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장묘문화 대안 ‘자연장’…한국형 모델 시급

입력 2008.04.0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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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장례를 치를때 분묘 대신 잔디나 화초를 활용하는 자연장 알고 계십니까?

최근 새로운 장묘문화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김현경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충북 제천에 있는 정신 지체 장애인들의 집입니다.

이곳에서 세상을 떠난 장애인 2명의 유골이 화장돼 잔디 정원에 묻혔습니다.

정원형 수목장, 이른바 자연장입니다.

<인터뷰> 이동훈(제천 살레시오의 집 원장): "나무의 생명과 인간의 생명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자연장은 기존 수목장 개념을 확대해 분묘 대신 나무는 물론, 꽃과 잔디에까지 화장한 유골을 묻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자연장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하고 서울과 광주, 인천과 수원에 6만 구를 수용할 시범 단지를 조성중입니다.

자연장에는 작은 공원형태의 땅에 잔디가 가득 심어집니다.

그리고 가로 30, 세로 30센티미터 가량의 구멍을 뚫어 화장한 유골을 묻고 잔디를 메웁니다.

3.3제곱미터, 1평에 수십 구의 화장한 유골을 묻을 수 있어 분묘나 납골묘보다 10배 이상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구역마다 명패를 달아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경우에 따라선 꽃도 심을 예정입니다.

<인터뷰> 이상인(보건복지가족부 노인지원과장): "올해 안에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내년에는 10개 지자체로 확대할 예정..."

영국과 스웨덴, 독일에서는 이미 활성화돼 있는 문화로 도심 곳곳에 장미 정원 형태의 추모공원이 들어서 주민 휴식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화장률은 56.5%, 몇 년 전부터 매장률을 앞지르기 시작해 일단 공감대는 형성된 셈입니다.

현재 전국의 분묘는 약 2천만기에 달합니다. 해마다 여의도 면적만큼의 땅이 묘지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자연장 제도를 미룰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넘어야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자연장 사업이 활성화되려면 충분한 화장 시설이 필요하지만 상당수 화장 시설이 적정 처리 건수를 초과해 포화상탭니다.

<인터뷰> 손보영(서울시립 승화원 운영담당): "당일은 물론 다음날까지 예약이 꽉 차있는 상황이고 아침 7시 반부터 밤 8시반까지 풀로 운영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화장시설 확충은 늘 지역 이기주의에 가로막혀 제자리입니다.

또 한국형 자연장 모델의 개발도 시급합니다.

<인터뷰> 안우환(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하나의 제사의 개념이고 외국의 경우에는 하나에 추모 개념입니다. 그런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한국형의 맞는 표준형을 만들어야 됩니다. 그래야만 우리 자연장이 발전할 수 있겠습니다."

전 국토가 묘지화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 누구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순리를 되새긴다면 자연장은 장묘 문화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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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장묘문화 대안 ‘자연장’…한국형 모델 시급
    • 입력 2008-04-03 21:27:30
    뉴스 9
<앵커 멘트> 장례를 치를때 분묘 대신 잔디나 화초를 활용하는 자연장 알고 계십니까? 최근 새로운 장묘문화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김현경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충북 제천에 있는 정신 지체 장애인들의 집입니다. 이곳에서 세상을 떠난 장애인 2명의 유골이 화장돼 잔디 정원에 묻혔습니다. 정원형 수목장, 이른바 자연장입니다. <인터뷰> 이동훈(제천 살레시오의 집 원장): "나무의 생명과 인간의 생명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자연장은 기존 수목장 개념을 확대해 분묘 대신 나무는 물론, 꽃과 잔디에까지 화장한 유골을 묻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자연장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하고 서울과 광주, 인천과 수원에 6만 구를 수용할 시범 단지를 조성중입니다. 자연장에는 작은 공원형태의 땅에 잔디가 가득 심어집니다. 그리고 가로 30, 세로 30센티미터 가량의 구멍을 뚫어 화장한 유골을 묻고 잔디를 메웁니다. 3.3제곱미터, 1평에 수십 구의 화장한 유골을 묻을 수 있어 분묘나 납골묘보다 10배 이상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구역마다 명패를 달아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경우에 따라선 꽃도 심을 예정입니다. <인터뷰> 이상인(보건복지가족부 노인지원과장): "올해 안에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내년에는 10개 지자체로 확대할 예정..." 영국과 스웨덴, 독일에서는 이미 활성화돼 있는 문화로 도심 곳곳에 장미 정원 형태의 추모공원이 들어서 주민 휴식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화장률은 56.5%, 몇 년 전부터 매장률을 앞지르기 시작해 일단 공감대는 형성된 셈입니다. 현재 전국의 분묘는 약 2천만기에 달합니다. 해마다 여의도 면적만큼의 땅이 묘지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자연장 제도를 미룰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넘어야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자연장 사업이 활성화되려면 충분한 화장 시설이 필요하지만 상당수 화장 시설이 적정 처리 건수를 초과해 포화상탭니다. <인터뷰> 손보영(서울시립 승화원 운영담당): "당일은 물론 다음날까지 예약이 꽉 차있는 상황이고 아침 7시 반부터 밤 8시반까지 풀로 운영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화장시설 확충은 늘 지역 이기주의에 가로막혀 제자리입니다. 또 한국형 자연장 모델의 개발도 시급합니다. <인터뷰> 안우환(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하나의 제사의 개념이고 외국의 경우에는 하나에 추모 개념입니다. 그런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한국형의 맞는 표준형을 만들어야 됩니다. 그래야만 우리 자연장이 발전할 수 있겠습니다." 전 국토가 묘지화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 누구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순리를 되새긴다면 자연장은 장묘 문화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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