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은메달 따니 애국가 안 나와요”

입력 2008.08.12 (16:41) 수정 2008.08.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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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을 따니 애국가가 안 나오던데요?”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은 어쩔 수 없이 10대에 불과했다.

금메달을 땄을 때와 은메달을 땄을 때가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애국가가 안 나오던데요?"라는 기발한 대답이 돌아왔다.
2008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더니 자유형 200m에서는 은메달까지 추가하며 박태환은 이번 대회 한국 스포츠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12일 낮 중국 베이징 시내 프라임호텔에 자리잡은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된 박태환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5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 성황을 이뤘고 흰색 티셔츠에 푸른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은 박태환이 스승 노민상 감독과 함께 회견장에 들어서자 워낙 많은 스포츠 현장을 누벼 평소 박수에 인색하던 취재기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즉석으로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으로부터 포상증서를 전달받기도 한 박태환은 목표를 이뤄 긴장이 풀리고 여유가 생겼는지 질문에 대답을 할 때마다 밝은 미소를 지었다.
다음은 박태환, 노민상 감독과 일문일답.

--당초 목표는 어느 정도였나.
▲(박태환) 자유형 400m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부터 주력 종목이었지만 금메달을 따게 돼 과분하다. 메달도 중요하지만 내 기록을 깼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고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 기록으로 은메달을 딴 것도 과분하다. 자유형 1,500m 예선이 15일 있다. 지금 기분으로 몸 관리를 잘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금메달과 은메달 시상식 때 차이는.
▲애국가가 안 나왔다는 점이다.(웃음) 수영장에서 애국가를 울린 것에 대해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200m에서 애국가를 못 울려서 아쉽지만 펠프스가 세계기록으로 우승해 존경스럽고 은메달도 과분하게 생각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어떻게 이런 효과가 있었고 얼마나 힘들었나.
▲(노민상 감독)수영연맹의 지원에 감사하고 태환이를 믿고 맡겨준 부모님에게 감사한다. 짧은 기간이었던 만큼 나보다는 선수 자신의 고통이 컸다. 훈련 프로그램을 잘 소화해준 태환이를 칭찬해주고 싶다. 전지훈련 장소였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2월27일 새벽에 14개월 만에 재회했다. 딱 5개월 10일 밖에 남지 않았었다. 몸이 덜 돼 있었지만 태환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해내리라 믿었고 그 결과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제자의 금메달 모습을 지켜봤는데.
▲(노민상)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꼭 한번만은 미국이나 호주 선수를 이겨보고 싶었다. 내가 어렸을 적부터 가르친 태환이가 이뤄 눈물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훈련을 하면서 자신감을 찾은 것은 언제였나.
▲(박태환) 3월 한라배에서 기록이 저조했는데 다음달 동아대회에서 세계대회 이후 처음으로 내 기록을 깼다. 그 이후부터 올림픽에서 내 기록을 넘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나 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 모두가 자신감을 찾아 훈련했다.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고생을 많이 한 훈련파트너들이 고생이 많았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펠프스와 계속 맞붙을 것 같다.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박태환) 오늘 출발할 때 옆 레인이라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웃음) 올림픽 끝나면 킥 연습을 주로 할 것이고 잠영에서 따라갈 실력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50%라도 따라갈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런던올림픽에서도 그렇지만 그 전에 있는 경기에서도 대결한다면 좋은 기록으로 경쟁하고 싶다.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박태환) 금메달을 땄어도 펠프스처럼 아직 세계 정상에 섰다는 느낌은 없다. 아직 모자라다. 펠프스처럼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아직 1,500m가 남아 금메달에 대한 실감을 많이 하고 있지는 않다. 응원을 많이 해주시니 조금이나마 느끼고 있다.

