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대 해외 이민 크게 늘어

입력 2001.02.21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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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우리 사회의 주축인 3, 40대 가운데 이민대열에 오르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자칫 사회 기반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들로 하여금 고국을 등지게 하는 주된 이유는 자녀교육이라고 합니다.
3, 40대 이민행렬, 그 실태와 문제점을 김성모, 이웅수,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42살로 대기업 차장인 이수철 씨의 가족은 석 달 뒤면 캐나다로 이민갑니다.
오늘은 열흘 일정으로 캐나다 답사여행을 떠납니다. 이 씨는 10년 넘게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일했지만 새로WL 운 도전을 보고 싶었답니다.
⊙이민 예정자: 멀리 이사하는 기분이고요,(이 길이 아니었구나) 하는 시행착오가 있을 때는 다시 돌아올 수 있죠.
⊙기자: 이 씨와 같은 이민자는 지난해 1만 5000명이 넘었습니다.
지난 99년에는 1만 2000여 명, 98년에는 이민자가 1만 3000여 명으로 이민은 멈출 수 없는 흐름이 됐습니다.
요즘 이민을 가는 사람의 특징은 3,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는 점입니다.
⊙페니 프레이져(캐나다 대사관 참사관):이민신청자 대부분은 기술자·컴퓨터 전문가 같은 전문직이고 45살 이하의 젊은 층이 많습니다.
⊙기자: 한 국책연구기관의 경우 지난해 전체 연구원 1700여 명 가운데 19명이 이민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정선종(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정부) 출연기관은 공통사항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장벽이 없어지니까 돈 많이 주고 데려갑니다.
⊙기자: 왜 이민자들이 늘고 있는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민이 없는 한 지금의 이민열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김성모입니다.
⊙기자: 6년 동안 캐나다 이민을 준비해 온 신정호 씨는 이제 석 달 후면 가족과 함께 이민을 떠납니다.
인테리어 디자인 사업을 하며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두 아들의 교육을 위해 이민을 결심했습니다.
초등학생이지만 매월 150만원이나 되는 교육비를 감당하기보다는 이민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신정호(구리시 수택동): 왕따도 그렇고 교육 환경도 그렇고 폭력, 이런 것들.
잘 견디고 가르치면 하겠지만 그런 환경에서 아이들 교육을 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가는 거죠.
⊙기자: 대기업 중견 간부였던 금병한 씨도 다음 달이면 캐나다로 이민을 떠납니다.
금 씨의 이민사유 역시 두 딸의 교육입니다. 7년에 걸친 해외 주재원 생활을 했던 금 씨의 이민 결심은 두 딸의 장래를 위해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금병한(서울시 창동): 공교육 기관이든, 사교육기관이든 아직 제대로 교육 체계가 안 돼 있다는 것, 솔직한 얘기로 영어를 좀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학교 시스템이 저는 안 돼 있다고 봐요.
⊙기자: 선진교육에 대한 요구와 함께 경제적 불투명은 이민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전국 40여 개에 이르는 이민공사에는 날마다 1000여 명이 이민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이종호(남미이주공사 이사): 일단은 직장을 잃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서 현재 국내에서는 직장 얻기가 힘들고 또 아이들 자녀 교육도 문제가 되니까 주로 목적이 자녀들 교육을 목적으로 해서 가는 사람들이 아마 대다수를 이룬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달마다 열리는 이민 설명회에도 참석자가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곽호성(남미이주공사 부장): 지난해만 해도 보통 평균 설명회를 하다 보면 4, 50명이 오셨는데 최근 들어는 보통 200명이 주로 많이 오십니다.
⊙기자: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외국의 이민전문 변호사까지 와 한국 이민자들을 위해 이민관련 법률 자문에 나섰습니다.
⊙마일리 히로타(미국 이민전문 변호사): 부시 대통령이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이민의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자녀 교육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특히 우리 교육으로는 21세기에 맞는 자녀를 키울 수 없다는 이유로 많은 전문 지식인들이 이민을 떠나고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입니다.
