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도로명 개명’ 1,000억 혈세 낭비

입력 2008.11.2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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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10년 동안 2천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새주소 사업을 추진했는데, 듣기 거북한 길 이름이 많습니다. 이걸 고치기 위해 또다시 천억원의 혈세를 써야 합니다.

임세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학교 앞에도 야동길, 집 대문에 야.동.이라고 써붙인 곳도 있습니다.

이곳 주소를 찾기 위해선 인터넷에선 성인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인터뷰> '야동길' 거주 주민 : "어디가서 사람들이 어디 사냐고 물어보면, 야동길 산다고 대답해요. 그러면 야한 동네에서 왔냐고 그러죠."

부고길이나 터진개길, 무감당길처럼 거북한 어감의 길이나, 힘찬길, 빛찬길같이 추상적인 도로명도 있습니다.

홀, 짝으로 나눠지던 건물번호가 갑자기 짝, 홀로 뒤바뀌기도 합니다. 이런 주소 시스템을 만드는데 지난 97년 이래 2천 백 억 원이 들었습니다.

정부는 잘못을 바로 잡는다며 내년에 천 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습니다.

<녹취> 이용철(행안부 지방세분석과장) : "법적 주소로 그대로 전환되면 영구적으로 가기 때문에 나중에 길찾기 불편하고 국가적 비용이 늘 우려 길이름이 고쳐지면 전국적으로 건물번호판의 80%가 넘는 270만 개와, 도로명판 14만 개가 다시 교체됩니다."

<녹취> 함께하는시민행동 예산감시팀장 : "내년 천 억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정도의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도로명 주소 사업 예산은 기획재정부 검토에서 전액 삭감됐지만, 국회 상임위원회는 행안부 요구를 받아들여 이 예산을 되살렸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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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도로명 개명’ 1,000억 혈세 낭비
    • 입력 2008-11-21 21:00:58
    뉴스 9
<앵커 멘트> 정부가 10년 동안 2천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새주소 사업을 추진했는데, 듣기 거북한 길 이름이 많습니다. 이걸 고치기 위해 또다시 천억원의 혈세를 써야 합니다. 임세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학교 앞에도 야동길, 집 대문에 야.동.이라고 써붙인 곳도 있습니다. 이곳 주소를 찾기 위해선 인터넷에선 성인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인터뷰> '야동길' 거주 주민 : "어디가서 사람들이 어디 사냐고 물어보면, 야동길 산다고 대답해요. 그러면 야한 동네에서 왔냐고 그러죠." 부고길이나 터진개길, 무감당길처럼 거북한 어감의 길이나, 힘찬길, 빛찬길같이 추상적인 도로명도 있습니다. 홀, 짝으로 나눠지던 건물번호가 갑자기 짝, 홀로 뒤바뀌기도 합니다. 이런 주소 시스템을 만드는데 지난 97년 이래 2천 백 억 원이 들었습니다. 정부는 잘못을 바로 잡는다며 내년에 천 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습니다. <녹취> 이용철(행안부 지방세분석과장) : "법적 주소로 그대로 전환되면 영구적으로 가기 때문에 나중에 길찾기 불편하고 국가적 비용이 늘 우려 길이름이 고쳐지면 전국적으로 건물번호판의 80%가 넘는 270만 개와, 도로명판 14만 개가 다시 교체됩니다." <녹취> 함께하는시민행동 예산감시팀장 : "내년 천 억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정도의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도로명 주소 사업 예산은 기획재정부 검토에서 전액 삭감됐지만, 국회 상임위원회는 행안부 요구를 받아들여 이 예산을 되살렸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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