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노령 연금, 저소득층은 오히려 손해

입력 2009.02.1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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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5세 이상, 소득이 없거나 적은 노인들은 기초 노령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혜택을 모두 없애버려 실제 받는 돈이 줄어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예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초생활수급자인 김모 할머니는 지난해부터 기초노령연금을 받게 됐습니다.

새 연금이 생긴다기에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김 할머니가 지난 2007년 정부에서 받은 돈은 약 33만 원.

올해 노령연금이 추가됐지만 대신 교통비와 경로 연금이 없어지고, 생계급여도 깎여 실제로는 만 원 덜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 OO(74세, 기초생활수급자) : "기초 노령연금은 따로 우리한테 줘서 혜택이 나오는 줄 알았어요. 노령연금은 그대로 있는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게 없어진 거죠."

노령연금을 부담해야 하지만 마땅한 세수가 없는 지자체는 윗 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으로 기존에 지급하던 교통비와 경노연금을 없앴습니다.

<녹취> 지자체 담당자 : "기초노령연금 시행에 따라 각종 노인지원금을 기초노령연금으로 단일화하라는 정부 방침으로 올해부터 교통수당도 통합하여 지급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노령연금이 소득으로 간주되면서 수급자들의 생계비 일부가 깎이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인터뷰>이상은 교수(숭실대 사회복지학과) : "사실상 연금으로 혜택을 보게 된 계층은 저소득층이 아니라 기존의 경로 연금의 대상이 아니었던 중상류층 노인입니다." 저소득층 노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노령연금의 개편이 불가피합니다. 문제는 역시, 돈입니다.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는데 드는 돈은 올해만 3조 4천억 원, 모든 계층의 노인을 상대로 연금 액수를 올렸다간 재정부담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급 대상을 좁히고 지급액은 늘리거나, 모든 노인에게 연금을 확대하되 액수는 낮추는 두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인(복지부 기초노령연금과장) : "의견이 팽팽하게 갈려서 지금 고민하고 있습니다.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저소득층이 외면되는 결과를 낳고만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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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 노령 연금, 저소득층은 오히려 손해
    • 입력 2009-02-13 21:21:03
    뉴스 9
<앵커 멘트> 65세 이상, 소득이 없거나 적은 노인들은 기초 노령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혜택을 모두 없애버려 실제 받는 돈이 줄어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예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초생활수급자인 김모 할머니는 지난해부터 기초노령연금을 받게 됐습니다. 새 연금이 생긴다기에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김 할머니가 지난 2007년 정부에서 받은 돈은 약 33만 원. 올해 노령연금이 추가됐지만 대신 교통비와 경로 연금이 없어지고, 생계급여도 깎여 실제로는 만 원 덜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 OO(74세, 기초생활수급자) : "기초 노령연금은 따로 우리한테 줘서 혜택이 나오는 줄 알았어요. 노령연금은 그대로 있는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게 없어진 거죠." 노령연금을 부담해야 하지만 마땅한 세수가 없는 지자체는 윗 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으로 기존에 지급하던 교통비와 경노연금을 없앴습니다. <녹취> 지자체 담당자 : "기초노령연금 시행에 따라 각종 노인지원금을 기초노령연금으로 단일화하라는 정부 방침으로 올해부터 교통수당도 통합하여 지급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노령연금이 소득으로 간주되면서 수급자들의 생계비 일부가 깎이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인터뷰>이상은 교수(숭실대 사회복지학과) : "사실상 연금으로 혜택을 보게 된 계층은 저소득층이 아니라 기존의 경로 연금의 대상이 아니었던 중상류층 노인입니다." 저소득층 노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노령연금의 개편이 불가피합니다. 문제는 역시, 돈입니다.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는데 드는 돈은 올해만 3조 4천억 원, 모든 계층의 노인을 상대로 연금 액수를 올렸다간 재정부담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급 대상을 좁히고 지급액은 늘리거나, 모든 노인에게 연금을 확대하되 액수는 낮추는 두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인(복지부 기초노령연금과장) : "의견이 팽팽하게 갈려서 지금 고민하고 있습니다.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저소득층이 외면되는 결과를 낳고만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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