KBS뉴스 이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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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0대 해외 이민 크게 늘어
    • 입력 2001-02-2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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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우리 사회의 주축인 3, 40대 가운데 이민대열에 오르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자칫 사회 기반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들로 하여금 고국을 등지게 하는 주된 이유는 자녀교육이라고 합니다. 3, 40대 이민행렬, 그 실태와 문제점을 김성모, 이웅수,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42살로 대기업 차장인 이수철 씨의 가족은 석 달 뒤면 캐나다로 이민갑니다. 오늘은 열흘 일정으로 캐나다 답사여행을 떠납니다. 이 씨는 10년 넘게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일했지만 새로WL 운 도전을 보고 싶었답니다. ⊙이민 예정자: 멀리 이사하는 기분이고요,(이 길이 아니었구나) 하는 시행착오가 있을 때는 다시 돌아올 수 있죠. ⊙기자: 이 씨와 같은 이민자는 지난해 1만 5000명이 넘었습니다. 지난 99년에는 1만 2000여 명, 98년에는 이민자가 1만 3000여 명으로 이민은 멈출 수 없는 흐름이 됐습니다. 요즘 이민을 가는 사람의 특징은 3,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는 점입니다. ⊙페니 프레이져(캐나다 대사관 참사관):이민신청자 대부분은 기술자·컴퓨터 전문가 같은 전문직이고 45살 이하의 젊은 층이 많습니다. ⊙기자: 한 국책연구기관의 경우 지난해 전체 연구원 1700여 명 가운데 19명이 이민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정선종(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정부) 출연기관은 공통사항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장벽이 없어지니까 돈 많이 주고 데려갑니다. ⊙기자: 왜 이민자들이 늘고 있는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민이 없는 한 지금의 이민열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김성모입니다. ⊙기자: 6년 동안 캐나다 이민을 준비해 온 신정호 씨는 이제 석 달 후면 가족과 함께 이민을 떠납니다. 인테리어 디자인 사업을 하며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두 아들의 교육을 위해 이민을 결심했습니다. 초등학생이지만 매월 150만원이나 되는 교육비를 감당하기보다는 이민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신정호(구리시 수택동): 왕따도 그렇고 교육 환경도 그렇고 폭력, 이런 것들. 잘 견디고 가르치면 하겠지만 그런 환경에서 아이들 교육을 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가는 거죠. ⊙기자: 대기업 중견 간부였던 금병한 씨도 다음 달이면 캐나다로 이민을 떠납니다. 금 씨의 이민사유 역시 두 딸의 교육입니다. 7년에 걸친 해외 주재원 생활을 했던 금 씨의 이민 결심은 두 딸의 장래를 위해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금병한(서울시 창동): 공교육 기관이든, 사교육기관이든 아직 제대로 교육 체계가 안 돼 있다는 것, 솔직한 얘기로 영어를 좀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학교 시스템이 저는 안 돼 있다고 봐요. ⊙기자: 선진교육에 대한 요구와 함께 경제적 불투명은 이민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전국 40여 개에 이르는 이민공사에는 날마다 1000여 명이 이민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이종호(남미이주공사 이사): 일단은 직장을 잃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서 현재 국내에서는 직장 얻기가 힘들고 또 아이들 자녀 교육도 문제가 되니까 주로 목적이 자녀들 교육을 목적으로 해서 가는 사람들이 아마 대다수를 이룬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달마다 열리는 이민 설명회에도 참석자가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곽호성(남미이주공사 부장): 지난해만 해도 보통 평균 설명회를 하다 보면 4, 50명이 오셨는데 최근 들어는 보통 200명이 주로 많이 오십니다. ⊙기자: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외국의 이민전문 변호사까지 와 한국 이민자들을 위해 이민관련 법률 자문에 나섰습니다. ⊙마일리 히로타(미국 이민전문 변호사): 부시 대통령이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이민의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자녀 교육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특히 우리 교육으로는 21세기에 맞는 자녀를 키울 수 없다는 이유로 많은 전문 지식인들이 이민을 떠나고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입니다. KBS뉴스 이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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