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수혜자는 이스라엘 수뇌부 3인?

입력 2008.12.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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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계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6주일 후로 다가온 총선거를 연기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내년 2월 10일 총선거를 통해 차기 연립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하마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아 조기에 전쟁을 끝내지 못한다면 총선의 연기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게 정치인들의 논리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이 벌어졌을 때에도 그해 10월 30일로 잡혔던 총선을 두달 뒤로 미루는 법안을 통과시켰던 전례를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와의 새 휴전 협정 체결을 거부하고 가자지구로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양측의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총선 연기론은 설득력이 없지 않다.
실제로 총선이 연기된다면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 외에 이스라엘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를 꿈꾸는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도 수혜자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무방해 보인다.
자신의 비리 혐의가 불거지자 지난 7월 사임을 발표한 올메르트는 집권 카디마당의 대표로 뽑힌 리브니 장관이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덕분에 덤으로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이 연기된다면 그가 총리직으로 재임하는 기간은 또다시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올메르트 총리는 그간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땅에 떨어진 자신의 명예도 이번 전쟁을 통해 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검찰은 지난달 말 올메르트가 총리직에 취임하기 전에 통상산업장관 등으로 재직하면서 여러 공공기관에 출장경비를 동시에 요구하는 방법으로 11만 달러를 모은 혐의에 대해 기소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전쟁을 통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바라크 국방장관이다. 그가 당수로 있는 노동당은 전쟁 이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야당인 리쿠드당과 집권 카디마당에 밀려 3위권 신세를 면치 못해왔다.
이 때문에 노동당 관계자들은 총선의 연기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며, 이번 전쟁이 유권자들에게 바라크 장관의 능력을 입증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리브니 장관에게도 이번 전쟁이 기회로 작용하기는 마찬가지다. 리브니 장관이 이끄는 카디마당은 지지율에서 최대야당인 리쿠드에 뒤져왔으나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수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마스에 대한 단호한 태도를 보여준 리브니의 모습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직ㆍ간접적 수혜자로 거론된 이들 3인은 공교롭게도 이스라엘 각료회의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 시점과 방법을 위임받아 지난 27일 전투기의 발진을 명령한 주역들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면전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한다면 이들 주역은 문책론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전쟁은 이들에게 양날의 칼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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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수혜자는 이스라엘 수뇌부 3인?
    • 입력 2008-12-29 14:01:02
    연합뉴스
이스라엘 정계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6주일 후로 다가온 총선거를 연기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내년 2월 10일 총선거를 통해 차기 연립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하마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아 조기에 전쟁을 끝내지 못한다면 총선의 연기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게 정치인들의 논리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이 벌어졌을 때에도 그해 10월 30일로 잡혔던 총선을 두달 뒤로 미루는 법안을 통과시켰던 전례를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와의 새 휴전 협정 체결을 거부하고 가자지구로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양측의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총선 연기론은 설득력이 없지 않다. 실제로 총선이 연기된다면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 외에 이스라엘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를 꿈꾸는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도 수혜자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무방해 보인다. 자신의 비리 혐의가 불거지자 지난 7월 사임을 발표한 올메르트는 집권 카디마당의 대표로 뽑힌 리브니 장관이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덕분에 덤으로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이 연기된다면 그가 총리직으로 재임하는 기간은 또다시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올메르트 총리는 그간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땅에 떨어진 자신의 명예도 이번 전쟁을 통해 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검찰은 지난달 말 올메르트가 총리직에 취임하기 전에 통상산업장관 등으로 재직하면서 여러 공공기관에 출장경비를 동시에 요구하는 방법으로 11만 달러를 모은 혐의에 대해 기소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전쟁을 통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바라크 국방장관이다. 그가 당수로 있는 노동당은 전쟁 이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야당인 리쿠드당과 집권 카디마당에 밀려 3위권 신세를 면치 못해왔다. 이 때문에 노동당 관계자들은 총선의 연기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며, 이번 전쟁이 유권자들에게 바라크 장관의 능력을 입증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리브니 장관에게도 이번 전쟁이 기회로 작용하기는 마찬가지다. 리브니 장관이 이끄는 카디마당은 지지율에서 최대야당인 리쿠드에 뒤져왔으나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수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마스에 대한 단호한 태도를 보여준 리브니의 모습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직ㆍ간접적 수혜자로 거론된 이들 3인은 공교롭게도 이스라엘 각료회의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 시점과 방법을 위임받아 지난 27일 전투기의 발진을 명령한 주역들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면전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한다면 이들 주역은 문책론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전쟁은 이들에게 양날의 칼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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