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버스터미널 외면…우범지대로 전락

입력 2009.02.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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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방의 버스터미널이 우범지대로까지 전락하고 있습니다.
공영성이 큰 만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바람을 막기도 버거워 보이는 허름한 건물.

터미널이라고 하지만 간이 의자 몇 개가 전부입니다.

어둠 컴컴한 실내는 을씨년스럽고 냉난방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인터뷰> 한지수(서울시 신정동) : "화장실도 찾기 어렵고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워 불편하고..."

운전기사를 위한 휴식공간도 없어 피로에 지친 기사들은 사고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조병훈(시외버스 운전기사) : "한 5분이라도 눈을 부쳐야 하는데 춥고 덥고 도저히 그럴 수 없어요."

대전시내 한 간이 터미널에는 화장실조차 없어 이용객들은 매번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낡은 시설 탓에 이용객으로부터 외면당하다 보니 우범지대로 전락한 곳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대전의 한 터미널에서는 여성 승객이 화장실에서 폭행을 당하고 금품까지 빼앗기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승차권의 10.5%를 수수료로 받는 터미널 민간사업자는 승객수가 줄고 있기 때문에 시설투자엔 손도 못 댄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1990년 전국 시외버스 이용객은 8억 8천만 명. 2000년에는 3억여 명으로 줄더니 2007년에는 2억 3천9백만 명으로 감소했습니다.

17년 만에 1/4수준으로 줄어든 겁니다.

이용객 감소와 시설투자 축소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보다 못한 일부 자치단체들은 터미널 시설 개선에 직접 나섰습니다.

경남 창원시는 90여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통합터미널을 아예 새로 지었습니다.

그 결과 이용객이 27%나 늘어났습니다.

<인터뷰> 김명수(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국토해양부 아니면 도 단위 등 광역적인 차원에서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이 선행돼야 한다."

공공성이 강한 지방 터미널을 더이상 상업 논리에만 맡겨둬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박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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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 버스터미널 외면…우범지대로 전락
    • 입력 2009-02-21 21: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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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방의 버스터미널이 우범지대로까지 전락하고 있습니다. 공영성이 큰 만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바람을 막기도 버거워 보이는 허름한 건물. 터미널이라고 하지만 간이 의자 몇 개가 전부입니다. 어둠 컴컴한 실내는 을씨년스럽고 냉난방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인터뷰> 한지수(서울시 신정동) : "화장실도 찾기 어렵고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워 불편하고..." 운전기사를 위한 휴식공간도 없어 피로에 지친 기사들은 사고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조병훈(시외버스 운전기사) : "한 5분이라도 눈을 부쳐야 하는데 춥고 덥고 도저히 그럴 수 없어요." 대전시내 한 간이 터미널에는 화장실조차 없어 이용객들은 매번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낡은 시설 탓에 이용객으로부터 외면당하다 보니 우범지대로 전락한 곳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대전의 한 터미널에서는 여성 승객이 화장실에서 폭행을 당하고 금품까지 빼앗기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승차권의 10.5%를 수수료로 받는 터미널 민간사업자는 승객수가 줄고 있기 때문에 시설투자엔 손도 못 댄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1990년 전국 시외버스 이용객은 8억 8천만 명. 2000년에는 3억여 명으로 줄더니 2007년에는 2억 3천9백만 명으로 감소했습니다. 17년 만에 1/4수준으로 줄어든 겁니다. 이용객 감소와 시설투자 축소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보다 못한 일부 자치단체들은 터미널 시설 개선에 직접 나섰습니다. 경남 창원시는 90여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통합터미널을 아예 새로 지었습니다. 그 결과 이용객이 27%나 늘어났습니다. <인터뷰> 김명수(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국토해양부 아니면 도 단위 등 광역적인 차원에서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이 선행돼야 한다." 공공성이 강한 지방 터미널을 더이상 상업 논리에만 맡겨둬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박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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