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은 기본, 끼는 필수 ‘스타 강사’

입력 2008.06.2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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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펜 하나로 수억 원의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스타강사로 불리는 입시 학원 강사들입니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학생들의 눈과 귀를 잡기 위해 실력과 끼로 무장된 그들. 연예인 못지않은 화려함 뒤에는 살아남기 위해, 도태되지 않기 위해 1분, 1초를 다투는 치열한 생존 경쟁이 있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오피스텔.

헤드폰과 마이크, 음향시설까지 무슨 라디오 DJ를 연상시키는 이 분은 수학 강사 정승제 씨입니다.

<녹취> “우와 내가 에코까지 집어넣어줄게. 무한급수가 수렴하면 그 수열은 0으로 가까이 간다.”

<녹취> '대답해봐. 대답했니?...'

어려운 수학 공식을 MP3 노래로 제작해 학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정승제(수학 강사): “호응은 생각보다 너무 좋은게 처음에는 그냥 버스 안에서 수학을 공부하는게 가능할까 애들도 많이 의구심을 갖다가 내가 무조건 들으라고 했어요.”

곧바로 이어진 동영상 녹화.

<녹취> “529번 최영민 학생...”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학생들의 질문을 일일이 녹화해 올려주는 것입니다.

녹음과 녹화 작업을 마치고 향한 곳은 회사 지하에 마련된 회의실.

이목을 끌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 회의.

<녹취> “파마 머리 그런 문제를 떠나서 아까는 되게 지저분해 보였어요. 덥수룩하고 더워보이고... 이게 훨씬 난거네... ”

얼굴, 머리 모양, 의상까지 외모 전반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진행됩니다.

<인터뷰>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하실 생각이세요?) “크게 반응이 좋으면 계속 할 생각입니다. 내년 정도에 원래 할 생각이었는데, 회의결과가 빨리 바뀌자로 나와서 하게됐습니다.”

저녁은 학원에서 10분 만에 해결하고, 강의가 끝난 밤 9시.

오늘은 일산의 한 학원에서 학생들과 미팅이 있는 날입니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가수도 자처합니다.

모의고사에서 의기소침해진 제자들을 위해 이어진 삼겹살 파티.

<녹취> “지금까지 여러분이 공부했던 것보다 딱 두 배 씩만 더 하자구”

<녹취> “수능 대박 아자아자 화이팅!”

오후 시간. 한창 운동에 열중인 영어 강사 이충권 씨.

보디빌더 운동선수 같은 몸과 체력의 이 씨는 하루도 운동을 빼놓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충권(영어 강사): '하루에 열 다섯 시간 정도 학원에 있어요. 그러니까 담배를 피울 수 없고, 술 마실 시간도 없고, 운동해야 되요. 운동 안 하면 서서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실제 이 강사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강단에서도 물구나무 팔굽혀펴기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저녁 시간.

2백 50여 명이 들어찬 빽빽한 교실.

이 강사는 전 강의 시간 마감 열풍의 주역입니다.

<녹취> “미국 사람한테 말할 때는 이너넷, 한국 사람한테 말할 때는 인터넷, 괜히 한국 사람한테 저 이너넷이 안되는데요, 하지 말란 말이야. 언어는 의사소통이 중요한 것이야.”

수업 중간 단 20분 쉬는 시간.

하지만 학생들은 쉴틈을 주지 않습니다.

<녹취> “그리고 시험이란 것이 니 수준에 맞춰서 절대 안 나와. 니가 그 시험 수준에 맞춰야돼 고통스럽고 괴롭겠지만 해야지뭐. 다른 사람이 공부 대신 해줄 수 없잖아. 그러니까 버텨. 악으로 깡으로 버텨. 그래봤자 몇 개월 안 남았으니까.”

<인터뷰> “질문하는 학생이 최소한 10명은 넘어요. 한 질문에 30초 이내에 답변을 한다 하더라도 10명이면 뭐 왔다갔다 하면 5~10분이상은 걸려요.”

모든 강의가 끝나고.

<인터뷰> (목이 많이 쉬신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맨날 자고 나면 괜찮아요. 오늘은 할 일이 좀 많아서 집에 못 갈 것 같네요.”

학생들이 갖다준 주먹밥으로 배를 채우며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과 교재 집필로 오늘도 뜬눈으로 밤을 지샙니다.

대치동을 사교육의 1번지로 만든 영어 강사 김찬휘 씨.

이제는 더 많은 수강생들을 만나기 위해 온라인 영어 강의에 주력하다 보니
새벽 3~4시까지 촬영은 기본입니다.

