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해도 ‘시큰둥’…주민들 ‘초비상’

입력 2008.04.01 (22:03) 수정 2008.04.0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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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취재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일부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앵커 멘트>

그런데 우리 사회에 이런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이번 일산 사건을 계기로, 성추행·납치미수 사건을 신고했지만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류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9일과 28일, 이 동네 초등학생 2명이 잇따라 납치될 뻔 했습니다.

주민들은 자녀걱정으로 공황상태에 빠져있습니다.

<인터뷰>변애련(화곡본동):"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아이를 데리러 나왔다."

하지만 정작 동네 치안을 담당하는 관할 지구대 대장은, 어제까지도 이런 신고가 두 건이나 접수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처음 신고를 받은 경찰이 대수롭지 않게 여긴 탓입니다.

<녹취>경찰관계자:"어떤 아저씨한테 얻어맞은 건 있는데, 학원 가는 시간에 순찰 돌아달라고 부탁한다고 그 얘기만 했대요."

피해 아동 부모들의 경찰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합니다.

서울 공릉동에도 한 달여 가까이 늘어진 수사가 있습니다.

<현장음> "아주머니 112에 신고를 하세요! 이 사람이 칼을 딱 뽑아드는 거야.."

한 20대 남성이 여중생을 성추행하려다 들키자 경비원에게 흉기를 휘둘러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히고 달아난 것.

CCTV에는 용의자의 모습이 그대로 찍혀 있지만 수사는 거의 진전이 없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물론 뭐 잡기야 잡겠지 뭐 못잡겠어요? 근방에 있는 놈이겠죠..."

용의자 인상착의가 찍힌 전단지를 언제 뿌렸는지 경찰에게 물어보자,

<녹취>"(이거 오늘 나온거죠?) 아니예요. 아니예요. 그럼요. 어제 보여준거예요."

하지만 해당 아파트 경비원의 얘기는 다릅니다.

<녹취> 경비원 (목격자/음성변조):"전단지 말하는 거죠? 오늘 붙였다니 까요? 근데 그거 어떻게 알았어요?"

잠원동의 한 아파트에는 지난달 5일 이후 성범죄에 대한 경고문까지 나붙었습니다.

9층에 사는 직장인 여성을 한 남성이 옥상으로 끌고가려 한 것입니다.

<인터뷰> 경비원:"내리려고 하는데 칼을 들이 대더래요. 소리치면 죽인다고..."

저녁 8시도 안 된 시간에, 성폭행 미수 사건이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지자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습니다.

<인터뷰> 주민:"8시에서 10시 사이에는 마중을 안나가거든요. 그런데 그 때 너무 놀래가지고 집에 온다 그러면 무조건 대낮에도 데리러 나가요."

이번 한달 사이 서울에서 알려진 사건만도 벌써 4건.

또 얼마나 많은 어린이와 여성들이 경찰의 무관심과 늑장수사에 고통받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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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해도 ‘시큰둥’…주민들 ‘초비상’
    • 입력 2008-04-01 21:01:18
    • 수정2008-04-01 23: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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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취재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일부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앵커 멘트> 그런데 우리 사회에 이런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이번 일산 사건을 계기로, 성추행·납치미수 사건을 신고했지만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류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9일과 28일, 이 동네 초등학생 2명이 잇따라 납치될 뻔 했습니다. 주민들은 자녀걱정으로 공황상태에 빠져있습니다. <인터뷰>변애련(화곡본동):"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아이를 데리러 나왔다." 하지만 정작 동네 치안을 담당하는 관할 지구대 대장은, 어제까지도 이런 신고가 두 건이나 접수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처음 신고를 받은 경찰이 대수롭지 않게 여긴 탓입니다. <녹취>경찰관계자:"어떤 아저씨한테 얻어맞은 건 있는데, 학원 가는 시간에 순찰 돌아달라고 부탁한다고 그 얘기만 했대요." 피해 아동 부모들의 경찰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합니다. 서울 공릉동에도 한 달여 가까이 늘어진 수사가 있습니다. <현장음> "아주머니 112에 신고를 하세요! 이 사람이 칼을 딱 뽑아드는 거야.." 한 20대 남성이 여중생을 성추행하려다 들키자 경비원에게 흉기를 휘둘러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히고 달아난 것. CCTV에는 용의자의 모습이 그대로 찍혀 있지만 수사는 거의 진전이 없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물론 뭐 잡기야 잡겠지 뭐 못잡겠어요? 근방에 있는 놈이겠죠..." 용의자 인상착의가 찍힌 전단지를 언제 뿌렸는지 경찰에게 물어보자, <녹취>"(이거 오늘 나온거죠?) 아니예요. 아니예요. 그럼요. 어제 보여준거예요." 하지만 해당 아파트 경비원의 얘기는 다릅니다. <녹취> 경비원 (목격자/음성변조):"전단지 말하는 거죠? 오늘 붙였다니 까요? 근데 그거 어떻게 알았어요?" 잠원동의 한 아파트에는 지난달 5일 이후 성범죄에 대한 경고문까지 나붙었습니다. 9층에 사는 직장인 여성을 한 남성이 옥상으로 끌고가려 한 것입니다. <인터뷰> 경비원:"내리려고 하는데 칼을 들이 대더래요. 소리치면 죽인다고..." 저녁 8시도 안 된 시간에, 성폭행 미수 사건이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지자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습니다. <인터뷰> 주민:"8시에서 10시 사이에는 마중을 안나가거든요. 그런데 그 때 너무 놀래가지고 집에 온다 그러면 무조건 대낮에도 데리러 나가요." 이번 한달 사이 서울에서 알려진 사건만도 벌써 4건. 또 얼마나 많은 어린이와 여성들이 경찰의 무관심과 늑장수사에 고통받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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