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해외 원정’ 사기 이혼

입력 2009.02.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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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혼이 허가된 한 남성의 이야기. 지난 주 전해 드렸는데, 황당한 이혼이 또 있습니다.

이번엔 나간 적도 없는 외국에서 이혼이 허가됐습니다.

김준범 기자입니다.

<리포트>

36살 정모 씨는 최근 호적 서류를 뗐다 자신이 남편과 이혼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녹취>정00(가짜 이혼 피해자) :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저 모르게 다 이루어졌다는 게 황당한 거죠."

정 씨의 이혼을 허가한 곳은 우리 법원이 아닌 일본 오사카 시의 한 구청, 이혼날짜는 2004년 6월입니다. 이 씨는 그러나 2004년 12월 전에 해외에 나간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녹취>정00(가짜 이혼 피해자) : "저는 일본을 간 적도 없고 일본에 살아본 적 도 없고 여행조차 가본 적도 없는데 제가 일본에 산 것처럼 해서 다 협의 이혼 되있는 게 제일 황당하죠."

법원이 아닌 구청에서 협의 이혼을 하는 일본의 제도를 남편이 이용한 겁니다.

<인터뷰>정00 남편 : "네 동의 없이 한 거야. 정말 내가 나쁜 짓을 한 거야."

정 씨 부부가 이혼했다는 서류, 우리말 번역조차 없는 한장 짜리 일본어 허가서입니다.

두 사람 이름이 적힌 것 외에 두 사람이 실제 이혼을 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흔한 손도장도 없고, 심지어 남편과 부인의 필체까지 똑같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관청은 별 다른 확인없이 이혼을 인정해 호적을 정리해 줬습니다.

<녹취>당시 담당자 : "서류가 맞는가 확인해서 예규 등을 확인해보고...기억이 안나요. 기억이."

결국 정 씨는 위자료는 물론 생활비 한 푼 받지 못하고 이혼을 당한 셈이 됐습니다.

정 씨가 이혼을 무효로 하고 피해를 배상받기 위해선 기나긴 소송전을 치러야 합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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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당한 ‘해외 원정’ 사기 이혼
    • 입력 2009-02-24 21:15:11
    뉴스 9
<앵커 멘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혼이 허가된 한 남성의 이야기. 지난 주 전해 드렸는데, 황당한 이혼이 또 있습니다. 이번엔 나간 적도 없는 외국에서 이혼이 허가됐습니다. 김준범 기자입니다. <리포트> 36살 정모 씨는 최근 호적 서류를 뗐다 자신이 남편과 이혼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녹취>정00(가짜 이혼 피해자) :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저 모르게 다 이루어졌다는 게 황당한 거죠." 정 씨의 이혼을 허가한 곳은 우리 법원이 아닌 일본 오사카 시의 한 구청, 이혼날짜는 2004년 6월입니다. 이 씨는 그러나 2004년 12월 전에 해외에 나간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녹취>정00(가짜 이혼 피해자) : "저는 일본을 간 적도 없고 일본에 살아본 적 도 없고 여행조차 가본 적도 없는데 제가 일본에 산 것처럼 해서 다 협의 이혼 되있는 게 제일 황당하죠." 법원이 아닌 구청에서 협의 이혼을 하는 일본의 제도를 남편이 이용한 겁니다. <인터뷰>정00 남편 : "네 동의 없이 한 거야. 정말 내가 나쁜 짓을 한 거야." 정 씨 부부가 이혼했다는 서류, 우리말 번역조차 없는 한장 짜리 일본어 허가서입니다. 두 사람 이름이 적힌 것 외에 두 사람이 실제 이혼을 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흔한 손도장도 없고, 심지어 남편과 부인의 필체까지 똑같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관청은 별 다른 확인없이 이혼을 인정해 호적을 정리해 줬습니다. <녹취>당시 담당자 : "서류가 맞는가 확인해서 예규 등을 확인해보고...기억이 안나요. 기억이." 결국 정 씨는 위자료는 물론 생활비 한 푼 받지 못하고 이혼을 당한 셈이 됐습니다. 정 씨가 이혼을 무효로 하고 피해를 배상받기 위해선 기나긴 소송전을 치러야 합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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