학생들 없는 고독한 강의의 연속. 하지만 마치 수강생들이 바로 앞에 있는듯 합니다.

<녹취> “here comes the sun...”

<인터뷰> 김찬휘(영어 강사): “어떻게 볼 때는 가끔 고독할 때도 있죠. 하지만 카메라를 정확하게 응시하면 카메라 저편에 있는 학생들이 보입니다. 학생들이 새벽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촬영에 임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수학의 지존으로 불리는 한석원 씨.

명성답게 지난 6월 수능 모의평가의 문제 오류를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형제 수학 강사로 유명한 한 씨가 오늘은 인터넷 라이브 대담을 진행 중입니다.

<녹취>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석원입니다. 그리고 제 옆에 동생 한석만 선생 나와있습니다. 오늘은 수학 때문에 미처버리는 친구들때문에 마련된 수학과의 궁극을 논한다.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녹취> “이번 여름 방학은 필사적으로 문제를 많이 풀어줘야된다. 이런 얘기잖아. 농땡이들아 너희들 정신차려라 이런 말과 같단 말이지...”

늦은 시각이지만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학원 강사, 과연 어떤 직업일까...

<인터뷰> 정승제(수학 강사): “보수적인분들 같은 경우는 '선생이라는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지' 이렇게 무게잡고 얘기하지만 그것보다는 애들이 좀더 친화적으로 가는데 좀더 실용적으로 가는게 좋지 않을까...”

<인터뷰> 이충권(영어 강사): “단 한번 휴강을 한 적이 없어요. 어머니 돌아가셨을때 3일을 제외하고는 14년 동안 단 한번도 휴강을 한 적이 없어요, 휴강하면 안되고 애들에게 자신감을 잃게 해서는 안 되고…”

<인터뷰> 김찬휘(영어 강사): “첫번째는 실력인 것 같고, 실력이 없으면 강사는 오래 못 간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강사는 연구자라기보다는 교사니까 전달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세번째는 끼 같아요. 끼는 선천적인 면도 있고...”

<인터뷰> 한석원(수학 강사): “강사라는 직업이 인격을 파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수학 실력을 파는 직업이 아니고 많은 분들이 강의를 여러 엔터테인먼트 요소나 재밌는 요소 마치 쇼 프로그램처럼 가는데...”

소위 잘나가는 학원 강사들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각 과목에서 제일 잘나가는 강사들의 경우 평균 20억 원 내외의 연봉, 하지만 수강생 숫자에 따라 공개되지 않은 수입원도 상당하다는 것이 학원가의 얘기.

흥행의 보증수표로 알려진 스타 강사들의 경우 그 자체로 하나의 기업인 셈입니다.

때문에 이들은 선망의 직업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수학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는 이들은 학생들이 아닙니다.

강사가 되는 이른바 '등단'을 하기위해 일류 강사 밑에서 수련중인 신참 강사들.

<녹취> “분필 그렇게 잡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계속 글자가 그렇게 나오잖아. 지난번에도 얘기 한 거 아니야? 다시해봐.”

<녹취> “내가 앉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게 저렇게 되면 애들 앞에서 어떻겠냔 말이야 응? 됐어 그냥 내려와.”

<인터뷰> 임성주(강사 준비생): “대학 졸업하자마자 강사가 되겠다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거든요. 그리고 대학 졸업하고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자기가 수학에는 자신이 있는데 처음에는 강사가 제일 쉬운 직업일 것 같아서 덤벼든거죠.”

수능 과학탐구 영역의 대부로 불렸던 이범 씨는 학원가의 서태지로 불립니다.

국내 학원가 연봉 랭킹 2위, 가장 잘 나가던 지난 2003년 18억 원의 연봉을 포기하고 학원가를 떠나 무료 인터넷 강의로 나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범(과학탐구영역 강사): “저는 교육계잖아요. 사교육 업계이기는 하지만 이효리, 이승엽이 돈 많이 버는 것 하고는 조금 사회적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추가 수익을 얻은 면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수준에서 좀 돌려놓자 이런 소박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구요.”

연간 수십조 원의 사교육 시장과 공교육의 위기.

사교육 시장의 급팽창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도 정작 일류 강사를 선호하는 이중적인 잣대.

연예인 못지않은 높은 인기와 연봉이 보장되지만, 그만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기도 쉬운 학원 강사들.

