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비밀편지 무더기 공개

입력 2009.02.0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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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동안 22대 조선 왕 정조는 신하에게 독살당한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요.

당시 최대 정적이었던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편지가 무더기로 공개됨으로써 독살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다혈질에 박학다변한 모습을 드러낸 정조대왕의 어찰은 그의 인간적인 모습까지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관심을 끕니다.

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호로자식이라 하겠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정조가 신하의 인간됨을 꾸짖는 다혈질적인 면모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뒤죽 박죽처럼 우리 말이 그대로 쓰인 경우까지 있습니다.

정조 임금과 끊임없이 대립했던 노론 벽파의 지도자 심환지와 299차례나 주고 받은 이같은 서찰은 그동안 제기되온 독살설에도 의문을 품게 합니다.

정적이라기 보단 밤낮없이 세부적인 국정을 논하는 상대였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밤사이 잘 있었는가? 요사이 소식은 어째서 알려주지 않는가?' 자신이 죽기전 그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선 속깊은 고민도 털어놓습니다.

<인터뷰>안대회(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 "정조가 지속적으로 심환지에게 자신의 건강의 악화되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병사 쪽으로 무게가 실려야 되지 않나..."

보는 즉시 찢어 버리거라 물에 씻어 글자를 지우도록 하라등 정조는 계속 자신의 서찰을 없애 버리라고 명령했지만 심환지는 받은 날짜까지 기록하며 이를 어겼습니다.

<인터뷰> 김문식(단국대학교 사학과 교수) : "각 세력의 핵심인물들과 어찰을 통해 사전 의결을 조율하고 그런 가운데 국왕의 의도에 맞는 그런 정국이 전개되도록..."

정조가 친필로 쓴 귀중한 문화재인 이같은 어찰은 왕실의 편지 문화와 종이의 질 인장등의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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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조 비밀편지 무더기 공개
    • 입력 2009-02-09 19:55:49
    뉴스타임
<앵커 멘트> 그동안 22대 조선 왕 정조는 신하에게 독살당한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요. 당시 최대 정적이었던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편지가 무더기로 공개됨으로써 독살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다혈질에 박학다변한 모습을 드러낸 정조대왕의 어찰은 그의 인간적인 모습까지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관심을 끕니다. 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호로자식이라 하겠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정조가 신하의 인간됨을 꾸짖는 다혈질적인 면모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뒤죽 박죽처럼 우리 말이 그대로 쓰인 경우까지 있습니다. 정조 임금과 끊임없이 대립했던 노론 벽파의 지도자 심환지와 299차례나 주고 받은 이같은 서찰은 그동안 제기되온 독살설에도 의문을 품게 합니다. 정적이라기 보단 밤낮없이 세부적인 국정을 논하는 상대였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밤사이 잘 있었는가? 요사이 소식은 어째서 알려주지 않는가?' 자신이 죽기전 그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선 속깊은 고민도 털어놓습니다. <인터뷰>안대회(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 "정조가 지속적으로 심환지에게 자신의 건강의 악화되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병사 쪽으로 무게가 실려야 되지 않나..." 보는 즉시 찢어 버리거라 물에 씻어 글자를 지우도록 하라등 정조는 계속 자신의 서찰을 없애 버리라고 명령했지만 심환지는 받은 날짜까지 기록하며 이를 어겼습니다. <인터뷰> 김문식(단국대학교 사학과 교수) : "각 세력의 핵심인물들과 어찰을 통해 사전 의결을 조율하고 그런 가운데 국왕의 의도에 맞는 그런 정국이 전개되도록..." 정조가 친필로 쓴 귀중한 문화재인 이같은 어찰은 왕실의 편지 문화와 종이의 질 인장등의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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