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뒷돈 제약사’…과징금 2백억 대

입력 2009.01.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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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신들의 약을 써 달라며 제약회사가 의사에게 주는 뒷돈, 즉 리베이트 사례가 또 적발됐습니다.

굴지의 국내 제약회사, 이름만 대면 알만한 다국적 제약업체들이 수두룩합니다.

리베이트 수법을 보면 의사들, 이렇게까지 받아야 하나 싶은데요.

김지영 기자!

이렇게 쓴 돈이 결국 약값에 고스란히 포함되는거 아닙니까?

<리포트>

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이 제공한 리베이트는 2천억 원 규모이고, 이들 업체들에 부과된 과징금이 2백 4억원인데요, 이러한 리베이트 때문에 의약품 값이 부풀려져서 소비자들은 입는 피해는 2조 원이 넘는다고 공정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국민들 1인당 5만 원 씩을 더 내고 약을 사고 있는 셈입니다.

제약업체들의 전방위 로비 실태를 알아보고, 다국적 제약사들까지도 이러한 뒷돈 거래에 끼어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한 다국적 제약업체 실무자가 작성한 메몹니다.

업체가 비용을 대는 세미나 일정으로 골프는 물론 사냥 등의 관광일정과 식사 장소까지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학술 세미나를 빌미로 사실상 의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또 다른 제약회사의 것인데요, 매출 성장률이 높고 앞으로 처방 증대가 기대되는 병원들을 일차 로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선물이나 상품권, 병원 비품 제공은 기본이고 의사 가족들에게까지도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스키장 프로그램이나 어부 체험, 송이 채취 등 가족에게 지원한 돈이 빼곡이 적혀 있습니다 아예 신용카드를 빌려주기도 하고 병원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작해주기도 했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렇게 병원과 의사에게 2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 등 다국적 제약업체 5곳과 대웅제약 등 국내업체 2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모두 2백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제약업체의 영업사원들은 이러한 리베이트 제공이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하는데요,

<인터뷰> 제약회사 관계자 : "그쪽에서 원하는 물건이 될수도 있고 현금이 될수도 있고 골프회원권이 될수도 있고..."

세계 굴지의 다국적 제약업체들도 우리 제약업계의 이런 리베이트 관행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게 더 큰 문젭니다.

<인터뷰> 공정위 : "주요 다국적 제약회사의 음성적 리베이트 제공행위 등을 적발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공정위는 뒷돈을 받은 서울 경기지역 종합병원 8곳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는데요.

<인터뷰> 고병희(공정위 제조업경쟁과장) : "병원들의 문제점도 파악해 조치하도록 지난해 말부터 조사.."

그래서 돈을 받은 병원이나 의사들도 자격 정지, 형사처벌 등으로 강도 높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터뷰> 조경애(건강사회 네트워크 대표) : "서로가 상대가 있어야 비리가 있는 만큼 받은 쪽도 처벌해야.."

제약회사들이 리베이트에 쓰는 돈은 대략 전체 매출액의 20%, 금액으로 환산하면 매년 2조 원이 넘는데요, 결국, 이 리베이트 값은 약값 인상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우리 국민 1인당 매년 5만 원 씩을 피해보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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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커스] ‘뒷돈 제약사’…과징금 2백억 대
    • 입력 2009-01-16 07: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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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신들의 약을 써 달라며 제약회사가 의사에게 주는 뒷돈, 즉 리베이트 사례가 또 적발됐습니다. 굴지의 국내 제약회사, 이름만 대면 알만한 다국적 제약업체들이 수두룩합니다. 리베이트 수법을 보면 의사들, 이렇게까지 받아야 하나 싶은데요. 김지영 기자! 이렇게 쓴 돈이 결국 약값에 고스란히 포함되는거 아닙니까? <리포트> 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이 제공한 리베이트는 2천억 원 규모이고, 이들 업체들에 부과된 과징금이 2백 4억원인데요, 이러한 리베이트 때문에 의약품 값이 부풀려져서 소비자들은 입는 피해는 2조 원이 넘는다고 공정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국민들 1인당 5만 원 씩을 더 내고 약을 사고 있는 셈입니다. 제약업체들의 전방위 로비 실태를 알아보고, 다국적 제약사들까지도 이러한 뒷돈 거래에 끼어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한 다국적 제약업체 실무자가 작성한 메몹니다. 업체가 비용을 대는 세미나 일정으로 골프는 물론 사냥 등의 관광일정과 식사 장소까지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학술 세미나를 빌미로 사실상 의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또 다른 제약회사의 것인데요, 매출 성장률이 높고 앞으로 처방 증대가 기대되는 병원들을 일차 로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선물이나 상품권, 병원 비품 제공은 기본이고 의사 가족들에게까지도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스키장 프로그램이나 어부 체험, 송이 채취 등 가족에게 지원한 돈이 빼곡이 적혀 있습니다 아예 신용카드를 빌려주기도 하고 병원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작해주기도 했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렇게 병원과 의사에게 2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 등 다국적 제약업체 5곳과 대웅제약 등 국내업체 2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모두 2백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제약업체의 영업사원들은 이러한 리베이트 제공이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하는데요, <인터뷰> 제약회사 관계자 : "그쪽에서 원하는 물건이 될수도 있고 현금이 될수도 있고 골프회원권이 될수도 있고..." 세계 굴지의 다국적 제약업체들도 우리 제약업계의 이런 리베이트 관행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게 더 큰 문젭니다. <인터뷰> 공정위 : "주요 다국적 제약회사의 음성적 리베이트 제공행위 등을 적발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공정위는 뒷돈을 받은 서울 경기지역 종합병원 8곳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는데요. <인터뷰> 고병희(공정위 제조업경쟁과장) : "병원들의 문제점도 파악해 조치하도록 지난해 말부터 조사.." 그래서 돈을 받은 병원이나 의사들도 자격 정지, 형사처벌 등으로 강도 높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터뷰> 조경애(건강사회 네트워크 대표) : "서로가 상대가 있어야 비리가 있는 만큼 받은 쪽도 처벌해야.." 제약회사들이 리베이트에 쓰는 돈은 대략 전체 매출액의 20%, 금액으로 환산하면 매년 2조 원이 넘는데요, 결국, 이 리베이트 값은 약값 인상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우리 국민 1인당 매년 5만 원 씩을 피해보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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