상위 0.1%가 되기 위한 학생들보다 더 치열한 강사들의 경쟁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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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력은 기본, 끼는 필수 ‘스타 강사’
    • 입력 2008-06-29 21:53:28
    취재파일K
<앵커 멘트> 이 펜 하나로 수억 원의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스타강사로 불리는 입시 학원 강사들입니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학생들의 눈과 귀를 잡기 위해 실력과 끼로 무장된 그들. 연예인 못지않은 화려함 뒤에는 살아남기 위해, 도태되지 않기 위해 1분, 1초를 다투는 치열한 생존 경쟁이 있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오피스텔. 헤드폰과 마이크, 음향시설까지 무슨 라디오 DJ를 연상시키는 이 분은 수학 강사 정승제 씨입니다. <녹취> “우와 내가 에코까지 집어넣어줄게. 무한급수가 수렴하면 그 수열은 0으로 가까이 간다.” <녹취> '대답해봐. 대답했니?...' 어려운 수학 공식을 MP3 노래로 제작해 학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정승제(수학 강사): “호응은 생각보다 너무 좋은게 처음에는 그냥 버스 안에서 수학을 공부하는게 가능할까 애들도 많이 의구심을 갖다가 내가 무조건 들으라고 했어요.” 곧바로 이어진 동영상 녹화. <녹취> “529번 최영민 학생...”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학생들의 질문을 일일이 녹화해 올려주는 것입니다. 녹음과 녹화 작업을 마치고 향한 곳은 회사 지하에 마련된 회의실. 이목을 끌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 회의. <녹취> “파마 머리 그런 문제를 떠나서 아까는 되게 지저분해 보였어요. 덥수룩하고 더워보이고... 이게 훨씬 난거네... ” 얼굴, 머리 모양, 의상까지 외모 전반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진행됩니다. <인터뷰>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하실 생각이세요?) “크게 반응이 좋으면 계속 할 생각입니다. 내년 정도에 원래 할 생각이었는데, 회의결과가 빨리 바뀌자로 나와서 하게됐습니다.” 저녁은 학원에서 10분 만에 해결하고, 강의가 끝난 밤 9시. 오늘은 일산의 한 학원에서 학생들과 미팅이 있는 날입니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가수도 자처합니다. 모의고사에서 의기소침해진 제자들을 위해 이어진 삼겹살 파티. <녹취> “지금까지 여러분이 공부했던 것보다 딱 두 배 씩만 더 하자구” <녹취> “수능 대박 아자아자 화이팅!” 오후 시간. 한창 운동에 열중인 영어 강사 이충권 씨. 보디빌더 운동선수 같은 몸과 체력의 이 씨는 하루도 운동을 빼놓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충권(영어 강사): '하루에 열 다섯 시간 정도 학원에 있어요. 그러니까 담배를 피울 수 없고, 술 마실 시간도 없고, 운동해야 되요. 운동 안 하면 서서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실제 이 강사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강단에서도 물구나무 팔굽혀펴기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저녁 시간. 2백 50여 명이 들어찬 빽빽한 교실. 이 강사는 전 강의 시간 마감 열풍의 주역입니다. <녹취> “미국 사람한테 말할 때는 이너넷, 한국 사람한테 말할 때는 인터넷, 괜히 한국 사람한테 저 이너넷이 안되는데요, 하지 말란 말이야. 언어는 의사소통이 중요한 것이야.” 수업 중간 단 20분 쉬는 시간. 하지만 학생들은 쉴틈을 주지 않습니다. <녹취> “그리고 시험이란 것이 니 수준에 맞춰서 절대 안 나와. 니가 그 시험 수준에 맞춰야돼 고통스럽고 괴롭겠지만 해야지뭐. 다른 사람이 공부 대신 해줄 수 없잖아. 그러니까 버텨. 악으로 깡으로 버텨. 그래봤자 몇 개월 안 남았으니까.” <인터뷰> “질문하는 학생이 최소한 10명은 넘어요. 한 질문에 30초 이내에 답변을 한다 하더라도 10명이면 뭐 왔다갔다 하면 5~10분이상은 걸려요.” 모든 강의가 끝나고. <인터뷰> (목이 많이 쉬신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맨날 자고 나면 괜찮아요. 오늘은 할 일이 좀 많아서 집에 못 갈 것 같네요.” 학생들이 갖다준 주먹밥으로 배를 채우며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과 교재 집필로 오늘도 뜬눈으로 밤을 지샙니다. 대치동을 사교육의 1번지로 만든 영어 강사 김찬휘 씨. 이제는 더 많은 수강생들을 만나기 위해 온라인 영어 강의에 주력하다 보니 새벽 3~4시까지 촬영은 기본입니다. 학생들 없는 고독한 강의의 연속. 하지만 마치 수강생들이 바로 앞에 있는듯 합니다. <녹취> “here comes the sun...” <인터뷰> 김찬휘(영어 강사): “어떻게 볼 때는 가끔 고독할 때도 있죠. 