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부 공개 앞두고 건설업계 ‘초비상’

입력 2008.11.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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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건설업계에 구조조정의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를 지원하기 위한 이른바 '대주단 협약' 가입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기서 신용등급을 낮게 받으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될수 밖에 없어 상당수 건설사들이 전례 없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충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은행들이 모여있는 대주단 운영협의회.

오늘도 건설사들의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현재까지 100대 건설사 중 대주단 협약 신청서를 낸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설사들은 누가 낼지 촉각을 곧두세우며 서로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녹취>건설업체 관계자 : "솔직하게 대주단 협약에 들어가서 좀더 지원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은 있죠."

대주단은 자금난을 겪는 건설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은행들이 결성한 채권단.

신청 기업을 4단계로 분류해 A,B 등급은 회생 등급을 받아 1년간 채무 상환이 연장되고 필요시 신규 자금도 지원받습니다.

하지만 C 등급은 워크아웃, D 등급은 퇴출시킬 방침입니다.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로선 사실상 사망 선고나 다름 없습니다.

<인터뷰>건설업계 관계자 : "다 도와줘야 되기 때문에 지금 100대 건설사라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 자금 흐름이 막힌데다 금융권에서 돈 구하기가 쉽지 않은 건설업체들은 선뜻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냥 가입 신청을 했다가 C,D 등급을 받아 퇴출되느니 차라리 신청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건설사도 있습니다.

<녹취>건설업체 관계자 : "오히려 최악의 평가를 받게 되면 차라리 남몰래 준비하는 것보다 더 안좋은 평가를 받을까봐 그게 두려워서..."

반면 대형 건설사 등 아직 자금 형편이 넉넉한 10여 개 건설사들은 가입 신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약 신청 사실이 알려지면 자칫 대외 신인도가 떨어져 해외 공사 수주에 타격을 입는 등 실속도 없이 이미지만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양경빈(호반건설 경영관리부장) : "현금 흐름에 큰 문제 없기 때문에 우리는 신청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처럼 눈치보기가 계속되면서 정부는 당초 오늘까지였던 가입 시한을 오는 23일로 미루고 내일은 은행들이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설명회도 열 예정입니다.

<녹취>은행연합회 관계자 : "만기 연장을 해주겠다는 취지 아닙니까? (건설사를) 죽이려는게 아니라 살리려고 하는거죠."

대주단은 회생 결정이 난 건설사에 대해서도 인원 감축이나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할 방침입니다.

때문에 건설사 직원들은 혹시나 해고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칼자루는 은행들이 쥐고 있습니다.

이번 주, 주채권 은행과 대주단 협의회에서 본격적인 서류 심사 작업을 거친 뒤 가입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설사는 어쩔 수 없이 퇴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이충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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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생부 공개 앞두고 건설업계 ‘초비상’
    • 입력 2008-11-17 19:55:22
    뉴스타임
<앵커 멘트> 건설업계에 구조조정의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를 지원하기 위한 이른바 '대주단 협약' 가입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기서 신용등급을 낮게 받으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될수 밖에 없어 상당수 건설사들이 전례 없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충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은행들이 모여있는 대주단 운영협의회. 오늘도 건설사들의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현재까지 100대 건설사 중 대주단 협약 신청서를 낸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설사들은 누가 낼지 촉각을 곧두세우며 서로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녹취>건설업체 관계자 : "솔직하게 대주단 협약에 들어가서 좀더 지원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은 있죠." 대주단은 자금난을 겪는 건설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은행들이 결성한 채권단. 신청 기업을 4단계로 분류해 A,B 등급은 회생 등급을 받아 1년간 채무 상환이 연장되고 필요시 신규 자금도 지원받습니다. 하지만 C 등급은 워크아웃, D 등급은 퇴출시킬 방침입니다.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로선 사실상 사망 선고나 다름 없습니다. <인터뷰>건설업계 관계자 : "다 도와줘야 되기 때문에 지금 100대 건설사라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 자금 흐름이 막힌데다 금융권에서 돈 구하기가 쉽지 않은 건설업체들은 선뜻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냥 가입 신청을 했다가 C,D 등급을 받아 퇴출되느니 차라리 신청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건설사도 있습니다. <녹취>건설업체 관계자 : "오히려 최악의 평가를 받게 되면 차라리 남몰래 준비하는 것보다 더 안좋은 평가를 받을까봐 그게 두려워서..." 반면 대형 건설사 등 아직 자금 형편이 넉넉한 10여 개 건설사들은 가입 신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약 신청 사실이 알려지면 자칫 대외 신인도가 떨어져 해외 공사 수주에 타격을 입는 등 실속도 없이 이미지만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양경빈(호반건설 경영관리부장) : "현금 흐름에 큰 문제 없기 때문에 우리는 신청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처럼 눈치보기가 계속되면서 정부는 당초 오늘까지였던 가입 시한을 오는 23일로 미루고 내일은 은행들이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설명회도 열 예정입니다. <녹취>은행연합회 관계자 : "만기 연장을 해주겠다는 취지 아닙니까? (건설사를) 죽이려는게 아니라 살리려고 하는거죠." 대주단은 회생 결정이 난 건설사에 대해서도 인원 감축이나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할 방침입니다. 때문에 건설사 직원들은 혹시나 해고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칼자루는 은행들이 쥐고 있습니다. 이번 주, 주채권 은행과 대주단 협의회에서 본격적인 서류 심사 작업을 거친 뒤 가입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설사는 어쩔 수 없이 퇴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이충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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