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코레일, ‘유독성 발암물질’ 무방비 방치!

입력 2008.11.23 (21:41) 수정 2008.11.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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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친환경화를 위해 애쓰겠다던 코레일이 발암물질이 포함된 자갈과 흙 등을 아무런 여과 과정없이 철길공사에 사용해 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장추적, 임재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초 코레일이 보강공사를 실시한 철길입니다. 농지와 연결된 경사면에 시커먼 흙과 자갈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흙을 물에 담그자 검은 기름띠가 연신 떠오릅니다.

<녹취> 마을 주민: "화차가 (흙과 자갈을) 싣고와서, 포크레인으로 퍼내려서 덮는데, 보기에도 시커먼 것이...여기 저기 다 한거라니까..."

담당공무원 입회아래 KBS가 시료를 채취해 오염도를 분석해봤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집중호우 등 넉 달 이상 노출된 흙인데도 발암물질인 벤조(a)피렌이 미국 기준보다 28배 높게 검출됐습니다.

당초 이 흙이 있었던 철길 밑 흙은 3가지 이상의 유류에 복합적으로 오염됐고, 벤조(a)피렌 등 유독성 발암물질로 공산품에서는 사용이 엄격하게 규제된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총량이 14.1ppm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정종선(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 "사용하고 있는 물질 중에 저희가 분석결과를 보면 벤조피렌이 검출됐는데, 이 것은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발암물질이 농경지 인근에 방치된 것은 코레일이 철로를 새 자갈로 바꾸는 과정에서 철도 침목 등 각종 오염원에 수십 년 동안 찌든 흙과 자갈을 아무런 정화처리 없이 보수공사에 재활용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코레일 시설 관계자(음성변조): "자갈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철길에서 나온 토사를 (가져다) 부은 겁니다."

더욱이 코레일은 버젓이 자체 규정까지 만들어 문제의 흙과 자갈을 수해복구 등 전국의 각종 철길공사에 지속적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신체 접촉을 통해 곧바로 피부에 흡수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각종 암과 기형출산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농민들의 건강은 물론 농경지 오염 등 2차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진(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연구교수): "체내에 농축 되면서 위험성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농경지로 흘러들어 가거나, 지하수로 전이가 되거나 해서 주민들이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하지만 코레일은 현행 규정상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원인분석을 위해 KBS가 제안한 공동조사는 거절했습니다.

<녹취> 코레일 충북지사 담당자 (음성변조): "(석탄재 등이)철길에 쌓인게 30년이 된거에요. 전국에서 하는 것이고...폐기물로 본다면 한 없는 양인데,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되게요?"

지난달, 철도산업의 친환경화를 위해 7년 동안 37조 원을 투자하겠다며, 녹색경영 비전까지 발표한 코레일이 정작 철길 유독성 오염물질에 대해서는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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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코레일, ‘유독성 발암물질’ 무방비 방치!
    • 입력 2008-11-23 21:00:11
    • 수정2008-11-24 21: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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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친환경화를 위해 애쓰겠다던 코레일이 발암물질이 포함된 자갈과 흙 등을 아무런 여과 과정없이 철길공사에 사용해 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장추적, 임재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초 코레일이 보강공사를 실시한 철길입니다. 농지와 연결된 경사면에 시커먼 흙과 자갈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흙을 물에 담그자 검은 기름띠가 연신 떠오릅니다. <녹취> 마을 주민: "화차가 (흙과 자갈을) 싣고와서, 포크레인으로 퍼내려서 덮는데, 보기에도 시커먼 것이...여기 저기 다 한거라니까..." 담당공무원 입회아래 KBS가 시료를 채취해 오염도를 분석해봤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집중호우 등 넉 달 이상 노출된 흙인데도 발암물질인 벤조(a)피렌이 미국 기준보다 28배 높게 검출됐습니다. 당초 이 흙이 있었던 철길 밑 흙은 3가지 이상의 유류에 복합적으로 오염됐고, 벤조(a)피렌 등 유독성 발암물질로 공산품에서는 사용이 엄격하게 규제된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총량이 14.1ppm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정종선(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 "사용하고 있는 물질 중에 저희가 분석결과를 보면 벤조피렌이 검출됐는데, 이 것은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발암물질이 농경지 인근에 방치된 것은 코레일이 철로를 새 자갈로 바꾸는 과정에서 철도 침목 등 각종 오염원에 수십 년 동안 찌든 흙과 자갈을 아무런 정화처리 없이 보수공사에 재활용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코레일 시설 관계자(음성변조): "자갈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철길에서 나온 토사를 (가져다) 부은 겁니다." 더욱이 코레일은 버젓이 자체 규정까지 만들어 문제의 흙과 자갈을 수해복구 등 전국의 각종 철길공사에 지속적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신체 접촉을 통해 곧바로 피부에 흡수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각종 암과 기형출산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농민들의 건강은 물론 농경지 오염 등 2차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진(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연구교수): "체내에 농축 되면서 위험성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농경지로 흘러들어 가거나, 지하수로 전이가 되거나 해서 주민들이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하지만 코레일은 현행 규정상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원인분석을 위해 KBS가 제안한 공동조사는 거절했습니다. <녹취> 코레일 충북지사 담당자 (음성변조): "(석탄재 등이)철길에 쌓인게 30년이 된거에요. 전국에서 하는 것이고...폐기물로 본다면 한 없는 양인데,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되게요?" 지난달, 철도산업의 친환경화를 위해 7년 동안 37조 원을 투자하겠다며, 녹색경영 비전까지 발표한 코레일이 정작 철길 유독성 오염물질에 대해서는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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