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늑장 복구로 이중고

입력 2001.03.04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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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겨울 폭설 피해를 당했던 농민들이 아직도 시설 복구를 못해서 자칫 올 농사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빠졌습니다.
특히 자동화 시설을 갖췄던 농가는 복구는커녕 망가진 시설을 철거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구병회, 이용순 두 기자가 집중 보도합니다.
⊙기자: 폭설 피해로 붕괴된 한 시설하우스입니다.
예년 같으면 토마토가 한참 자라고 있을 시기지만 아직까지 복구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 해 2000여 만원의 소득을 올리던 토마토 농사를 올 봄에는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복구가 더 늦어지면 오이 등 다른 대체 작물도 재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재성(농민): 농사는 다 5월 전 수확을 해야 되는데 일단 포기를 해야지.
그리고 이미 시설을 지금 짓고 있어도 어려운데...
⊙기자: 복구할 능력과 의욕을 잃어버린 일부 농민들은 복구는 물론이고 아예 농사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합니다.
심지어 영농을 포기하고 공장에 취업하기 위해 농촌을 떠나는 농민도 있습니다.
⊙이호경(농민): 농사를 완전히 포기를 했습니다.
그냥 놀 수는 없고 다만 두 식구라도 밥이라도 먹고 살려면 공장이라도 들어가야...
⊙기자: 이 같은 사정은 다른 피해 농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폭설 피해를 당한 충북도내 시설하우스 1만여 동 가운데 복구가 끝나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은 2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폭설이라는 천재지변으로 큰 손해를 본 농민들, 복구가 늦어지면서 재기 의욕마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구병회입니다.
⊙기자: 볕이 따사로워졌지만 자동화 비닐하우스로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요즘 한숨만 짓습니다.
봄작물을 심어야지만 지난 1월 폭설 피해를 입은 비닐하우스에 눈과 비닐만 거둬냈을 뿐입니다.
자동화 비닐하우스를 철거하는 데는 전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군과 경찰의 지원 대상에서도 빠져 복구가 더딘 것입니다.
전문 인력이 달리다 보니 철거비도 치솟아 600평을 철거하는데 쇠파이프를 주고 300만원의 웃돈까지 준다고 해도 거절당하기 일쑤입니다.
⊙박상덕(농민): 돈 줘 가면서 고물상한테 해도 이게 안 맞으니까 하다 말고, 하다 말고 시방...
⊙기자: 이런 점 때문에 피해가 난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충남지역 자동화 비닐하우스 50여 만평 모두 복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급한 마음에 자동화 비닐하우스 농민들이 절단기를 구입해 최소한의 안전장비도 없이 손수 파이프를 자르고 있습니다.
⊙김형남(농민): 빨리 능률을 오르게 하기 위해서 이것을 사온 거죠.
사왔는데 위험이 따르는데 어쩔 수 없이 빨리 하려니까 어쩔 수 없어요.
⊙기자: 지난달 중순 폭설 피해를 당한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의 자동화 비닐하우스 농가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김재우(충남 원예특작 담당): 재해대책법상에 철거비를 지원해 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봄작물 재배시한은 이달 중순, 특별한 지원대책이 서지 않는 한 자동화 비닐하우스 농가에서는 때를 놓칠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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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늑장 복구로 이중고
    • 입력 2001-03-04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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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겨울 폭설 피해를 당했던 농민들이 아직도 시설 복구를 못해서 자칫 올 농사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빠졌습니다. 특히 자동화 시설을 갖췄던 농가는 복구는커녕 망가진 시설을 철거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구병회, 이용순 두 기자가 집중 보도합니다. ⊙기자: 폭설 피해로 붕괴된 한 시설하우스입니다. 예년 같으면 토마토가 한참 자라고 있을 시기지만 아직까지 복구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 해 2000여 만원의 소득을 올리던 토마토 농사를 올 봄에는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복구가 더 늦어지면 오이 등 다른 대체 작물도 재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재성(농민): 농사는 다 5월 전 수확을 해야 되는데 일단 포기를 해야지. 그리고 이미 시설을 지금 짓고 있어도 어려운데... ⊙기자: 복구할 능력과 의욕을 잃어버린 일부 농민들은 복구는 물론이고 아예 농사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합니다. 심지어 영농을 포기하고 공장에 취업하기 위해 농촌을 떠나는 농민도 있습니다. ⊙이호경(농민): 농사를 완전히 포기를 했습니다. 그냥 놀 수는 없고 다만 두 식구라도 밥이라도 먹고 살려면 공장이라도 들어가야... ⊙기자: 이 같은 사정은 다른 피해 농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폭설 피해를 당한 충북도내 시설하우스 1만여 동 가운데 복구가 끝나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은 2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폭설이라는 천재지변으로 큰 손해를 본 농민들, 복구가 늦어지면서 재기 의욕마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구병회입니다. ⊙기자: 볕이 따사로워졌지만 자동화 비닐하우스로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요즘 한숨만 짓습니다. 봄작물을 심어야지만 지난 1월 폭설 피해를 입은 비닐하우스에 눈과 비닐만 거둬냈을 뿐입니다. 자동화 비닐하우스를 철거하는 데는 전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군과 경찰의 지원 대상에서도 빠져 복구가 더딘 것입니다. 전문 인력이 달리다 보니 철거비도 치솟아 600평을 철거하는데 쇠파이프를 주고 300만원의 웃돈까지 준다고 해도 거절당하기 일쑤입니다. ⊙박상덕(농민): 돈 줘 가면서 고물상한테 해도 이게 안 맞으니까 하다 말고, 하다 말고 시방... ⊙기자: 이런 점 때문에 피해가 난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충남지역 자동화 비닐하우스 50여 만평 모두 복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급한 마음에 자동화 비닐하우스 농민들이 절단기를 구입해 최소한의 안전장비도 없이 손수 파이프를 자르고 있습니다. ⊙김형남(농민): 빨리 능률을 오르게 하기 위해서 이것을 사온 거죠. 사왔는데 위험이 따르는데 어쩔 수 없이 빨리 하려니까 어쩔 수 없어요. ⊙기자: 지난달 중순 폭설 피해를 당한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의 자동화 비닐하우스 농가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김재우(충남 원예특작 담당): 재해대책법상에 철거비를 지원해 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봄작물 재배시한은 이달 중순, 특별한 지원대책이 서지 않는 한 자동화 비닐하우스 농가에서는 때를 놓칠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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