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전형 기준 공개해야

입력 2008.11.01 (08:56) 수정 2008.11.0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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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평균 30.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고려대학교 수시 전형 방식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에서 1,2등 하던 일반 고등학교 수험생들은 대거 탈락한 반면 내신 등급이 낮은 외국어 고등학교 학생들은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학교 공부만 잘 하면 된다고 믿었던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충격은 컸습니다.
특히 일부 외국어 고등학교 경우 한 학교에서 100명이 넘는 합격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학 상담 게시판에는 특목고 학생들만 우대한 것 아니냐는 항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해당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학생부 성적만 100% 반영한다던 입시 전형에서 고려대가 특수 목적고를 우대하는 사실상의 고교 등급제를 실시했다며 청원운동을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형요강대로 공정하게 학생들을 선발했다”는 말만 되풀이 하던 고려대는 비난이 거세지자 뒤늦게 기자회견을 통해 지원자들의 학생부 점수를 산출하는데 지난해 적용한 보정기준을 다시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지난해에 사용한 보정기준이란 것이 내신성적뿐 아니라 학생부 성적과 논술 성적까지 합한 점수라는데 있습니다. 대학이 전체 지원자의 성적을 분석해 어느 정도 비율로 수험생들의 교과 등급을 올리고 내릴지를 정한 뒤 특정학교 출신 수험생들의 교과 등급만 올려 줬다면 이것은 그냥 덮고 넘어갈 얘기가 아닙니다. 학교 간 내신 차이에서 비롯되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성적을 재 산출했는지 고려대는 밝혀야 합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한 등급이라도 더 좋은 내신 등급을 받기 위해 매달리는 데, 고등학교 내신 등급은 무시하고 전형 요강에도 없는 잣대로 당락을 결정짓는다는 말입니까? 일선 교사들도 100% 학생부 성적으로 합격을 가린다던 입학전형에 수능이나 논술 성적이 반영됐다면 이것은 대학 스스로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학생부 점수를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대학에 학생 선발 자율권이 처음으로 부여된 햅니다. 고려대 입시 전형 논란은 대학 입시 자율화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도 있습니다. 정부로부터 입시정책을 넘겨받은 대학 교육협의회는 이번 입학 전형에 오류는 없었는지 엄정하게 조사해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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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전형 기준 공개해야
    • 입력 2008-11-01 08:19:35
    • 수정2008-11-01 08: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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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평균 30.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고려대학교 수시 전형 방식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에서 1,2등 하던 일반 고등학교 수험생들은 대거 탈락한 반면 내신 등급이 낮은 외국어 고등학교 학생들은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학교 공부만 잘 하면 된다고 믿었던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충격은 컸습니다. 특히 일부 외국어 고등학교 경우 한 학교에서 100명이 넘는 합격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학 상담 게시판에는 특목고 학생들만 우대한 것 아니냐는 항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해당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학생부 성적만 100% 반영한다던 입시 전형에서 고려대가 특수 목적고를 우대하는 사실상의 고교 등급제를 실시했다며 청원운동을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형요강대로 공정하게 학생들을 선발했다”는 말만 되풀이 하던 고려대는 비난이 거세지자 뒤늦게 기자회견을 통해 지원자들의 학생부 점수를 산출하는데 지난해 적용한 보정기준을 다시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지난해에 사용한 보정기준이란 것이 내신성적뿐 아니라 학생부 성적과 논술 성적까지 합한 점수라는데 있습니다. 대학이 전체 지원자의 성적을 분석해 어느 정도 비율로 수험생들의 교과 등급을 올리고 내릴지를 정한 뒤 특정학교 출신 수험생들의 교과 등급만 올려 줬다면 이것은 그냥 덮고 넘어갈 얘기가 아닙니다. 학교 간 내신 차이에서 비롯되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성적을 재 산출했는지 고려대는 밝혀야 합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한 등급이라도 더 좋은 내신 등급을 받기 위해 매달리는 데, 고등학교 내신 등급은 무시하고 전형 요강에도 없는 잣대로 당락을 결정짓는다는 말입니까? 일선 교사들도 100% 학생부 성적으로 합격을 가린다던 입학전형에 수능이나 논술 성적이 반영됐다면 이것은 대학 스스로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학생부 점수를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대학에 학생 선발 자율권이 처음으로 부여된 햅니다. 고려대 입시 전형 논란은 대학 입시 자율화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도 있습니다. 정부로부터 입시정책을 넘겨받은 대학 교육협의회는 이번 입학 전형에 오류는 없었는지 엄정하게 조사해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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