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박물관은 살아있다!

입력 2008.07.1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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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박물관 하면 실내에 전시된 유물들의 모습이 떠오르시죠?
하지만 이 문화재들이 관객들 앞에 서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을 전시장 뒤에서 보내야 합니다.
유물들이 숨쉬는 박물관의 숨겨진 공간 곳곳을 양민효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리포트>

수천 년의 역사를 만나는 박물관..

오가는 관람객들은 까맣게 모르는 비밀스런 공간이 발 밑에 숨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보와 보물급 14만 점의 은신처!

수장고입니다.

3중으로 잠긴 금고형 철문을 지나 또다시 지문 인식기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그 은밀한 내부가 열립니다.

전시장 크기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박물관의 심장부!

외부의 공기조차 차단하는 이중벽과 5.3미터 천장 아래 전체 유물의 90%가 잠들어 있습니다.

<인터뷰>유물관리부장 : "현재까지 유물이 살아온 세월을 100으로 보면 그중에 90-95는 수장고에서 보내는 셈입니다."

수 많은 날들, 컴컴한 수장고에서 지낸 유물들이 전시장에서 뽐 낼 수 있는 시간은 1년에 길어야 석 달...

잠자던 문화재가 바깥 세상에 나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많게는 수만 년 된 유물들의 생명을 연장하는 박물관 보존실입니다.

손상된 조선후기 초상화에는 물감을 분석하고 채색 기법을 확인한 뒤 떨어져 나간 원본에 비단을 덧대는 섬세한 작업이 이뤄집니다.

<인터뷰> "몇시간을 앉아서 움직이지도 않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도닦는 기분으로..."

나무불상 속에 숨겨진 유물을 찾아내는 덴 엑스레이와 적외선 촬영이 동원됩니다.

산산이 부서진 조선시대 석불은 2년째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복원을 해도 상태가 좋지 않아 드물게 복제품을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벽화 보존 담당 : "이 상태로 세우면 벽화가 무너져서 전시를 할 수가 없죠. 속에 든 지푸라기까지 분석해서 똑같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하지만 언제든 복원 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원칙!

국보 78호 반가 사유상도 최근 합성수지로 옷자락을 정교하게 되살리고, 다시 관람객 앞에 설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백 년, 수천 년을 거슬러 온 유물들.

화려한 전시장 조명 아래엔 세월만큼 긴 기다림의 역사가 담겼습니다.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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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와 사람] 박물관은 살아있다!
    • 입력 2008-07-12 21:15:50
    뉴스 9
<앵커 멘트> 박물관 하면 실내에 전시된 유물들의 모습이 떠오르시죠? 하지만 이 문화재들이 관객들 앞에 서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을 전시장 뒤에서 보내야 합니다. 유물들이 숨쉬는 박물관의 숨겨진 공간 곳곳을 양민효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리포트> 수천 년의 역사를 만나는 박물관.. 오가는 관람객들은 까맣게 모르는 비밀스런 공간이 발 밑에 숨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보와 보물급 14만 점의 은신처! 수장고입니다. 3중으로 잠긴 금고형 철문을 지나 또다시 지문 인식기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그 은밀한 내부가 열립니다. 전시장 크기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박물관의 심장부! 외부의 공기조차 차단하는 이중벽과 5.3미터 천장 아래 전체 유물의 90%가 잠들어 있습니다. <인터뷰>유물관리부장 : "현재까지 유물이 살아온 세월을 100으로 보면 그중에 90-95는 수장고에서 보내는 셈입니다." 수 많은 날들, 컴컴한 수장고에서 지낸 유물들이 전시장에서 뽐 낼 수 있는 시간은 1년에 길어야 석 달... 잠자던 문화재가 바깥 세상에 나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많게는 수만 년 된 유물들의 생명을 연장하는 박물관 보존실입니다. 손상된 조선후기 초상화에는 물감을 분석하고 채색 기법을 확인한 뒤 떨어져 나간 원본에 비단을 덧대는 섬세한 작업이 이뤄집니다. <인터뷰> "몇시간을 앉아서 움직이지도 않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도닦는 기분으로..." 나무불상 속에 숨겨진 유물을 찾아내는 덴 엑스레이와 적외선 촬영이 동원됩니다. 산산이 부서진 조선시대 석불은 2년째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복원을 해도 상태가 좋지 않아 드물게 복제품을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벽화 보존 담당 : "이 상태로 세우면 벽화가 무너져서 전시를 할 수가 없죠. 속에 든 지푸라기까지 분석해서 똑같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하지만 언제든 복원 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원칙! 국보 78호 반가 사유상도 최근 합성수지로 옷자락을 정교하게 되살리고, 다시 관람객 앞에 설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백 년, 수천 년을 거슬러 온 유물들. 화려한 전시장 조명 아래엔 세월만큼 긴 기다림의 역사가 담겼습니다.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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