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여전한 ‘턴 키’ 입찰 비리

입력 2009.01.20 (21:56) 수정 2009.01.2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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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폐기물 처리장 공사 입찰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공무원과 교수 등이 무더기 기소됐습니다.
이른바 턴 키 방식 입찰의 구조적인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20억 원이 투입되는 춘천시 폐기물 처리장 공사를 따내기 위해 1억 4천여만원의 뇌물을 주고받은 공무원과 업자, 대학교수 등 9명이 구속되고, 11명은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녹취> 박충근(춘천지검 차장검사) : "업계에선 사례금 지급 관행이 보편화돼 평가위원 추첨을 로또 당첨으로 보는 실정..."

지난해 서울 SH 공사가 발주한 동남권 유통 단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뇌물이 오가면서 심사위원 등 30여 명이 사법처리됐습니다.

설계 시공 동시입찰, 이른바 '턴 키' 방식은 시공과 기술 경쟁을 통한 원가 절감을 위해 20여 년 전 도입됐습니다.

턴키는 전체 공사 발주의 1%도 안되지만 금액으로는 25%에 육박하는 9조 천억 원에 달합니다.

발주액이 크다 보니 심사위원 후보군을 늘 관리한다고 건설업체 관계자는 털어놓습니다.

<녹취> 대형 건설사 관계자 : "심사위원들이 개인적으로 친분있는 사람일테 니까... 청탁이면 청탁이고... 형님한번 봐주세요.. 인맥으로 통해서 해야하니까요..."

부작용이 계속되자, 지난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가 재경부 등에 제도개선을 권고했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신영철(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 "표준품셈의 가격은 두배가량 가격이 부풀려져 있고 90%의 낙찰율을 보이는 턴키에선 최소한 3~40%의 폭리가 생길수 밖에..."

아예 심사위원을 공개하거나, 분리 심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박인석(명지대 건축학과 교수) : "설계안을 싸고 품질 좋은 공법으로 구현할수 있는 시공입찰을 따로 하자... 그렇게 확정할 수 있는게 법에 정해져 있단 말이죠..."

아무런 제도 개선없이 턴키 입찰을 둘러싼 비리의 악순환과 예산 낭비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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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여전한 ‘턴 키’ 입찰 비리
    • 입력 2009-01-20 21:02:41
    • 수정2009-01-21 07: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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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폐기물 처리장 공사 입찰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공무원과 교수 등이 무더기 기소됐습니다. 이른바 턴 키 방식 입찰의 구조적인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20억 원이 투입되는 춘천시 폐기물 처리장 공사를 따내기 위해 1억 4천여만원의 뇌물을 주고받은 공무원과 업자, 대학교수 등 9명이 구속되고, 11명은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녹취> 박충근(춘천지검 차장검사) : "업계에선 사례금 지급 관행이 보편화돼 평가위원 추첨을 로또 당첨으로 보는 실정..." 지난해 서울 SH 공사가 발주한 동남권 유통 단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뇌물이 오가면서 심사위원 등 30여 명이 사법처리됐습니다. 설계 시공 동시입찰, 이른바 '턴 키' 방식은 시공과 기술 경쟁을 통한 원가 절감을 위해 20여 년 전 도입됐습니다. 턴키는 전체 공사 발주의 1%도 안되지만 금액으로는 25%에 육박하는 9조 천억 원에 달합니다. 발주액이 크다 보니 심사위원 후보군을 늘 관리한다고 건설업체 관계자는 털어놓습니다. <녹취> 대형 건설사 관계자 : "심사위원들이 개인적으로 친분있는 사람일테 니까... 청탁이면 청탁이고... 형님한번 봐주세요.. 인맥으로 통해서 해야하니까요..." 부작용이 계속되자, 지난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가 재경부 등에 제도개선을 권고했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신영철(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 "표준품셈의 가격은 두배가량 가격이 부풀려져 있고 90%의 낙찰율을 보이는 턴키에선 최소한 3~40%의 폭리가 생길수 밖에..." 아예 심사위원을 공개하거나, 분리 심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박인석(명지대 건축학과 교수) : "설계안을 싸고 품질 좋은 공법으로 구현할수 있는 시공입찰을 따로 하자... 그렇게 확정할 수 있는게 법에 정해져 있단 말이죠..." 아무런 제도 개선없이 턴키 입찰을 둘러싼 비리의 악순환과 예산 낭비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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