하지만 카메라를 정확하게 응시하면 카메라 저편에 있는 학생들이 보입니다. 학생들이 새벽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촬영에 임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수학의 지존으로 불리는 한석원 씨. 명성답게 지난 6월 수능 모의평가의 문제 오류를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형제 수학 강사로 유명한 한 씨가 오늘은 인터넷 라이브 대담을 진행 중입니다. <녹취>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석원입니다. 그리고 제 옆에 동생 한석만 선생 나와있습니다. 오늘은 수학 때문에 미처버리는 친구들때문에 마련된 수학과의 궁극을 논한다.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녹취> “이번 여름 방학은 필사적으로 문제를 많이 풀어줘야된다. 이런 얘기잖아. 농땡이들아 너희들 정신차려라 이런 말과 같단 말이지...” 늦은 시각이지만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학원 강사, 과연 어떤 직업일까... <인터뷰> 정승제(수학 강사): “보수적인분들 같은 경우는 '선생이라는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지' 이렇게 무게잡고 얘기하지만 그것보다는 애들이 좀더 친화적으로 가는데 좀더 실용적으로 가는게 좋지 않을까...” <인터뷰> 이충권(영어 강사): “단 한번 휴강을 한 적이 없어요. 어머니 돌아가셨을때 3일을 제외하고는 14년 동안 단 한번도 휴강을 한 적이 없어요, 휴강하면 안되고 애들에게 자신감을 잃게 해서는 안 되고…” <인터뷰> 김찬휘(영어 강사): “첫번째는 실력인 것 같고, 실력이 없으면 강사는 오래 못 간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강사는 연구자라기보다는 교사니까 전달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세번째는 끼 같아요. 끼는 선천적인 면도 있고...” <인터뷰> 한석원(수학 강사): “강사라는 직업이 인격을 파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수학 실력을 파는 직업이 아니고 많은 분들이 강의를 여러 엔터테인먼트 요소나 재밌는 요소 마치 쇼 프로그램처럼 가는데...” 소위 잘나가는 학원 강사들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각 과목에서 제일 잘나가는 강사들의 경우 평균 20억 원 내외의 연봉, 하지만 수강생 숫자에 따라 공개되지 않은 수입원도 상당하다는 것이 학원가의 얘기. 흥행의 보증수표로 알려진 스타 강사들의 경우 그 자체로 하나의 기업인 셈입니다. 때문에 이들은 선망의 직업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수학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는 이들은 학생들이 아닙니다. 강사가 되는 이른바 '등단'을 하기위해 일류 강사 밑에서 수련중인 신참 강사들. <녹취> “분필 그렇게 잡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계속 글자가 그렇게 나오잖아. 지난번에도 얘기 한 거 아니야? 다시해봐.” <녹취> “내가 앉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게 저렇게 되면 애들 앞에서 어떻겠냔 말이야 응? 됐어 그냥 내려와.” <인터뷰> 임성주(강사 준비생): “대학 졸업하자마자 강사가 되겠다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거든요. 그리고 대학 졸업하고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자기가 수학에는 자신이 있는데 처음에는 강사가 제일 쉬운 직업일 것 같아서 덤벼든거죠.” 수능 과학탐구 영역의 대부로 불렸던 이범 씨는 학원가의 서태지로 불립니다. 국내 학원가 연봉 랭킹 2위, 가장 잘 나가던 지난 2003년 18억 원의 연봉을 포기하고 학원가를 떠나 무료 인터넷 강의로 나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범(과학탐구영역 강사): “저는 교육계잖아요. 사교육 업계이기는 하지만 이효리, 이승엽이 돈 많이 버는 것 하고는 조금 사회적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추가 수익을 얻은 면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수준에서 좀 돌려놓자 이런 소박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구요.” 연간 수십조 원의 사교육 시장과 공교육의 위기. 사교육 시장의 급팽창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도 정작 일류 강사를 선호하는 이중적인 잣대. 연예인 못지않은 높은 인기와 연봉이 보장되지만, 그만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기도 쉬운 학원 강사들. 상위 0.1%가 되기 위한 학생들보다 더 치열한 강사들의 경쟁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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