--4년간 1년에 1초씩만 줄이면 되나.
▲(박태환) 나도 쫓아가겠지만 펠프스도 훈련을 안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두 배로 열심히 해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자유형 200m 뛰기 전에는 손을 흔들고 웃기도 하던데.
▲(박태환) 자유형 400m 때 만약에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가 메달을 못따고 기록도 안 나왔더라면 국민들이 '저것 봐라, 저럴 줄 알았다'고 할 것 같았고 긴장해서 많이 못 보여줬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런 걱정을 안 했는데 올림픽이 다가오고 기대가 커지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베이징에 오기 전에는 부담도 컸다.

--어떤 훈련이 가장 큰 효과를 봤나.
▲(노민상) 생리학 등 스포츠과학을 많이 접목시켰다. 아직 미약하지만 과학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수의 몸 상태를 데이터로 잡아서 장단점을 분석한 뒤에 짧은 기간 장점을 그대로 두고 단점을 보완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짜맞췄다. 단점을 바로잡는 훈련이 고통스러운데 잘 따라와줬다. 지구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집중 보완했다. 정신력이나 기본적인 것은 돼 있는 선수다.

--피나는 훈련을 했다던데.
▲(박태환) 많이 힘들었지만 피는 안 났다.(웃음) 장거리 선수가 갖춰야 할 것이 인내심이다. 그래야 장거리 훈련할 때 고된 것을 참을 수 있다. 나는 많이 참았다. 스텝테스트에서 기록을 맞추며 줄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무슨 생각하면서 고통을 극복해내나.
▲(박태환) 올림픽에 대한 목표가 있고 이루려면 고통이나 역경이 따른다. 참아내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부력이나 유연성 등 본인의 장점은 알고 있나.
▲(박태환)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셔서 '아 그렇구나'라고 생각해왔다. 다른 선수들 수영하는 것을 보면 내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수영천재라고 불러주시는 것만으로 영광이다.

