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오남용에 피해 배상”

입력 2009.03.0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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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에서 두번째로 항생제를 많이 쓴다는 우리나라. 그만큼 내성같은 부작용도 심각합니다.
항생제를 마구 처방한 병원은 억대의 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척추가 앞으로 쏠려 다리가 저리는 증상에 시달려 온 73살 민모 씨는 지난 2003년 척추 부위 인대를 제거했습니다.

수술 뒤 상처 부위에서 피고름이 나 또 다시 수술을 받았지만 이번엔 혼수 상태에 빠졌고 결국 하반신 장애를 입었습니다.

<녹취> 민 모씨 : "다리가 전기줄을 확 잡아당기는 것처럼 당기는 아픔이 심하게..."

원인은 슈퍼박테리아라고 불리는 MRSA 감염, MRSA 감염시에는 반코마이신이란 항생제를 처방해야는데, 의사가 첫 수술 때 민 씨에게 이미 가장 독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을 투약해 내성이 생긴 탓에 더 이상 쓸 수 없게 돼 버린 겁니다.

이에 민 씨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병원측이 1억 4천만 원을 배상하라며 민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최후의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을 초반에 사용한 의료진의 과실과, 민 씨가 겪게 된 장애 사이에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민 씨가 나이가 많아 감염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 병원측 책임을 60%로 제한했습니다.

<인터뷰> 신현호(변호사) : "수술에 필수적인 항생제라고 하더라도 의료진이 각종 검사를 통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판결이다."

항생제 오남용 피해에 억 대의 배상 책임을 물은 것은 이례적인 경우여서, 습관적으로 항생제를 오남용하는 병원들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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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생제 오남용에 피해 배상”
    • 입력 2009-03-02 21:36:02
    뉴스 9
<앵커 멘트> 세계에서 두번째로 항생제를 많이 쓴다는 우리나라. 그만큼 내성같은 부작용도 심각합니다. 항생제를 마구 처방한 병원은 억대의 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척추가 앞으로 쏠려 다리가 저리는 증상에 시달려 온 73살 민모 씨는 지난 2003년 척추 부위 인대를 제거했습니다. 수술 뒤 상처 부위에서 피고름이 나 또 다시 수술을 받았지만 이번엔 혼수 상태에 빠졌고 결국 하반신 장애를 입었습니다. <녹취> 민 모씨 : "다리가 전기줄을 확 잡아당기는 것처럼 당기는 아픔이 심하게..." 원인은 슈퍼박테리아라고 불리는 MRSA 감염, MRSA 감염시에는 반코마이신이란 항생제를 처방해야는데, 의사가 첫 수술 때 민 씨에게 이미 가장 독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을 투약해 내성이 생긴 탓에 더 이상 쓸 수 없게 돼 버린 겁니다. 이에 민 씨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병원측이 1억 4천만 원을 배상하라며 민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최후의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을 초반에 사용한 의료진의 과실과, 민 씨가 겪게 된 장애 사이에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민 씨가 나이가 많아 감염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 병원측 책임을 60%로 제한했습니다. <인터뷰> 신현호(변호사) : "수술에 필수적인 항생제라고 하더라도 의료진이 각종 검사를 통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판결이다." 항생제 오남용 피해에 억 대의 배상 책임을 물은 것은 이례적인 경우여서, 습관적으로 항생제를 오남용하는 병원들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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