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이 대통령의 ‘다짐’

입력 2008.05.23 (07:07) 수정 2008.05.2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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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새 정부가 출범한지 석 달도 안 됐는데 나라 걱정하는 소리가 가득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고유가에 원자재 값 급등으로 대내외 경제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쇠고기 협상 후유증이 깊어 민심마저 갈려 있습니다. 급기야 경제 활로로 기대해온 한미 FTA 비준마저 이번 국회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어제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담화는 이에 대한 절박한 인식을 담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협상결과에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도 부족했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세도 부족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정권 초기 부진한 상황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새 출발을 다짐하면서 국민단합을 호소했습니다.

이제 이 대통령의 다짐은 실천으로 뒷받침 돼야 합니다. 그 실천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로 나올지 어떤 변화로 나타날지 주목됩니다. 나아가 그런 조치들은 국민의 뜻을 반영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이 대통령은 소통에 문제가 있었고 더욱 낮은 자세로 다가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소통은 국민과의 소통이요 야당과 반대자들에 대한 소통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담화가 나오자 마자 야당은 일제히 부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안하느니만 못한 담화였으며 진정성이 없고 울며 겨자먹기식 사과 표명이라고 폄훼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인식의 차이가 현격한 야당과 반대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지난한 작업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정치이고 국가경영 입니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온 나라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때는 지났습니다.

이해관계나 입장차이가 다른 상대편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면서 내 생각을 조정해 나가지 않으면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가기도 힘들게 돼 있습니다.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한 이유이고 역지사지의 도량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이 점에 있어선 야당도 예외가 아닙니다. 몇 달 전 여당시절엔 지금의 여당과 같은 입장에서 보았던 FTA 비준을 이제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반대 한다면 그도 책임있는 야당의 모습은 아닙니다. 여야를 떠나서 정치인이라면 때론 여론도 극복하고 이끌어 나갈 줄 아는 식견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만사에 때가 있는 법입니다. 지금 FTA 비준의 때를 놓친다면 여론의 화살은 정치인 모두에게 부메랑이 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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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이 대통령의 ‘다짐’
    • 입력 2008-05-23 06:14:14
    • 수정2008-05-23 07: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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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새 정부가 출범한지 석 달도 안 됐는데 나라 걱정하는 소리가 가득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고유가에 원자재 값 급등으로 대내외 경제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쇠고기 협상 후유증이 깊어 민심마저 갈려 있습니다. 급기야 경제 활로로 기대해온 한미 FTA 비준마저 이번 국회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어제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담화는 이에 대한 절박한 인식을 담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협상결과에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도 부족했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세도 부족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정권 초기 부진한 상황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새 출발을 다짐하면서 국민단합을 호소했습니다. 이제 이 대통령의 다짐은 실천으로 뒷받침 돼야 합니다. 그 실천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로 나올지 어떤 변화로 나타날지 주목됩니다. 나아가 그런 조치들은 국민의 뜻을 반영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이 대통령은 소통에 문제가 있었고 더욱 낮은 자세로 다가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소통은 국민과의 소통이요 야당과 반대자들에 대한 소통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담화가 나오자 마자 야당은 일제히 부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안하느니만 못한 담화였으며 진정성이 없고 울며 겨자먹기식 사과 표명이라고 폄훼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인식의 차이가 현격한 야당과 반대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지난한 작업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정치이고 국가경영 입니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온 나라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때는 지났습니다. 이해관계나 입장차이가 다른 상대편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면서 내 생각을 조정해 나가지 않으면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가기도 힘들게 돼 있습니다.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한 이유이고 역지사지의 도량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이 점에 있어선 야당도 예외가 아닙니다. 몇 달 전 여당시절엔 지금의 여당과 같은 입장에서 보았던 FTA 비준을 이제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반대 한다면 그도 책임있는 야당의 모습은 아닙니다. 여야를 떠나서 정치인이라면 때론 여론도 극복하고 이끌어 나갈 줄 아는 식견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만사에 때가 있는 법입니다. 지금 FTA 비준의 때를 놓친다면 여론의 화살은 정치인 모두에게 부메랑이 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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