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대한주택보증, 미완공 ‘나몰라라’

입력 2008.07.1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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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한 주택보증은 주택 사업자가 아파트를 짓다가 부도가 나면, 책임을 지고 공사를 마무리 하는 정부 출자 기업입니다.
그런데, 대한 주택보증이 고양시의 한 아파트의 공사를 끝내지도 않은 채 주민들을 입주시켜 입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실태를 송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입주한지 1년이 넘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내부는 문제 투성입니다.

계단에 난간은 없고 대신 끈으로 연결해 놔, 언제 사고가 날지 위태롭기만 합니다.

배전실 바닥에는 일주일전에 내린 빗물이 아직도 고여있고 지하 발전실의 환풍기는 전원이 연결돼 있지 않아 무용지물입니다.

카드로 열수 있는 이 자동문은 고장이 난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전기시설을 연결하지 않아 이렇게 직접 손을 열고 닫아야 합니다.

부도가 난 아파트의 마감공사는 물론 입주까지 책임져야 할 대한주택보증이 공사도 끝내지 않고 사용검사를 받은뒤 손을 뗀 겁니다.

<인터뷰>강유수(입주자대표) : "부도가 나서 모두들 걱정을 했는데 대한주택보증에서 책임을 진다니까 그것을 믿고 들어왔죠."

사정이 이런데도 대한주택보증은 이미 사용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더이상 책임이 없다며 공사를 미뤄왔습니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대한주택보증은 뒤늦게 조사에 나섰지만 여전히 책임 소재만 따지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영철(대한주택보증 채권관리팀장) : "아직 건설공제조합과 책임소재가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아 책임소재가 명확하게 구분되면 그후에 처리할 예정입니다."

감리단의 보고서만 믿고 현장에 가보지도 않은 채 사용검사를 내준 고양시도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최병길(고양시 건축계장) : "지금 현재로서는 어떻게 제재할 방법은 없고 나름대로 제3의 건축사 의견까지 받아보고 건축법상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를 그때 검토해 보겠습니다."

서민들의 내집마련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설립된 대한주택보증.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에 서민들의 가슴은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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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책임한 대한주택보증, 미완공 ‘나몰라라’
    • 입력 2008-07-12 21:13:36
    뉴스 9
<앵커 멘트> 대한 주택보증은 주택 사업자가 아파트를 짓다가 부도가 나면, 책임을 지고 공사를 마무리 하는 정부 출자 기업입니다. 그런데, 대한 주택보증이 고양시의 한 아파트의 공사를 끝내지도 않은 채 주민들을 입주시켜 입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실태를 송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입주한지 1년이 넘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내부는 문제 투성입니다. 계단에 난간은 없고 대신 끈으로 연결해 놔, 언제 사고가 날지 위태롭기만 합니다. 배전실 바닥에는 일주일전에 내린 빗물이 아직도 고여있고 지하 발전실의 환풍기는 전원이 연결돼 있지 않아 무용지물입니다. 카드로 열수 있는 이 자동문은 고장이 난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전기시설을 연결하지 않아 이렇게 직접 손을 열고 닫아야 합니다. 부도가 난 아파트의 마감공사는 물론 입주까지 책임져야 할 대한주택보증이 공사도 끝내지 않고 사용검사를 받은뒤 손을 뗀 겁니다. <인터뷰>강유수(입주자대표) : "부도가 나서 모두들 걱정을 했는데 대한주택보증에서 책임을 진다니까 그것을 믿고 들어왔죠." 사정이 이런데도 대한주택보증은 이미 사용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더이상 책임이 없다며 공사를 미뤄왔습니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대한주택보증은 뒤늦게 조사에 나섰지만 여전히 책임 소재만 따지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영철(대한주택보증 채권관리팀장) : "아직 건설공제조합과 책임소재가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아 책임소재가 명확하게 구분되면 그후에 처리할 예정입니다." 감리단의 보고서만 믿고 현장에 가보지도 않은 채 사용검사를 내준 고양시도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최병길(고양시 건축계장) : "지금 현재로서는 어떻게 제재할 방법은 없고 나름대로 제3의 건축사 의견까지 받아보고 건축법상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를 그때 검토해 보겠습니다." 서민들의 내집마련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설립된 대한주택보증.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에 서민들의 가슴은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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