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연예인 자살 왜?…모방 가능성 14배

<앵커 멘트>
안재환, 최진실씨에 이르기까지 최근 대중 스타의 자살이 잇따르면서 큰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유명인의 자살이 또다른 모방 자살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정상을 향해 뛰던 20대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 최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영화배우 이은주 씨 그리고 가수 김광석 씨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연예인의 경우 심리적 압박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인기의 정점에 있다 해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이미지는 곧 인기와 돈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해지고 근거 없는 소문에 큰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은(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 : "자신의 정체성이 많이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내가 누구인가 하는 자기정체성도 혼란스러워지기 쉽고 스트레스에도 더 취약한 것 같습니다."

또, 화려한 이면의 극한 스트레스와 갈등을 겉으로 드러내기 어렵고, 터놓고 얘기할 상대가 마땅치 않아 자살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 위험이 높습니다.

연예인들의 자살은 그 개인에 그치지않고 사회 전반에 파장을 몰고 옵니다.

배우 안재환씨 사망소식 이후 부산과 울산 등지에서 일어난 잇단 연탄가스 자살 , 홍콩배우 장국영이 자살한 뒤 같은 방법으로 고층건물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이어졌습니다.

자살충동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유명인의 자살은 마치 좋은 해결책인 것처럼 비춰져 일반대중은 물론 동료연예인들도 모방하게 되는 겁니다.

유명인의 자살은 일반인에 비해 모방자살을 불러올 위험이 14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살의 80%는 우울증이 원인입니다.

때문에 우울증만 잘 치료해도 자살의 상당부분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우울증을 야기하는 사회적, 심리적 원인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터뷰> 홍강의(한국자살예방협회장) : "심리적으로 환경적으로 개인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파헤치는 그럼으로써 우리나라에 특유한 원인을 발견할 수도 있겠고."

자살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자꾸 죽고 싶다고 말하거나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는 등 사전에 징후를 보입니다.

때문에 주변에 자살 징후가 있는 사람이 있을 경우 어려운 점을 의논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