 그런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이른바 애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석유에 이어 곡물 자원이 무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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