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이주 노동자’ 과잉단속 논란

입력 2008.09.1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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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법 체류 이주노동자에 대한 과잉 단속 논란속에 단속과정에서 외국인 한명이 뛰어내려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났습니다.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속사정을 김계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달 말 울산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불시에 불법체류 단속이 이뤄지는 동안 중국인 1명이 4층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습니다.

<녹취>중국인 :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뛰어 내렸다"

올들어 지금까지 부산.울산 지역에서 적발된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는 1,870명으로 지난해보다 6백 명 늘어났습니다.

현재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은 전체 외국인 5명 가운데 1명꼴로 2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건설 현장 등 일용직 근로자의 일자리가 이들로 채워지면서 서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여론에 따라 단속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출입국관리사무소 : "합법적인 신분의 외국인을 고용한 사업장에서 자꾸 단속해달라고 신고가 와요"

그러나, 미련없이 한국을 떠나고 싶어도 많은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들이 밀린 임금과 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느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7년 전 인도에서 온 작띠 씨는 프레스기계에 손가락 2개를 잃은 뒤 1년이 다되도록 놀고있습니다.

하지만 밀린 임금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작띠 : "어제 같으면 오늘 준다고 했는데, 오늘 안줬어요. 아내도 빨리 오라고 하는데..."

기업들이 필요할 땐 불법체류인 줄 알면서도 고용하지만, 불법체류라는 신분을 약점 잡아 임금을 제때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부산 외국인노동자의 집 : "노동부에 체불임금 진정을 하면 체류기간을 연장해줬거든요. 근데 그 지침이 폐지되면서 마지막 보호막이 없어진거죠"

외국인 108만 시대, 단속에 쫓기고, 임금도 못 받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에게 넉넉한 한가위는 그야말로 다른 나라 얘깁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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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 과잉단속 논란
    • 입력 2008-09-12 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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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법 체류 이주노동자에 대한 과잉 단속 논란속에 단속과정에서 외국인 한명이 뛰어내려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났습니다.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속사정을 김계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달 말 울산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불시에 불법체류 단속이 이뤄지는 동안 중국인 1명이 4층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습니다. <녹취>중국인 :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뛰어 내렸다" 올들어 지금까지 부산.울산 지역에서 적발된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는 1,870명으로 지난해보다 6백 명 늘어났습니다. 현재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은 전체 외국인 5명 가운데 1명꼴로 2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건설 현장 등 일용직 근로자의 일자리가 이들로 채워지면서 서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여론에 따라 단속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출입국관리사무소 : "합법적인 신분의 외국인을 고용한 사업장에서 자꾸 단속해달라고 신고가 와요" 그러나, 미련없이 한국을 떠나고 싶어도 많은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들이 밀린 임금과 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느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7년 전 인도에서 온 작띠 씨는 프레스기계에 손가락 2개를 잃은 뒤 1년이 다되도록 놀고있습니다. 하지만 밀린 임금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작띠 : "어제 같으면 오늘 준다고 했는데, 오늘 안줬어요. 아내도 빨리 오라고 하는데..." 기업들이 필요할 땐 불법체류인 줄 알면서도 고용하지만, 불법체류라는 신분을 약점 잡아 임금을 제때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부산 외국인노동자의 집 : "노동부에 체불임금 진정을 하면 체류기간을 연장해줬거든요. 근데 그 지침이 폐지되면서 마지막 보호막이 없어진거죠" 외국인 108만 시대, 단속에 쫓기고, 임금도 못 받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에게 넉넉한 한가위는 그야말로 다른 나라 얘깁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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