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청, ‘횡령액 직원에 모금 할당’ 물의

<앵커 멘트>

공무원이 장애인 수당 26억 원을 횡령했단 들통난 서울 양천 구청에서 환수가 불가능한 5억 여 원을 다른 직원들이 채워넣도록 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구청 측은 자발적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반강제적 성격이어서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황현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양천구청 8급 공무원 안모 씨가 3년 동안 빼돌린 장애인 수당은 26억 원.

사건 직후 양천구청은 안 씨 통장에 남은 15억 원을 즉각 회수했습니다.

횡령한 돈으로 구입한 벤츠 승용차 등 부동산도 압류했습니다.

그러나 5억여 원은 이미 안 씨가 써버려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자 양천구는 어제 자정 결의대회를 열어 천 2백명 모든 직원의 급여에서 일부를 떼 부족한 돈을 메워넣기로 했습니다.

5급 공무원은 50만 원, 6급은 40만 원 등 급수에 따라 액수를 정해 3억 5천만 원을 만들고, 나머지 1억 5천만 원은 관리책임자 등에 부담하도록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화녹취> 양천구청 관계자: "손해 난 부분을 관리책임자들이 부담하고, 부족한 부분은 직원들이 조금씩 현금으로"

구청 측은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문제될 게 전혀 없다고 밝혔지만, 할당액을 정하고, 못 채울 경우 부서장이 책임지도록 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반강제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천구 공무원: "왜 우리가 같이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부분(모금)을 해야하는 건지..."

관리 책임을 져야할 몇몇 간부가 천 2백명 일반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을 떠넘긴 셈이어서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