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 100년…시련 이겨내고 ‘우뚝’

입력 2009.02.2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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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땅에 만화가 시작된지 올해로 백년을 맞았습니다.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줬던 문화의 동반자였지만 한때 시련을 겪기도 했습니다.
박원기 기자가 우리 만화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최근 TV에 다시 돌아온 아기공룡 둘리...

국민 캐릭터라고 불릴 정도로 20년 넘게 사랑을 받아 왔지만, 탄생하기 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인터뷰>김수정(만화가) : "사람을 그대로 했을 때 심의에서 걸리고, 아이들의 본 모습을 그릴 수가 없어서 둘리를 의인화해서 아동을 그렸습니다."

누구나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까까머리 학생들에게 유일하게 즐거움을 주던 것이 만화였지만, 한때는 저질 문화로 취급 받아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자료화면>"우리 주변에는 만화의 마력에 빠져 정신을 놓고 있는 어린이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김동화(만화가협회장) : "어린이날만 되면 만화 수십만 권을 놓고 불싸질렀어요. 자괴감이 생겼고, 내가 목숨걸고 하는 일이 결국 사회악이로구나..."

사회적으로 모든 분야가 민주화의 진전을 이뤘다고 자부한 때에도, 만화만큼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엄한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녹취> 9시 뉴스(1997.7.23) : "인기 만화가 이현세씨가, 그가 그린 천국의 신화라는 만화 내용과 관련해 검찰 소환.."

<녹취>이현세(만화가/검찰 출두 당시) : "어리둥절하고, 당혹스럽습니다. 다른 작품도 아니고 천국의 신화가 음란 폭력..그런 시비에 휘말렸다니..."

이러한 시련 속에서도, 한편으로 우리만화는 꽃을 계속 피워 갔습니다.

태권도를 하는 로봇을 그린 만화영화가 만들어져 민족의 자긍심을 세웠고, 군사정권 시절 한 컷 짜리 만화는 국민의 민주화 열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할만치 위력을 발했습니다.

<녹취> 만화가 작업실 : "펜터치는 이렇게...색은 이렇게..."

인터넷 문화 확산과 출판 시장의 침체가 맞물리며, 작가들의 활동무대도 온라인으로 옮겨졌습니다.

<인터뷰>김미숙(만화가 지망생) : "페이지에 얽매이는 것보다 스크롤 내려서 보면서 자유롭게 그려는 게 더..."

이제는 만화가 원작이 된 뮤지컬과 드라마, 영화도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이고, 해외의 관심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전성시대를 맞은 우리 만화, 이제 지난 백 년을 뒤로 하고 앞으로 도약의 백 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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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만화 100년…시련 이겨내고 ‘우뚝’
    • 입력 2009-02-28 21:30:21
    뉴스 9
<앵커 멘트> 이 땅에 만화가 시작된지 올해로 백년을 맞았습니다.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줬던 문화의 동반자였지만 한때 시련을 겪기도 했습니다. 박원기 기자가 우리 만화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최근 TV에 다시 돌아온 아기공룡 둘리... 국민 캐릭터라고 불릴 정도로 20년 넘게 사랑을 받아 왔지만, 탄생하기 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인터뷰>김수정(만화가) : "사람을 그대로 했을 때 심의에서 걸리고, 아이들의 본 모습을 그릴 수가 없어서 둘리를 의인화해서 아동을 그렸습니다." 누구나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까까머리 학생들에게 유일하게 즐거움을 주던 것이 만화였지만, 한때는 저질 문화로 취급 받아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자료화면>"우리 주변에는 만화의 마력에 빠져 정신을 놓고 있는 어린이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김동화(만화가협회장) : "어린이날만 되면 만화 수십만 권을 놓고 불싸질렀어요. 자괴감이 생겼고, 내가 목숨걸고 하는 일이 결국 사회악이로구나..." 사회적으로 모든 분야가 민주화의 진전을 이뤘다고 자부한 때에도, 만화만큼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엄한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녹취> 9시 뉴스(1997.7.23) : "인기 만화가 이현세씨가, 그가 그린 천국의 신화라는 만화 내용과 관련해 검찰 소환.." <녹취>이현세(만화가/검찰 출두 당시) : "어리둥절하고, 당혹스럽습니다. 다른 작품도 아니고 천국의 신화가 음란 폭력..그런 시비에 휘말렸다니..." 이러한 시련 속에서도, 한편으로 우리만화는 꽃을 계속 피워 갔습니다. 태권도를 하는 로봇을 그린 만화영화가 만들어져 민족의 자긍심을 세웠고, 군사정권 시절 한 컷 짜리 만화는 국민의 민주화 열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할만치 위력을 발했습니다. <녹취> 만화가 작업실 : "펜터치는 이렇게...색은 이렇게..." 인터넷 문화 확산과 출판 시장의 침체가 맞물리며, 작가들의 활동무대도 온라인으로 옮겨졌습니다. <인터뷰>김미숙(만화가 지망생) : "페이지에 얽매이는 것보다 스크롤 내려서 보면서 자유롭게 그려는 게 더..." 이제는 만화가 원작이 된 뮤지컬과 드라마, 영화도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이고, 해외의 관심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전성시대를 맞은 우리 만화, 이제 지난 백 년을 뒤로 하고 앞으로 도약의 백 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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