--제자에게 거는 꿈은.
▲(노민상) 태환이는 무한대의 선수다. 하지만 나이가 어려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고 싶다. 인성이 버릴까 봐 걱정이다. 자신의 나이에 맞게 나간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된다. 올림픽 3관왕도 결코 무리가 아니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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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태환 “은메달 따니 애국가 안 나와요”
    • 입력 2008-08-12 16:41:33
    • 수정2008-08-12 16:43:40
    연합뉴스
“은메달을 따니 애국가가 안 나오던데요?”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은 어쩔 수 없이 10대에 불과했다. 금메달을 땄을 때와 은메달을 땄을 때가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애국가가 안 나오던데요?"라는 기발한 대답이 돌아왔다. 2008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더니 자유형 200m에서는 은메달까지 추가하며 박태환은 이번 대회 한국 스포츠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12일 낮 중국 베이징 시내 프라임호텔에 자리잡은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된 박태환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5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 성황을 이뤘고 흰색 티셔츠에 푸른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은 박태환이 스승 노민상 감독과 함께 회견장에 들어서자 워낙 많은 스포츠 현장을 누벼 평소 박수에 인색하던 취재기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즉석으로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으로부터 포상증서를 전달받기도 한 박태환은 목표를 이뤄 긴장이 풀리고 여유가 생겼는지 질문에 대답을 할 때마다 밝은 미소를 지었다. 다음은 박태환, 노민상 감독과 일문일답. --당초 목표는 어느 정도였나. ▲(박태환) 자유형 400m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부터 주력 종목이었지만 금메달을 따게 돼 과분하다. 메달도 중요하지만 내 기록을 깼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고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 기록으로 은메달을 딴 것도 과분하다. 자유형 1,500m 예선이 15일 있다. 지금 기분으로 몸 관리를 잘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금메달과 은메달 시상식 때 차이는. ▲애국가가 안 나왔다는 점이다.(웃음) 수영장에서 애국가를 울린 것에 대해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200m에서 애국가를 못 울려서 아쉽지만 펠프스가 세계기록으로 우승해 존경스럽고 은메달도 과분하게 생각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어떻게 이런 효과가 있었고 얼마나 힘들었나. ▲(노민상 감독)수영연맹의 지원에 감사하고 태환이를 믿고 맡겨준 부모님에게 감사한다. 짧은 기간이었던 만큼 나보다는 선수 자신의 고통이 컸다. 훈련 프로그램을 잘 소화해준 태환이를 칭찬해주고 싶다. 전지훈련 장소였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2월27일 새벽에 14개월 만에 재회했다. 딱 5개월 10일 밖에 남지 않았었다. 몸이 덜 돼 있었지만 태환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해내리라 믿었고 그 결과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제자의 금메달 모습을 지켜봤는데. ▲(노민상)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꼭 한번만은 미국이나 호주 선수를 이겨보고 싶었다. 내가 어렸을 적부터 가르친 태환이가 이뤄 눈물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훈련을 하면서 자신감을 찾은 것은 언제였나. ▲(박태환) 3월 한라배에서 기록이 저조했는데 다음달 동아대회에서 세계대회 이후 처음으로 내 기록을 깼다. 그 이후부터 올림픽에서 내 기록을 넘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나 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 모두가 자신감을 찾아 훈련했다.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고생을 많이 한 훈련파트너들이 고생이 많았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펠프스와 계속 맞붙을 것 같다.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박태환) 오늘 출발할 때 옆 레인이라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웃음) 올림픽 끝나면 킥 연습을 주로 할 것이고 잠영에서 따라갈 실력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50%라도 따라갈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런던올림픽에서도 그렇지만 그 전에 있는 경기에서도 대결한다면 좋은 기록으로 경쟁하고 싶다.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박태환) 금메달을 땄어도 펠프스처럼 아직 세계 정상에 섰다는 느낌은 없다. 아직 모자라다. 펠프스처럼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아직 1,500m가 남아 금메달에 대한 실감을 많이 하고 있지는 않다. 응원을 많이 해주시니 조금이나마 느끼고 있다. --4년간 1년에 1초씩만 줄이면 되나. ▲(박태환) 나도 쫓아가겠지만 펠프스도 훈련을 안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두 배로 열심히 해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자유형 200m 뛰기 전에는 손을 흔들고 웃기도 하던데. ▲(박태환) 자유형 400m 때 만약에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가 메달을 못따고 기록도 안 나왔더라면 국민들이 '저것 봐라, 저럴 줄 알았다'고 할 것 같았고 긴장해서 많이 못 보여줬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런 걱정을 안 했는데 올림픽이 다가오고 기대가 커지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베이징에 오기 전에는 부담도 컸다. --어떤 훈련이 가장 큰 효과를 봤나. ▲(노민상) 생리학 등 스포츠과학을 많이 접목시켰다. 아직 미약하지만 과학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수의 몸 상태를 데이터로 잡아서 장단점을 분석한 뒤에 짧은 기간 장점을 그대로 두고 단점을 보완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짜맞췄다. 단점을 바로잡는 훈련이 고통스러운데 잘 따라와줬다. 지구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집중 보완했다. 정신력이나 기본적인 것은 돼 있는 선수다. --피나는 훈련을 했다던데. ▲(박태환) 많이 힘들었지만 피는 안 났다.(웃음) 장거리 선수가 갖춰야 할 것이 인내심이다. 그래야 장거리 훈련할 때 고된 것을 참을 수 있다. 나는 많이 참았다. 스텝테스트에서 기록을 맞추며 줄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무슨 생각하면서 고통을 극복해내나. ▲(박태환) 올림픽에 대한 목표가 있고 이루려면 고통이나 역경이 따른다. 참아내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부력이나 유연성 등 본인의 장점은 알고 있나. ▲(박태환)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셔서 '아 그렇구나'라고 생각해왔다. 다른 선수들 수영하는 것을 보면 내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수영천재라고 불러주시는 것만으로 영광이다. --제자에게 거는 꿈은. ▲(노민상) 태환이는 무한대의 선수다. 하지만 나이가 어려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고 싶다. 인성이 버릴까 봐 걱정이다. 자신의 나이에 맞게 나간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된다. 올림픽 3관왕도 결코 무리가 아니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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