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어린이 성범죄, 전문 인력 ‘태부족’

입력 2008.04.03 (22:16) 수정 2008.04.0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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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일부 영상을 교체했습니다.


<앵커 멘트>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범죄와 강력사건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연일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전문 인력이 모자라고 시스템도 허술해 대책이 겉돌고 있습니다.

은준수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달도 안돼 잇따르고 있는 어린이 성범죄.

수사 과정 곳곳에서 헛점이 드러나자 경찰 수뇌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단순 폭력 사건이라도 어린이 등이 대상이면 노련한 수사 경찰이 112 신고를 받은 뒤 현장에 출동한다는 내용입니다.

지도부 결정을 두고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수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혜진, 예슬양 살인 사건을 담당했던 안양 경찰서 전체 인력은 630명 정도.

이 가운데 강력팀 형사를 포함한 수사 인력은 20% 수준인 130 명 뿐입니다 어린이 성범죄 등의 전담기구는 별도로 없습니다.

<녹취> 김OO(현직 경찰관): "실제로 수사를 해야 할 대상자가 과연 몇 명이냐 이거는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형사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맞는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어린이 성범죄에 대한 전문 수사 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6년 용산 어린이 성폭행 살인 사건 이후 전국에서 아동 성폭력 전담 조사관 제도가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인력은 여경 250여 명 뿐입니다.

고도의 수사능력이 요구되는 아동 범죄 수사에는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임준태(동국대 교수): "기존 수사 부서에서 근무했던 사람, 여자 경찰관을 대상으로 업무를 담당시킨다. 하지만 수사 능력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전문성 길러지는 것이 나니기 때문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성폭력 범죄 신고율은 고작 6% 정도.

조사가 시작돼봐야 기소율은 40% 정도에 불과하고, 이가운데 실형을 받은 비율도 절반 정도에 그칩니다.

<인터뷰> 표창원(경찰대 교수): "아동 진술 신빙성 확보하는 수사 기법이나 신뢰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유죄 판결로 이어지는 확률도 떨어지고, 판사도 높은 형량내리기 어렵다."

어린이 대상 성범죄가 되풀이 될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정책들.

하지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되지 못해 범죄와 대책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은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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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어린이 성범죄, 전문 인력 ‘태부족’
    • 입력 2008-04-03 21:14:19
    • 수정2008-04-04 1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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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일부 영상을 교체했습니다.
<앵커 멘트>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범죄와 강력사건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연일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전문 인력이 모자라고 시스템도 허술해 대책이 겉돌고 있습니다. 은준수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달도 안돼 잇따르고 있는 어린이 성범죄. 수사 과정 곳곳에서 헛점이 드러나자 경찰 수뇌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단순 폭력 사건이라도 어린이 등이 대상이면 노련한 수사 경찰이 112 신고를 받은 뒤 현장에 출동한다는 내용입니다. 지도부 결정을 두고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수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혜진, 예슬양 살인 사건을 담당했던 안양 경찰서 전체 인력은 630명 정도. 이 가운데 강력팀 형사를 포함한 수사 인력은 20% 수준인 130 명 뿐입니다 어린이 성범죄 등의 전담기구는 별도로 없습니다. <녹취> 김OO(현직 경찰관): "실제로 수사를 해야 할 대상자가 과연 몇 명이냐 이거는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형사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맞는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어린이 성범죄에 대한 전문 수사 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6년 용산 어린이 성폭행 살인 사건 이후 전국에서 아동 성폭력 전담 조사관 제도가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인력은 여경 250여 명 뿐입니다. 고도의 수사능력이 요구되는 아동 범죄 수사에는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임준태(동국대 교수): "기존 수사 부서에서 근무했던 사람, 여자 경찰관을 대상으로 업무를 담당시킨다. 하지만 수사 능력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전문성 길러지는 것이 나니기 때문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성폭력 범죄 신고율은 고작 6% 정도. 조사가 시작돼봐야 기소율은 40% 정도에 불과하고, 이가운데 실형을 받은 비율도 절반 정도에 그칩니다. <인터뷰> 표창원(경찰대 교수): "아동 진술 신빙성 확보하는 수사 기법이나 신뢰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유죄 판결로 이어지는 확률도 떨어지고, 판사도 높은 형량내리기 어렵다." 어린이 대상 성범죄가 되풀이 될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정책들. 하지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되지 못해 범죄와 대책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은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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