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외톨이’…가자시민이 전한 참상

입력 2009.01.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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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18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자지역에 사는 팔레스타인 시민 2명은 13일 미국 MS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심경과 상황을 전했다.
이스라엘이 외국 기자의 직접적인 취재를 제한함에 따라 전화로 이뤄진 이번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학생인 나세르 바라카트(21)는 가자지구의 상황이 점점 열악해져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정부청사 인근에 살던 바라카트는 현재 이스라엘의 폭격을 피해 가자시티 중부에 살고 있는 고모 집으로 피신한 상태다.
바라카트는 지난주까지 방이 3개 딸린 이곳에 10명이 머물고 있었는데 현재는 21명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3살 이하 아이들만 5명.
매일밤 이들은 바닥에 담요를 깔고 일렬로 누워 애써 잠을 청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폭격 소리로 인한 불안감으로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바라카트는 인권단체의 지원으로 그럭저럭 음식을 공급받고 있기는 하지만 쌀과 콩, 질낮은 치즈로 연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휴교했다. 바라카트는 가자사태 이후에도 팔레스타인 언론사에서 계속 일해왔지만 회사 인근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바라카트는 "여기 사람들은 민주주의와 인간성에 대한 잃어버린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외따로 떨어져 고립돼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언니 집에서 머물고 있는 와파 울리얀(24.여)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가자시티 인근 항구에 살다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남편, 7개월된 아기와 함께 피신한 울리얀은 200㎡ 남짓한 이곳에 어린이 10명을 포함, 모두 16명이 모여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는 간헐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물은 거의 끊기기 직전.
울리얀은 "어제도 이스라엘은 도시 중앙의 무역센터에 폭격을 했다"면서 "마치 지진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고 악몽과 같던 순간을 떠올렸다.
3시간 동안 공격이 멈췄을 때 가족과 친구들의 무너진 집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남편과 함께 이집트 국경 인근을 가봤다는 울리얀은 "거기에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생필품을 구하려는 사람들과 집을 지키고자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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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외톨이’…가자시민이 전한 참상
    • 입력 2009-01-14 09:07:40
    연합뉴스
"세상과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18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자지역에 사는 팔레스타인 시민 2명은 13일 미국 MS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심경과 상황을 전했다. 이스라엘이 외국 기자의 직접적인 취재를 제한함에 따라 전화로 이뤄진 이번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학생인 나세르 바라카트(21)는 가자지구의 상황이 점점 열악해져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정부청사 인근에 살던 바라카트는 현재 이스라엘의 폭격을 피해 가자시티 중부에 살고 있는 고모 집으로 피신한 상태다. 바라카트는 지난주까지 방이 3개 딸린 이곳에 10명이 머물고 있었는데 현재는 21명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3살 이하 아이들만 5명. 매일밤 이들은 바닥에 담요를 깔고 일렬로 누워 애써 잠을 청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폭격 소리로 인한 불안감으로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바라카트는 인권단체의 지원으로 그럭저럭 음식을 공급받고 있기는 하지만 쌀과 콩, 질낮은 치즈로 연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휴교했다. 바라카트는 가자사태 이후에도 팔레스타인 언론사에서 계속 일해왔지만 회사 인근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바라카트는 "여기 사람들은 민주주의와 인간성에 대한 잃어버린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외따로 떨어져 고립돼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언니 집에서 머물고 있는 와파 울리얀(24.여)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가자시티 인근 항구에 살다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남편, 7개월된 아기와 함께 피신한 울리얀은 200㎡ 남짓한 이곳에 어린이 10명을 포함, 모두 16명이 모여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는 간헐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물은 거의 끊기기 직전. 울리얀은 "어제도 이스라엘은 도시 중앙의 무역센터에 폭격을 했다"면서 "마치 지진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고 악몽과 같던 순간을 떠올렸다. 3시간 동안 공격이 멈췄을 때 가족과 친구들의 무너진 집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남편과 함께 이집트 국경 인근을 가봤다는 울리얀은 "거기에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생필품을 구하려는 사람들과 집을 지키고자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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