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도시 얼굴 바꾸기

입력 2008.03.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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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표 해설위원]

서울시가 도심의 시각 공해인 무질서한 간판을 깔끔하게 바꾸어 품격 높은 디자인 수도로 거듭 날 것을 선언했습니다. 무분별한 불법 옥외 광고물을 과감히 정리 정돈하겠다는 겁니다.
서울시가 내놓은 옥외 광고물 가이드라인을 보면 앞으로 서울시내 4차선 이상 주요 거리에는 한 업소에 한 개의 간판만 허용됩니다. 단독 지주 형 간판은 설치할 수 없습니다. 네온사인 간판도 상업지역이나 관광 특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금지됩니다. 간판의 크기와 수량, 표시 내용 등이 권역별로 분류돼 지역 특성에 맞는 광고물을 설치토록 유도한다는 겁니다.
서울시는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다음 달 1일부터 뉴 타운 등 개발지역과 신축 건물부터 시행하고 이미 설치된 광고물은 단계적으로 적용할 방침입니다. ‘도시의 얼굴’로 불리는 거리의 간판이 주변 건축물과의 조화 속에 설치돼 도시 경관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문제는 광고주 협회 등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업계는 광고물 정비에 원칙적으론 동의 하지만 이는 상인들의 영업환경을 악화 시키고 소비자의 정보를 제한한다고 주장합니다. 지금의 불법 간판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계획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질서한 간판을 정비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서울시의 ‘디자인 프로젝트’ 는 서울시 뿐 아니라 각 지방 자치단체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셉니다. 경쟁력 있는 선진 도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옥외 광고물의 정비 개선은 필수적입니다. 지나친 간판 수와 글자 수, 과다한 크기와 자극적인 색상을 정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의 간판은 규격이나 위치 등 지킬 것은 지키면서 개성을 표현하는 ‘통일성 속의 다양성’ 을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도시도 나름대로의 전통미와 지역, 업종의 특색을 살릴 간판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를테면 종로구 인사동과 강남구 압구정동 거리의 간판 규격과 색채를 획일적이 아니라 다양하게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울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업계의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간판은 도시의 얼굴이자 문화의 단면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해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됐습니다. 보다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미래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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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도시 얼굴 바꾸기
    • 입력 2008-03-17 06:16:00
    뉴스광장 1부
[홍유표 해설위원] 서울시가 도심의 시각 공해인 무질서한 간판을 깔끔하게 바꾸어 품격 높은 디자인 수도로 거듭 날 것을 선언했습니다. 무분별한 불법 옥외 광고물을 과감히 정리 정돈하겠다는 겁니다. 서울시가 내놓은 옥외 광고물 가이드라인을 보면 앞으로 서울시내 4차선 이상 주요 거리에는 한 업소에 한 개의 간판만 허용됩니다. 단독 지주 형 간판은 설치할 수 없습니다. 네온사인 간판도 상업지역이나 관광 특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금지됩니다. 간판의 크기와 수량, 표시 내용 등이 권역별로 분류돼 지역 특성에 맞는 광고물을 설치토록 유도한다는 겁니다. 서울시는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다음 달 1일부터 뉴 타운 등 개발지역과 신축 건물부터 시행하고 이미 설치된 광고물은 단계적으로 적용할 방침입니다. ‘도시의 얼굴’로 불리는 거리의 간판이 주변 건축물과의 조화 속에 설치돼 도시 경관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문제는 광고주 협회 등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업계는 광고물 정비에 원칙적으론 동의 하지만 이는 상인들의 영업환경을 악화 시키고 소비자의 정보를 제한한다고 주장합니다. 지금의 불법 간판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계획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질서한 간판을 정비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서울시의 ‘디자인 프로젝트’ 는 서울시 뿐 아니라 각 지방 자치단체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셉니다. 경쟁력 있는 선진 도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옥외 광고물의 정비 개선은 필수적입니다. 지나친 간판 수와 글자 수, 과다한 크기와 자극적인 색상을 정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의 간판은 규격이나 위치 등 지킬 것은 지키면서 개성을 표현하는 ‘통일성 속의 다양성’ 을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도시도 나름대로의 전통미와 지역, 업종의 특색을 살릴 간판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를테면 종로구 인사동과 강남구 압구정동 거리의 간판 규격과 색채를 획일적이 아니라 다양하게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울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업계의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간판은 도시의 얼굴이자 문화의 단면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해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됐습니다. 보다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미래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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