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팔아 ‘월급’…생존 위한 전쟁

입력 2009.03.0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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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산업현장은 하루 하루가 살기 위한 전쟁입니다. 기계 팔아 월급주는 중소기업, 불 꺼진 공장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김시원 기자가 한숨 깊은 반월공단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붐비던 공단 도로가 텅 비었습니다.

공장을 임대한다는 현수막만 갈수록 많아집니다.

30년 째 차량 기어를 만드는 김계식 씨.

얼마전 직원 7명 가운데 3명을 내보냈습니다.

월급을 주기 위해 기계까지 팔았습니다.

<인터뷰> 김계식(차량 부품업체 사장) : "2대를 놓고 작업을 했거든, 근데 직원들 봉급은 줘야할 거 아냐, 그거 팔아서 애들 봉급 줬다고... 받을 거 있으면 뭐해 안주는데 그거 안주면 그 사람들 굶는거야..."

이 업체는 매출이 15억에서 6억 원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기계를 멈추고 직원 절반을 쉬게 했지만 석 달째 재고가 쌓여 있습니다.

이 달 월급을 주려면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인터뷰> 안성호(이사/자동차 2차 협력업체) : "상여금도 줘야 하는데 업체 물품비 받아서 줘야 하는데 그 쪽에서 돈 안 나오면 못 주는거지 뭐. 저희 뿐 아니라 다 어려워요."

점심시간 식당엔 빈 자리가 더 많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술잔만 오갑니다.

<인터뷰> 장수용(공구 유통상가 업주) : "바쁜 시간에 얼른 먹고 가서 일을 해야 하는데 할 일이 없는 거에요. 먹고 놀아야 되는 거지, 놀고 먹자니 속은 터지지..."

<인터뷰> 이형택(공구 유통상가 업주) : "은행 대출해주라고 하는 데 어림없는 이야기라고... 위에선 입으로 하고 막상 닥치면 피부에 와닿지를 않아..."

공단으로 들어오는 화물도 확줄었습니다.

<인터뷰> 길갑회(화물차 운전기사) : "예전엔 코일을 쌓을 곳이 없었거든요. 잘라달라는 공장이 많아서... 지금은 코일이 없잖아요. 하나도 없잖아요."

버티는 것도 이젠 한계에 부닥쳤다는 중소기업들.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녹취> "참담하다고 해야 하나요. 6시만 돼도 공장 주위가 껌껌하고 생산 현장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활기를 찾기 힘듭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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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계 팔아 ‘월급’…생존 위한 전쟁
    • 입력 2009-03-02 21:09:02
    뉴스 9
<앵커 멘트> 산업현장은 하루 하루가 살기 위한 전쟁입니다. 기계 팔아 월급주는 중소기업, 불 꺼진 공장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김시원 기자가 한숨 깊은 반월공단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붐비던 공단 도로가 텅 비었습니다. 공장을 임대한다는 현수막만 갈수록 많아집니다. 30년 째 차량 기어를 만드는 김계식 씨. 얼마전 직원 7명 가운데 3명을 내보냈습니다. 월급을 주기 위해 기계까지 팔았습니다. <인터뷰> 김계식(차량 부품업체 사장) : "2대를 놓고 작업을 했거든, 근데 직원들 봉급은 줘야할 거 아냐, 그거 팔아서 애들 봉급 줬다고... 받을 거 있으면 뭐해 안주는데 그거 안주면 그 사람들 굶는거야..." 이 업체는 매출이 15억에서 6억 원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기계를 멈추고 직원 절반을 쉬게 했지만 석 달째 재고가 쌓여 있습니다. 이 달 월급을 주려면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인터뷰> 안성호(이사/자동차 2차 협력업체) : "상여금도 줘야 하는데 업체 물품비 받아서 줘야 하는데 그 쪽에서 돈 안 나오면 못 주는거지 뭐. 저희 뿐 아니라 다 어려워요." 점심시간 식당엔 빈 자리가 더 많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술잔만 오갑니다. <인터뷰> 장수용(공구 유통상가 업주) : "바쁜 시간에 얼른 먹고 가서 일을 해야 하는데 할 일이 없는 거에요. 먹고 놀아야 되는 거지, 놀고 먹자니 속은 터지지..." <인터뷰> 이형택(공구 유통상가 업주) : "은행 대출해주라고 하는 데 어림없는 이야기라고... 위에선 입으로 하고 막상 닥치면 피부에 와닿지를 않아..." 공단으로 들어오는 화물도 확줄었습니다. <인터뷰> 길갑회(화물차 운전기사) : "예전엔 코일을 쌓을 곳이 없었거든요. 잘라달라는 공장이 많아서... 지금은 코일이 없잖아요. 하나도 없잖아요." 버티는 것도 이젠 한계에 부닥쳤다는 중소기업들.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녹취> "참담하다고 해야 하나요. 6시만 돼도 공장 주위가 껌껌하고 생산 현장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활기를 찾기 힘듭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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